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47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부틀,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부틀, ‘진정성’, 이처럼 상투적이고 깊은 생각 없이 쓰이는 말이 있을까. 사람들은 연예인이 ‘진실(authentic)’하지 않다고, 가식적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나는 이 단어에 대한, 정확히는 이 단어가 가리키는 바에 대한 믿음을 잃은 지 오래다. 아마 10년쯤 전, 내가 조지프 히스와 앤드류 포터의 를 읽었을 때쯤이었던 것 같다. 어떤 연예인이 한 말이 (예컨대 “팬 여러분 사랑해요!”)가 진심인지,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이 실제 그 자신의 모습과 같은지 아닌지 우리가 어떻게 알까. 연예인은 다 이미지 장사인데. 그 연예인이 유난히 솔직한 사람이라고 해도, 애초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연예인이든 아니든) 진심을 알 수가 있나? 너무 회의적이라고? 글쎄. 어쨌든 나.. 2025. 9. 5. [책 감상/책 추천] 김관욱, <사람입니다, 고객님> [책 감상/책 추천] 김관욱, 콜센터 상담원들을 현장 연구한 저자의 민족지(ethnography). 저자는 의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덕에, 그토록 연구하고 싶던 콜센터 직원들을 금연 상담 의사 신분으로 만나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좋은 학력이 어디에서 뭘 하든 도움이 될 거라며, “네가 나가서 노래를 부른들 박사학위가 쓸모없을 것 같냐”라는 닥터 베르의 지도 교수님 말씀이 떠오른다). 그 덕분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다. 1970, 1980년대에 소위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의 삶이 2010, 2020년대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콜순이’라 불리는 콜센터 상담원으로 반복된다. 이 여성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하지만 인정받지 못한다는 큰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 공통점에 하나를 더 추가하.. 2025. 9. 3. [책 감상/책 추천] 마이클 이스터, <가짜 결핍> [책 감상/책 추천] 마이클 이스터, 풍족한 시대에 왜 현대인은 여전히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켜 오는 동안 뇌는 여전히 결핍에 집중하도록 프로그램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우리는 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답을 찾아낸다.내가 이 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 군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짚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옛날을 떠올릴 때, 그러니까 산업이 덜 발전했을 시절에 인간은 적게 가진 상태로 안분지족했다는 식으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환상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가능한 한 많이 가지려 했다.물론 과거 인류가 오늘날 우리만큼 소유물을 많.. 2025. 7. 21. [책 감상/책 추천] 김성우,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책 감상/책 추천] 김성우, 요즘 흔히들 쓰는 챗GPT,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같은 인공지능이 우리의 읽기와 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찰한 글. 솔직히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내 마음가짐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걸로 리뷰를 써도 되나 싶긴 하다. 그렇다고 이 책을 소개를 안 하고 넘어가자니, 소개받을 가치가 있는 책을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서 내 깜냥으로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이해한 만큼이라도 써 보기로 했다. 글이 다소 파편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전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책은 잘못이 없어! ‘들어가기’에 이미 저자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명백하게 밝혔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텍스트 자체가 대부분은 원어민이 쓴 것일 테고, 또 그 저자들.. 2025. 7. 16. [책 감상/책 추천] 이얼 프레스, <더티 워크> [책 감상/책 추천] 이얼 프레스, 저자는 이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더러운’ 일들을 ‘더티 워크(dirty work)’라고 명명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더럽다는 게 아니라, 비윤리적이고 노동자의 정신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일을 말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노동 가운데는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여겨져 더욱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 노동이 있다. 나는 이를 ‘더티 워크’라고 부른다.” 저자가 살펴보는 ‘더티 워크’는 크게 네 가지이다. 교도소의 간수, 드론 조종사, 도살장 노동자, 그리고 시추선 노동자. 솔직히, 얼마 전에 한국 교도관의 에세이인 김도영의 를 읽었기에 저자가 밝히는, 교도소 내 재소자에 .. 2025. 6. 18. [책 감상/책 추천] 맥스 디킨스,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책 감상/책 추천] 맥스 디킨스, 존 햄버그가 감독하고 폴 러드가 주연한 (2009)이라는 영화에서 피터(폴 러드 분)는 여자 친구 주이(라시다 존스 분)에게 청혼한다. 주이가 이를 승낙하자마자 커플은 결혼식을 계획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피터는 큰 난관에 봉착하는데, 그것은 바로 신랑 들러리를 해 달라고 부탁할 만한 남자 친구가 없다는 것. 성격이 워낙에 다정하고 섬세한 편인지라 동성 친구보다 여자 사람 친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신랑 들러리를 세울 남자 친구를 찾기 위해 피터는 ‘우정 데이트’에 나서는데… 갑자기 이 영화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면, 이 논픽션의 저자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도 똑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자 친구 나오미에게 청혼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신랑 들러리를 맡아.. 2025. 6. 16. 이전 1 2 3 4 5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