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감상325

[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서버 개발자인 주인공은 사정이 급해 보이는 한 게임 회사에 덜컥 입사한다. 이전 담당자가 미쳤는지, 정신이 홰까닥 돌았는지, 갑자기 회사에 나오지 않게 되어서 게임에 버그가 있는데도 손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버그라는 것도 참 웃긴 게, 게임 속에서 65,536번 점프를 하면 서버가 터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 담당자가 짠 코드와 주석을 읽어 보며 버그의 원인을 파헤치던 중, 주인공은 어쩌면 이 버그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 담당자가 쓴 코드 자체에 뭔가 이상한 비밀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는데... 어라, 알라딘에서 이 제목으로 검색하니 안 나오는데 아마도 이게 단편 제목이라 그런 것 같다. 리디북스에서는 이 단편만 뚝 떼어서.. 2020. 10. 26.
[책 감상/책 추천] 개리 비숍, <내 인생 구하기> [책 감상/책 추천] 개리 비숍, 출판사의 책 소개가 굉장히 강렬해서 읽기 시작했는데(이걸 보면 내 망한 인생도 구제가 될 것 같았는데!) 솔직히 실망했다. 왜냐? 사실 책 내용 자체는 다 맞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 없다. 맞는 말을 계속 늘어놓아서 '그렇지, 그렇지'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고 나면, '아,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하고 의문만 남는다. 분명히 저자의 말에 다 공감하는데, 이제 어떻게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식이다. 예컨대,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자기 방해'를 그만두라고 저자는 말한다(여기에서 '자기 방해'란, 말하자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믿음으.. 2020. 10. 23.
[책 감상/책 추천] 베키 앨버탤리, <첫사랑은 블루> [책 감상/책 추천] 베키 앨버탤리, 우리의 주인공 사이먼 스파이어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절친 닉과 레아도 있고, 남매(앨리스 누나와 여동생 노라)끼리 사이도 좋다. 그에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게이라는 것 정도? 아직 아무에게도 커밍아웃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학교 텀블러 사이트에서 자신이 게이라고 밝힌 한 익명의 남학생이 쓴 글을 읽고 그에게 동질감을 느껴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한다. 상대는 '블루'라는 닉네임을 쓰는데, 사이먼과 그는 잘 통한다. 사이먼은 '블루'에게 학교 얘기, 친구 얘기, 공연(사이먼은 연극부원이다) 얘기 등등을 하면서 점점 더 그와 친해지고, 그는 얼굴도, 본명도 모르는 이 소년에게 점점 빠져 버리고 마는데... 라는 것이 간단한 줄거리이다. 학교의 .. 2020. 10. 16.
[책 감상/책 추천] 필 바커, <남자다움의 사회학> [책 감상/책 추천] 필 바커, '남자라면 마땅히 이래야 한다'라는 생각을 '맨박스(manbox)'라고 하는데, 대개는 신체적으로 강인해야 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성애자여야 하고... 등등, 여러분도 익히 잘 알고 있을 그런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것이 남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고 여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지는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다. 맨박스 안에 남으려는 투쟁은 벽을 통과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소통, 공감, 우정, 열린 마음,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모두 상자 밖에 있다. 상자 안에서 허용되는 표현은 분노와 약간의 성적 공격성이 전부다. 맨박스는 부서지기 쉽다. 우리가 조금씩 깎아낸다면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남자라면 .. 2020. 10. 5.
[책 감상/책 추천] 아리 투루넨, 마르쿠스 파르타넨, <매너의 문화사> [책 감상/책 추천] 아리 투루넨, 마르쿠스 파르타넨, 각 시대별로 '매너'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매너의 시작, 몸가짐과 바디랭귀지, 인사법, 식사 예절, 자연 욕구와 분비물, 눈물과 웃음, 공격성, 성생활, 디지털 중세시대 등으로 각 장이 구분돼 있다. 사실 매너라는 게 시대에 따라, 그리고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상식적으로 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대중의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매너도 같이 변화한 과정을 알아보는 것은 퍽 재미있는 일이다. 매너가 곧 예의라고는 할 수 있지만, 예의가 곧 도덕성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저자들은 1장 '매너의 시작'에서 이렇게 썼다. 하지만 그들이 선한 의도로 그.. 2020. 10. 2.
[책 감상/책 추천] 곽재식, <지상 최대의 내기> [책 감상/책 추천] 곽재식, '환상 문학 웹진 거울 서버를 다운시킬 정도로 인기가 폭발했다는 을 담은, 곽재식 SF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참고로 곽재식 작가는 라는 작법서를 쓰신 그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SF 소설의 큰 팬은 아닌데, 우주선이랄지 외계 생물체의 모습을 상상하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상상력이라는 건 어느 정도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자주 SF 소설의 배경이 되는) 우주라든지 우주선 따위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 지식이 많지 않다. 그러니까 당연히 그런 '전형적인' SF 소설을 접하게 되면 상상하기가 어렵고 과학적 내용이 이해가 안 되고, 따라서 줄거리를 따라가기가 힘들어지며 너무나 당연하게도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곽재식 작가의 이 SF 단편소설들은 생활 밀착형이..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