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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170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배>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최근 영화 (2023)가 흥행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관한 평을 공유했다. 개중에 내가 보기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 하나는 (지금 원글은 삭제되고 없는데) ‘바비 후기: 이 영화를 단순히 탈코르셋으로 해석하면 필패한다’라는 글이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나에게 오늘 후기의 주인공인 이 책을 읽도록 준비해 주었는데, 이 책의 제목으로 요약될 수 있는 중요한 콘셉트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다지마 요코는 일본의 영문학자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여성의 처지를 갤리선의 노예에 비유한다. 태초에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살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남성은 임신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활동이 자유롭고 벌이도 많아서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 재.. 2023. 10. 9.
[책 감상/책 추천] 마키부로(원작), 무라사키 마이(그림), <악역 영애 안의 사람>(라노벨) / 마키부로(원작), 시라우메 나즈나(글, 그림), <악역 영애 안의 사람>(만화) [책 감상/책 추천] 마키부로(원작), 무라사키 마이(그림), (라노벨) / 마키부로(원작), 시라우메 나즈나(글, 그림), (만화) ⚠️ 아래 독서 후기는 마키부로가 쓴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에미라는 평범한 대학생이 ‘별의 소녀와 구세의 기사’라는 여성향 RPG 게임 속 악역인 레밀리아의 어린 시절에 빙의한다. 에미는 레밀리아가 부모에게나 다른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기에 남주인공 윌리어드에게 집착하고 결국 악역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알기에 레밀리아를 불쌍하게 여겼고,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진짜로 레밀리아에 빙의하게 되자, 에미는 자신(레밀리아)의 주변 인물들을 모두 힘껏 도와 그들의 사랑과 신뢰를 얻는다. 이는 에미가 단순히 게임에 관한 .. 2023. 10. 6.
[월말 결산] 2023년 9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9월에 읽은 책들 2023년 9월에 읽은 책들 2023년 9월에 읽은 책들은 총 11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에밀리 헨리, ⭐️⭐️⭐️ 10년간 여름마다 같이 여행을 다녀 온 두 남사친/여사친들이 서로를 향한 감정을 인정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재미는 있지만, 너무나 서구 위주라 유교걸/유교보이들은 ‘아니, 세상에 저런 친구가 어디 있어요?’ 하고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듀나 외 8인, ⭐️⭐️ 듀나 외 8인의 비평가, 교수, 작가 들이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 2023. 9. 29.
[책 감상/책 추천] 황선우, 김혼비,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책 감상/책 추천] 황선우, 김혼비, 가족이나 친구 등 친한 사이라면, 그들만이 아는 농담(in joke)이 있게 마련이다. 두 사람 또는 그 집단이 경험한 일과 관련돼 있어서, 상대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야만 이해하거나 웃을 수 있는 그런 농담 말이다. 나는 그런 것이 친근한 사이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그런 것이 저절로 쌓여서, 일종의 ‘추억 팔이’만으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때가 오는데, 나는 그런 것이 퍽 좋다. 이 책은 의 황선우 작가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과 의 김혼비 작가가 1년여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것이다. 요즘은 서간체 소설도 잘 보지 않아서 남의 편지를 읽는다는 점에 조금 설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 쓴 건 뭐든 다 기대하는 마.. 2023. 9. 22.
[책 감상/책 추천] 정희재, <아무튼, 잠> [책 감상/책 추천] 정희재, 잠은 누구나 자는 것이지만 잠과 관련한 특별한 이야기가 많아서 책까지 한 권 쓰는 사람은 드물다. 의 저자는 바로 그렇게 드문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잠을 참 열심히 잤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아무래도 삶에서 책임져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예전만큼 쉽게 잠들기가 어려워서 ‘수면 위생’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등, 잠을 잘 자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첫 번째 꼭지 ‘잠에 진십입니다’에 저자가 쓴 이 문단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침대로 귀환은 보상이다. 오늘 하루 ‘나’로 분투하며 잘 살았다는 인정이다. 일과를 잘 보내고 떳떳하게 고요한 잠, 거룩한 잠, 어둠에 묻힌 잠을 영접할 것이다. 의식에 차양을 내리고 고치처럼 몸을 만 채. 그러면 이 삶은 다시.. 2023. 9. 18.
[책 감상/책 추천] 썩어라 수시생, <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책 감상/책 추천] 썩어라 수시생, 오빠에게 별 생각 없이 노트북을 사 달라고 했는데 오빠가 의외로 선뜻 노트북을 사 줘서 어떻게 감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피피티를 만들어 감사를 표현한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신 적 있으신지? (여기) 이 귀여운 일화를 그린 만화를 나도 인터넷에서 보고 흐뭇해한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바로 그 만화를 그린 작가의 만화를 모은 것이다. ‘썩어라 수시생’이라는 필명은 작가가 음악 대학 입시 때문에 힘들게 썩어가던 시절에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라고 한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하며 울고 웃었던 이야기를 비롯한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만화를 그려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는데, 이게 인기를 얻어서 최근에는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다. 나는 이 만화를 몰랐으나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을 우연히.. 2023.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