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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325

[책 감상/책 추천] 임민경, <우리는 자살을 모른다> [책 감상/책 추천] 임민경, '문학으로 읽는, 죽음을 선택하는 마음'이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 문학 속 죽음을 선택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살펴보는 책이다. 자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 '자살학(suicidology)'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심리학과 문학은 서로 다른 방법을 취해 왔을 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 기이한 현쌍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고자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해 왔다"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썼다. 심리학은 자살자의 마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현상학적으로 기술하는 것보다는(많은 경우 그것은 심리학이 우선순위로 추구하는 바가 아닙니다), 양적인 측면에서 객관적인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찾고, 사람들을 최대한 자살로부터 떼어놓기 위.. 2020. 12. 7.
[책 감상/책 추천] 바이런 케이티, <네 가지 질문> [책 감상/책 추천] 바이런 케이티, 사실 이 책은 처음 읽은 건 아닌데,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다시 읽었다. 어차피 내용이 너무 좋은 데다가 이런 것(곧 소개할, 책에서 알려 주는 내용)은 직접 실천을 해 봐야 하기에 두고두고 여러 번 볼 가치가 있다. 제목의 '네 가지 질문'은 곧 내 생각을 바꾸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현실을 사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컨대, 배우자가 코를 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며칠간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치자. 그럼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이/그녀는 코를 골면 안 돼!" 하지만 현실은 배우자가 코를 곤다는 것이다.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당위는 현실에서 늘 먹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먹히지 않을.. 2020. 12. 4.
[책 감상/책 추천] 김신회, <아무튼, 여름> [책 감상/책 추천] 김신회,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에 또 신작이 나왔길래 한번 살펴보았다. 종이 책으로는 172쪽, 내 이북 리더 설정으로는 107쪽밖에 안 되어서 정말 후루룩 다 읽었다. 이 책의 주제는 '여름'이다. 나도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이렇게 책을 낼 정도는 아니고 그만한 이야깃거리도 없어서 그저 저자가 참 놀라웠다. 의 OST인, 히사이시 조의 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하는 이 책은, 저자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고 여름과 관련된 추억이 많은지를 보여 준다. 내게도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여름날의 추억이 있다. 여름이 그 추억만큼 나를 키운 것이다. 여름은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럽게 나를 지켜봐 준다. 그래서 좋다. 마냥 아이 같다가도 결국은 .. 2020. 11. 23.
[책 감상/책 추천] 매기 앤드루스, 재니스 로마스,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책 감상/책 추천] 매기 앤드루스, 재니스 로마스, 책 제목이 내용을 너무 잘 요약해 줘서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러니 개중에 내가 제일 인상 깊었던 물건만 몇 가지 소개하겠다. 07 | 위생용품 - 생리대 생리대의 발명은 수백만 여성들에게 있어 월경에서 비롯되는 어려움과 잠재적인 곤란함을 완전히 해결해 놓았다. 최초의 생리대는 1988년에 영국의 사우스올(Southall's)사가 생산했다. 미국에서는 1896년에 리스터(Lister's)사가 처음으로 일회용 생리대를 생산했다. 그러나 이 두 제품 모두 대부분의 여성들에게는 너무 비쌌다. 유럽과 미국의 여성들 대다수가 일상적으로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터였다. (...) 생리대와 탐폰의 역사는 여성의 삶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2020. 11. 20.
[책 감상/책 추천] 박준형, <오늘도 쾌변> [책 감상/책 추천] 박준형, 굉장한 사명감 또는 큰 꿈, 열정을 가지고 변호사가 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생계형' 변호사가 되어 서초동을 떠돌고 있는 한 변호사의 에세이. 여태까지 나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점, 또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를 떠나) 정의 구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호사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봐 왔다. TV라든가 영화 등을 통해서. 때로는 실제로 그러한 목적으로 변호사가 된 실제 변호사들의 책을 읽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고귀한 직업 정신 또는 희생 정신을 가지고 현재의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 터이다.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직업을 고른 걸 수도 있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이라도 먹고살기 위해서.. 2020. 11. 13.
[책 감상/책 추천] 알무트 슈말레-리델, <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뿐> [책 감상/책 추천] 알무트 슈말레-리델, 눈이 확 뜨이는 책이다. 보통 화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기고 피하려고 하는데, 특히 여성들은 화를 내는 게 너무 남성적이고 공격적이라 생각해서 화를 더욱더 피한다. 그래서 그들은 화라는 감정을 포기하고 자신의 감정을 우울함, 슬픔으로 표현한다. 많은 사람, 그중에서도 여성은 화내기보다는 슬퍼하는 쪽을 택한다. 화가 날 만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불현듯 그런 감정이 스치기도 할 테지만 그때마다 실망과 고통, 슬픔 등을 재빨리 앞세우고 분노는 애써 떨쳐버린다. 왜냐하면 여성성과 화, 분노가 공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 두 요소가 조화될 수 없다는 관념 뒤에는 어떤 여성상이 숨어 있을까? 우선 여기에는 분노하는 여성을 강하게 비하하려는 저의가 .. 2020.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