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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단요, <트윈>

by Jaime Chung 2026.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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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단요, <트윈>

 

 

쌍둥이 아버지와 쌍둥이 딸 사이의 애증 어린 비극 이야기. 내가 흥미롭게 읽은 <마녀가 되는 주문>을 쓴 단요 작가의 작품이다. 아버지 민형(직업: 의사)에게는 일란성 쌍둥이인 딸 우연과 지연이 있다. 두 딸 모두 4수를 했는데 그래도 첫째인 우연은 간신히 치의대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고, 둘째인 지연은 4수도 실패 후 5수 중이다. 어느 날, 민형이 두 딸을 데리고 자신의 쌍둥이 동생 민호(직업: 바 주인)에 식사를 하러 간다. 식당 근처에 산책을 하러 나간 두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 우연이 추락사했다고 한다. 민형은 우연의 죽음을 지연의 죽음으로 뒤바꾸고, 남은 딸 지연에게 우연의 삶을 살 것을 종용하는데…

 

아버지와 딸도 둘 다 쌍둥이라는 설정이 이 소설의 근간이다. 민형은 아내 채린이 자신의 쌍둥이 동생 민호와 바람을 피워서 쌍둥이 딸 우연과 지연을 낳은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나마 치의대에 합격해 자신의 위신을 세워 줄 만한 딸 우연이 죽었다고 하니, 자신의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딸 지연으로 하여금 우연인 척하고 우연으로 살라고 제안한다. 어차피 얼굴이야 똑같고, 우연에게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었던 데다가, 대학은 이제 1학년 1학기를 마쳤을 뿐이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수업 내용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 하지만 민형이 우연과 지연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딸들에게 살갑지 못하고 애정이 없다는 사실을 딸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어쩌면 두 딸이 민형의 쌍둥이 동생인 작은아버지 민호를 더 잘 따랐던 걸지도 모른다. 대학 진학 실패 후 방황하고 힘들어하던 그들을 자신의 바에 놀러오게 해 주고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그도 이렇다 할 일자리 없이 한량으로 살았더랬다. 그가 운영하는 바도 부모님이 보내 준 5천만 원으로 차린 것이고) 조언을 해 주기도 해서일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민호는 놀랍게도 우연과 지연을 구분할 수 있었다.

 

꽤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숨막히는 스릴러 같은데,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 아, 그걸 말해 버리면 그게 스포일러려나. 개인적으로 빠른 페이스인 것은 좋았으나 소설이 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나 사건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뭐랄까… ‘와 개쩐다!’ 이외에 고급 어휘로 이 소설에서 의미를 해석해내는 그런 일을 못 하겠다고 해야 하나. 소설이 끝난 후 ‘작가의 말’에서 단요 작가는 이렇게 썼다.

한편 또 다른 관점을 취한다면 <트윈>은 가부장의 실패와 실존적 위기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을 만합니다. <에일리언 1>을 전복적으로 해석했을 때의 프리즘을 <세일즈맨의 죽음>에 가져다 댄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자크 라캉의 설명 틀을 가져올 만한 대목도 상당하고요. 혹은 죄와 심판과 용서에 대한 사변일 수도 있을 텐데, 아무튼 여러 갈래로 읽을 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원론적으로는 범죄 소설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읽으셨든 얻어 갈 만한 것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예… 저는 그렇게 어려운 말은 모르고요, 그냥 흥미진진했다는 것만 알겠습니다… 208쪽밖에 안 되는데 박진감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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