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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5

[책 감상/책 추천] 심완선, <아무튼, 보드게임> [책 감상/책 추천] 심완선,   SF 평론가인 심완선 작가가 쓴, 보드게임에 관한 에세이.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답게 짧고, 가볍고, 재미있다. 작가는 “영혼의 일부”가 “보드게임에 흡수되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보드게임에 푹 빠진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보드게임이나 브리지, 마작 등을 할 수 있는 인원의 숫자인 3과 4에 대해 아주 진지하게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4명보다는 3명 모이기가 압도적으로 쉽다. 넷은 더할 나위 없지만 셋이어도 충분히 재수가 좋다. 더욱이 의미심장하게도 숫자 ‘3’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완벽한 숫자다. 이를테면 수학과 철학이 멀지 않던 시절 초기 피타고라스학파는 ‘3’을 가장 고귀한 숫자로 삼았다. 자기 이하의 숫자를 모두 합해 자신이 되는 자연수이기 때문이다. ‘1’은 존재, ‘.. 2024. 5. 17.
[책 감상/책 추천] 오지은, <아무튼, 영양제> [책 감상/책 추천] 오지은, 현대인 중에 고질적으로 피로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영양제로 그 증세를 조금이나마 낫게 해 보려고 노력해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건 취미처럼, 습관처럼 영양제를 먹는 사람의 솔직하고 웃긴 에세이이다. 저자는 하루에 영양제를 13알(”비타민C 4알, 비타민B 3알, 유산균 2알, 프로폴리스 1알, 비타민D 1알, 매스틱검 1알, 테아닌 1알… 13알밖에 안 되네. 휴우….”)이나 삼키는 사람이다. 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영양제를 신경 써서 먹는 편이기 때문에 저자의 글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 영양제를 안 먹는 사람들은, 또는 영양제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영양제를 먹는 사람들에게 ‘그거 대신에 제때제때 균형 잡힌 식사를.. 2024. 2. 12.
[책 감상/책 추천] 원도, <경찰관속으로> [책 감상/책 추천] 원도, 원도 작가는 내가 좋아한다고 한 백 번쯤 말한 것 같은 ‘아무튼’ 시리즈의 를 통해 처음 만났다. 아이가 언니에게 종알종알 온갖 이야기를 늘어놓듯, 새가 지저귀듯 쓰인 글이 참 사랑스러워서 기억하고 있다. 여자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언니’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도 물론 무척 흥미로웠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책보다 (’전작’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보다 이 책 가 먼저 나왔으니까) 더욱 어둡다. 본업이 경찰관인 저자가 경찰서 또는 현장에서 목격하고 경험한 일들을 가상의 (아니, 어쩌면 실존하는 누구일 수 있지만 우리는 알 수 없다) ‘언니’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언니에게 털어놓는 형태이니 더욱 진솔.. 2022. 12. 14.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아무튼, 후드티>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후드티'라니? 책의 소재가 참 일상적이면서도 신기하다. 이런 경험은 작가 구달의 이후 처음인 듯. 2020.01.31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오늘 리뷰를 쓸 책은, 내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책 의 저자 구달이 쓴 시리즈의 한 편이다. 2019/10/04 - [책을 읽고 나서] eatsleepandread.xyz 그래서 흥미로워하며 읽어 보았는데, 후드티 하나에 이런 다양한 의미를 담을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후드티의 짱팬, 그야말로 후드티가 제2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저자에게 후드티는 (이 에세이의 꼭지 개수인) 열한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 2021. 6. 21.
[책 감상/책 추천] 최민영, <아무튼, 발레> [책 감상/책 추천] 최민영, 서른아홉 살에 취미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저자가 발레의 매력을 아주 유쾌한 글솜씨로 담아냈다. 솔직히 나는 발레를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사람인데, 저자가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해서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의인화하자면, 마치 '발레 한번 해 보세요!' 하고 눈을 찡긋 하면서 은근히 부추기는 취미 발레인 언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발레 체형'은 아니어도, 발레를 사랑하고 즐기는 언니. '몸에 안 맞을 수도 있는데 기초반 한 달만 들어 보고 계속할지 결정하라'는 발레 학원 데스크 담당자의 말에 "아닙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라며, 결연한 표정으로 신용카드를 내밀며 3개월을 일시불 선결제 한 언니(실제로 저자가 그랬다고).. 2020.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