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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49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린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예컨대 주식을 잘 모르는 초보자는 ‘주린이’, 이제 막 헬스를 시작한 사람을 ‘헬린이’라는 식으로. 이게 아동 차별적 언어니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런 말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존재했는데 (이에 관련한 기사를 참고하시라.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아직 완전히 이 언어를 몰아내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이 말을 안 좋아하는데, 방금 내가 링크한 기사처럼 이것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가장 근본적으로 털이 부숭부숭한 다 큰 어른이 어린 척, 귀여운 척, 보호받아야 하고 도움받아야 하는 척하는 게 아니꼽기 때문이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굴어야지! 그냥 ‘초보자’.. 2023. 5. 12.
[책 감상/책 추천] 고우리 외, <요즘 사는 맛 2> [책 감상/책 추천] 고우리 외, 얼마 전에 서평을 쓴, 김겨울 외 여러 작가들의 후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배달의 민족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작가들의 ‘요즘 사는 이야기’ 에세이를 모았다. 저번 서평에도 썼지만 나는 이런 ‘컴필레이션 앨범’ 같은 책은 내가 모르는 작가들 중 내 마음에 드는 작가를 발견하는 재미로 읽는다. 이번에는 한 명 건졌다. 정문정 작가의 글이 흥미롭게 읽혔는데, 특히 ‘밥에 진심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정말 밥에 진심인 사람이 맞네요. 여럿이 밥을 먹고 있을 땐 전화받지 않는다, 아무리 짜증나도 일단 밥은 먹는다, 메뉴를 고를 땐 입장을 빨리 밝힌다, 같은 원칙을 소중히 여기니까요. 그러고 보니 저보다 열 배는 더 먹는 데 진심이던 교수님이 .. 2023. 5. 1.
[책 감상/책 추천] 백지선,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책 감상/책 추천] 백지선, 이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살면서 내가 직접 낳았든 아니든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정상 가족’의 기준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 주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눈여겨 보고 있던 차에,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해 읽게 됐다. 이 책의 전체 평부터 말하자면, 소재와 주제는 훌륭하지만 글 자체는 아마추어 같다. 비혼이지만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한 여성의 이야기, 이것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많은 이들이 귀 기울여 듣고 싶어 할 만한 이야기이고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딱 적당한 시기.. 2023. 4. 24.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요즘 사는 맛>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은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에 실린 여러 작가들의 ‘음식’ 이야기이다. 제목 그대로 요즘 뭘 먹고 사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에 얽힌 추억이 있는지 하는 이야기. 김겨울, 김현민, 김혼비, 디에디트, 박서련, 박정민, 손현, 요조, 임진아, 천선란, 최민석, 핫펠트, 이렇게 열두 명의 작가들이 열두 가지 취향의 ‘맛있는 이야기’를 요리해 내보인다. 나는 여러 작가들의 글을 모은, 말하자면 ‘컴필레이션 앨범’ 같은 책을 읽을 때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둘째, 그 책을 통해 새로 마음에 들게 된 작가가 있는가? 첫째는 책을 고를 때 중요하고, 둘째는 책을 읽고 평가를 내릴 때 중요하다. 이 책엔 이미 내가 좋아하는 .. 2023. 4. 14.
[책 감상/책 추천] 정지음, <오색 찬란 실패담> [책 감상/책 추천] 정지음, 내 블로그를 좀 오랫동안 보신 분이라면 내가 정지음 작가의 팬이라는 사실을 익히 아실 것이다. 부터 , 그리고 까지 모두 다 읽고 후기를 썼다. 최근에 정지음 작가의 신작 이 나와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친구들이 내 생일에 문화상품권을 많이 선물해 주었기 때문에 가벼운 손과 마음으로 구입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정지음 작가가 삶의 여러 면에서 ‘실패한’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책 중반쯤에 작가는 자신이 우울증으로 인해 많은 언어를 잃었고, 현재까지 그것들을 전부 회복하지 못했다고 썼는데 나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전부 회복하지 못했는데도 이런 미친 표현력이라고요? 도대체 그 이전에는 어땠길래…’ 일단 운동 ‘실패담’을 한번 보시라. 이건 .. 2023. 4. 7.
[책 감상/책 추천] 홍민지,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홍민지,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건대, 나는 을 보지 않았다. 딱히 그들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원래 나는 유행에 뒤처지는 데다가 유명한 유튜버들도 잘 안 본다. 내가 실제로 영상을 챙겨 보는 유명 유튜버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의 밍키 PD가 쓴 이 책을 읽었다. 아무래도 제목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보다는 박명수 씨의 원본 밈에 더욱더 공감하지만(꿈이 없는데 ‘성공’처럼 번잡하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을 바란다? 나에겐 어불성설이다). 의 팬도, 그렇다고 안티도 아닌, 정말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제3자로서 내가 느낀 바는 이렇다. 90년대생이라면 대체로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적당한 에세이집이이다. 저자는 90년.. 2023.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