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 2017) - 절친인 세 할아버지, 늘그막에 은행 강도로 변신?
사이 좋은 세 할아버지의 모습. 왼쪽이 윌리, 오른쪽에서 모자를 쓰지 않은 쪽이 조, 오른쪽에서 모자를 쓴 쪽이 알버트이다.
세 주인공이 그간 일해 왔던 철강 회사가 연금 지급을 동결하겠다고 해서 노동자들이 술렁이는 장면.
은행을 털기 전 예행 연습으로 동네 마트를 털려고 시도했는데 도망갈 방법이 마땅치 않아 노인용 카트를 타고 도망감ㅋㅋㅋㅋㅋㅋ
물론 그러다가 잡힘. 숙연...
그래서 범죄의 '전문가'에게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조의 인맥을 통해 전문가를 초빙, 계획을 세운다.
본격적으로 은행을 털기 전 체력을 관리해야 해서 운동 중.
맨 오른쪽 알버트 뒤에 서 있는 밝은 주황색 머리 할머니가 알버트에게 반한 애니 할머니이다ㅎㅎㅎ
점잖은 신사 할아버지 조 하딩(Joe Harding, 마이클 케인 분)은 모기지(mortgage)에 담보로 잡힌 자신의 집을 잃을 수도 있다는 노란색 경고장을 받고 이에 대해 따져 물으려 은행을 찾는다.
그런데 자신을 상담해 주는 은행 직원은 하등 도움이 안 되고, 설상가상으로 그 상담 중에 은행 강도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세 은행 강도 중 조가 상담을 받고 있던 방으로 들어온 한 은행 강도는 조에게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은 문화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조를 편히 앉게 해 주고, 대신 그를 무례하게 대했던 은행 직원을 혼쭐 내 주고 떠난다.
예상치 못한 '젠틀'함에 놀란 조는 딸과 손녀, 그리고 자신의 절친 알버트(Albert Garner, 알란 아킨 분)와 윌리(Willie Davis, 모건 프리먼 분)에게도 그 강도 이야기를 해 준다. 어찌나 많이 했는지 친구들은 지겨우니 그만하라고 할 정도.
그렇게 그에게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세 친구들이 젊음을 다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는 그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을 동결하겠다는 발표를 내린다.
그것만으로도 억울하고 열불이 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0일 내로 은행에 모기지 전액을 상환하지 않으면 집을 잃게 될 거라는 빨간 경고장을 받는다. 이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한 조.
자신의 집을 가져가게 생긴 그 은행을 털어서 자신이 받아야 할 연금과 은행에 내야 할 액수, 딱 그만큼만 챙기자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두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한다. 과연 이 할아버지들은 인생 제2막, 황혼기에 '은행 강도'로 전직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같은 제목의 마틴 브레스트(Martin Brest) 감독 1979년작을 리메이크한 영화다(참고로 이 리메이크작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였던 <스크럽스(Scrubs)>에서 JD 역을 맡았던 잭 브라프(Zach Braff)다).
사회 보장 연금으로 간신히 살아나가던 세 노인이 더 이상의 생활고는 참을 수 없다며 은행을 털기로 계획한다.
이 간단한 한 줄 시놉시스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ㅎㅎ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세 할아버지 배우들 - 마이클 케인, 알란 아킨, 모건 프리먼 - 이 주연을 맡았다.
조는 영국식 액센트를 써서 그런지 제일 점잖고 차분한 느낌. 이혼한 딸과 손녀와 같이 사는데, 조가 손녀 브루클린(조이 킹 분)와 친구처럼 잘 지내는 거 보면서 참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범죄의 세계로 발을 담그기 위해 전(前) 사위(=즉 손녀에겐 아빠 되는 자)인 머피(Murphy, 피터 세라피노윅 분)의 도움을 청하는데, 이 은행 강도질이 잘못되면 다시는 손녀를 못 보게 될 수도 있으니 애 아빠가 아빠 노릇을 확실하게 하도록 가르치는 모습도 어찌나 찡하던지. 사실 모든 아빠들이 다 딸과 가까이 지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이 영화와는 무관한, 내 개인적인 의문점이니 무시하자.
윌리 역시 손녀딸을 끔찍이 사랑하는데, 아쉽게도 딸과 손녀와는 다른 도시에 살아서 일 년에 기껏해야 한 번 정도 만나는 게 전부고, 평소에는 영상 통화로나 얼굴을 볼 수 있다.
조와 알버트는 윌리가 손녀딸을 무척 사랑하는 걸 알아서, 생일 선물로 손녀딸 사진이 들어간 손목시계를 선물해 주기도 한다.
알버트는 셋 중에서 제일 비관적이고 빈정대기도 잘하는데, 놀랍게도 이 할아버지에게 명랑한 할머니 애니(Annie, 앤 마그렛 분)가 반해서 적극적으로 들이댄다.
셋 중에 제일 무뚝뚝하고 인기 없을 것 같은데 이 쾌활한 할머니를 만나 본의 아니게 데이트도 다시 시작하며 결국엔 행복이 무엇인지 (그제서야!) 느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알버트♥애니 커플이 제일 훈훈함ㅋㅋㅋ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다. 할아버지들이 본격적으로 은행 털이에 나서기 전에 예행 연습쯤으로 동네 마트를 터는데 이게 진짜 웃기다 ㅋㅋㅋㅋㅋㅋ
세 할아버지들이 절친이라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임ㅋㅋㅋㅋㅋㅋㅋ
또한 노년에 '액션'이 될까 싶지만 할아버지다운 방식으로 '액션'이 된다. 대개 이런 범죄 영화에 꼭 나오는 '도망용 차(getaway car)' 대신에 (보통 어르신들이 타고 다니는) 카트로 도망 가는 장면이라든지.
본격적으로 은행을 터는 장면에서는 또 할아버지들만의 노련함이 빛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할아버지들이나 아니면 다른 이들이나 피 한 방울 안 흘리면서 아무도 해치지 않고(아마 보험사는 돈을 좀 손해 봤겠지만) 사건이 해결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스트레스 없이 그냥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추천한다. 마지막까지 해피 엔딩이니 걱정 마시고 그냥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보시면 좋겠다. 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