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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72

[책 감상/책 추천] 캐럴라인 냅, <욕구들> [책 감상/책 추천] 캐럴라인 냅,   내가 이전에 리뷰를 쓴 적 있는 를 쓴 캐럴라인 냅의 또 다른 에세이. 원서 제목은 . 식욕뿐 아니라 성욕, 쇼핑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표현되는, 그 밑에 있는 기본적인 ‘욕구들’의 바닥까지 내려가 아주 정확하고 솔직하게 탐구했다. 나는 특히 이북을 읽을 때 하이라이트를 자주 하고 아주 인상적인 부분엔 메모도 남기는 편인데, 까딱하다간 책 전체에 하이라이트를 할 뻔했다. 그 정도로 버릴 말이 한마디도 없이 다 구구절절 명언이고 다 공감이 된다.일단 서론 ‘‘하지 마’ 세계에서의 욕구’에 저자는 이렇게 썼다. ‘식욕’이라는 단어를 왜 책 제목으로 골랐는지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올봄, 치료사와 나는 그간의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내가 어떤 과.. 2025. 3. 19.
[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일인칭 전업작가 시점> [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전업작가’ 심너울 작가의 글을 써서 밥 벌어먹는 방법 에세이. 일단 작가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우울증이 있다거나 환청을 들었다거나)로 시작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관, 인간관 등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현재 한국 출판업계와 AI(인공 지능)가 글쓰기에 끼치는 영향까지 나름대로 진단한다. 마지막은 자신이 크게 즐긴 작품들(희곡, 소설, 뮤지컬, 게임, 만화)까지! 읽다 보면 심너울이라는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자기 자신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그런데 나의 입시는 내 기준에서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니까 흔히 스카이로 통칭되는 명문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원래 나는 ADHD에다 내향적인 성.. 2025. 3. 7.
[책 감상/책 추천] 헤이란, <0칼로리의 날들> [책 감상/책 추천] 헤이란,   유쾌한 다이어터의 에세이. 분명 저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데 어째서인지 먹는 이야기만 왕창 하게 되는 그런 글인데 너무 재미있다. 프롤로그에 저자는 “원래는 다이어트 성공기를 쓰고 싶었다”며, 언젠가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비장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나의 다이어트는 매번 창대하게 시작했지만 끝은 늘 조용했다.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들의 칼로리를 적고 “어차피 다 먹어본 맛이다. 그만 먹어라” 같은 강력한 동기 부여 글귀들로 도배한 처음 몇 페이지와 달리, 어느 지점부터는 내가 왜 그것을 먹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과 핑계, 잦은 회식과 툭하면 먹을 걸 주는 혹독한 직장 내 간식 문화와 그 안에서 느끼는 다이어터의 소외감, 먹어도.. 2025. 3. 5.
[월말 결산] 2025년 1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5년 1월에 읽은 책들 2025년 1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캐시 오닐, ⭐️⭐️⭐️ 대중의 ‘수치’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기업과 사회 체계를 비판하는 책. 저자가 미디어와 SNS상의 대중을 비판하면서 조앤 롤링의 트랜스젠더 발언을 지적하는 게 자기가 말하는 사이버 불링과 캔슬 컬쳐를 그대로 보여 준다. 과연 자기가 바로 그 나쁜 예인 걸 아실지… 그것까지가 이 책의 완성이긴 하다. 그 점을 의식하면서 읽는다면 생각해 볼 점을 얻어 갈 만한 책이다.박화성, 박서련, .. 2025. 1. 31.
[책 감상/책 추천] 안예은, <안 일한 하루> [책 감상/책 추천] 안예은,   음악가 안예은의 에세이. 솔직히 개인적으로 안예은 씨의 음악은 잘 모른다. 아마 한 번도 안 들어 본 듯? 어쩌다가 우연히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의식적으로 ‘아, 이게 이 노래구나’ 하고 인지하지는 못했으니 음악가 안예은이나 그의 음악은 전혀 모른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무척 유쾌하게, 즐겁게 읽었다. 작년이었나, 음악가 안예은을 아시는 이웃님이 이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셨고, 그래서 이 책은 내 보관함 안에서 쿨쿨 자고 있었더랬다. 그러다가 얼마 전, 길고 심각한 책을 읽기는 싫고, 뭔가 가볍고 재미있는 게 없을까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드디어 이 책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게 된 것이다!그렇게 숙성한 결과는? 무척 좋았다. 음악가 안.. 2025. 1. 17.
[책 감상/책 추천] 전성진,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책 감상/책 추천] 전성진,   나는 비록 영어 이외의 외국어에 큰 관심은 없지만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는 독일어였으나, 아직도 정관사와 격 변화를 못 외웠다) 외국어와 관련한 에세이는 재미있게 잘 읽는다. 외국어, 즉 언어는 어렵지만 문화를 배우는 건 재미있게 느껴져서다. 독일어와 관련해서는 이진민의 , 프랑스어와 관련해서는 곽미성의 , 이탈리어는 역시나 곽미성의 를 재미있게 읽었다.저자는 딱히 독일에 대해 엄청난 의지나 열정을 가지고 독일에 온 것 같진 않다. 애인(참고로 저자는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자연스럽게 밝힌다)이 독일로 유학을 가고 싶다고 해서 애인을 따라 독일로 왔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음식 잡지에서 2년을 일하다가, 애인이 ‘나는 독일에 미술 대학을 가려고 한다’며 일방적으로 통보.. 2024.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