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미즈시마 히로코, <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일본 대인관계 치료의 1인자라는 저자 미즈시마 히로코가 눈치 보지 않고 사는 법을 알려 준다.
159쪽짜리 얇고 가벼운 책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의 시선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면 나에게는 가치가 없다'는 굳은 신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가진 진정한 가치라는 것은 능력이나 성격, 업적 따위가 아니다. '능력이 있다, 없다', '성격이 좋다, 나쁘다', '무엇을 이루었는가, 이루지 못했는가' 따위는 모두 타인의 평가이다.
하지만 자신의 진정한 가치는 외부에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이 점을 마음 깊이 새겨 둬야 한다.
또한 타인 또는 사물을 평가하는 행위 자체는 생물로서 당연한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이 '개인의 평가'라는 사실을 잊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본래 평가는 '개인이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하여 '개인'이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데 많은 이들이 그러한 자각 없이 자신의 평가가 유일하고 절대적인 진리인 양 상대에게 강요다.
즉, 평가에는 상대의 사정을 무시한 '단정'과 '강요'라는 폭력이 숨어 있다.
평가가 일시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사실을 알면 타인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달라진다. 타인의 시선이 상대의 주관에 기초한 상대평가라는 것을 알기에 '좋은 평가를 받자'는 생각에 미치지 않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평가하든 그것은 '상대'가 '현시점'에서 내린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감을 가지면 남의 생각이나 평가 따위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자신감이란 뭘까?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자신감이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나', '무엇인가를 가진 나'라는 평가일 뿐이다.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말과 '자신에 대한 평가만 좋으면'이라는 말은 현재 자긍심이 없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
진짜 자신감이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나는 이대로 좋아!'라는 감각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감이다.
결국 '자신감이 없다'는 건 실제 자신自身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의 이야기이다.
자신감의 근원은 첫 번째,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사정(선천적인 것, 이제까지 경험해 온 일들)이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여러 사정이 반영된 결과로서 지금의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관점은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가짐이다.
자신감의 근원 두 번째는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포함해 '지금의 나는 이걸로 좋다'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자신감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감의 근원 세 번째는 '나는 괜찮다', '나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다'라는 믿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이 가진 힘'이란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감각이다.
여러 일이 있겠지만 나는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자신에 대한 신뢰, 안심을 말한다.
'나를 긍정적'으로 느낄 힘이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주체로서의 자신'으로 돌아서게 된다.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다.
'기분 좋은 일'은 '타인의 평가'와는 정반대 위치에 있어요. 남의 시선에 신경 쓸 때 자신은 그저 평가되는 수동적인 존재로, 그야말로 도마 위의 생선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어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입니다. 한편 기분이 좋은 때의 자신은 주체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주인공은 '나'예요. 나는 기분 좋지 않다면 얼마든지 그 일을 중단하거나 바꿀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
여기서 핵심은 '느끼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식으로 보는가?'라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과는 정반대의 관점입니다. 이는 보통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단절적인 태도와는 미묘하게 달라요. (...)
'기분 좋다'고 느낄 때의 나는 주인공이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강인한 존재다.
인생을 평가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가리켜 이 책에서는 '평가체질'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런 사람들 중에는 무엇을 보았을 때 판단하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는 자각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후자는 자신과 타인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 중에서는 그저 선입견이 강한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평가를 받아와 작은 트라우마로 가득한 사람도 있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을 대할 때는 그저 어떤 사정이 있는 상대가 괴로움에 비명을 지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은 상처받지 않고 여유롭게 상대를 대할 수 있다.
핵심만 요약하자면 이 정도이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신다면, 정말 얇고 짧은 책이니 한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셔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기분 좋은 일'을 할 때 내가 주체가 된다는 생각이 참 마음에 든다. 사람은 자신이 마음먹은 만큼만 행복하다는 명언도 있듯이 나도 주위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그저 내 마음속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편인데 이 멋진 표현을 읽고 그런 마음을 더 굳혔다.
우리 블로그 독자 여러분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즐겁게 사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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