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6 [책 감상/책 추천] 바바라 스톡, <철학자, 강아지, 결혼> [책 감상/책 추천] 바바라 스톡, 백인 남자들만 ‘철학자’로 쳐주는 철학판에서 정말 드물게 언급되는 여성 철학자 중 하나인 히파르키아의 삶에 대한 그래픽 노블. 고대 희랍(=그리스)에서 더더욱 보기 드문 여성 철학자로 이름이 남아 있는 히파르키아는 집안에서 정해 준 남편 대신 ‘견유학파’라 불리는 철학자 크라테스의 철학에 매료되고 결국 그와 결혼해 그와 같이 견유학파의 삶을 산다.크라테스를 비롯한 견유학파 철학자들은 진정한 행복과 삶은 사유 재산을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버리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크라테스도 집도 없이, 몸에 걸친 옷 한 벌만을 가지고 들판을 침대 삼아 자며 생활하고 철학을 논했다.어릴 적부터 총명하고 철학을 배우고 싶어 했던 .. 2024. 8. 23. [책 감상/책 추천] 마크 코켈버그,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책 감상/책 추천] 마크 코켈버그, 현대에는 자기 계발조차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계량되고 수치화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를 차고 시속 몇 킬로미터로 몇 분 동안 달렸으니 몇 칼로리를 소비했고, 최대 심박수는 몇이라는 식이다. 이렇게 기술 발전에 힘입은 자기 계발은 과연 우리에게 득일까, 독일까?저자는 오늘날 기술철학 분야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꼽힌다는 벨기에 출신의 철학자 마크 코켈버그다. 나는 기술철학이라는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무지렁이지만, 이 책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다. 책은 종이책 기준 200쪽밖에 안 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정말 문단 하나하나에 내용이 가득차서, 버릴 문단이 하나도 없다.요즘 우리나라에도 ‘갓생(’god’➕’生’)’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자기 계발이 .. 2024. 7. 19. [책 감상/책 추천] 폴 블룸, <최선의 고통> [책 감상/책 추천] 폴 블룸, 사람들은 자의로 고통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 나는 쫄보라서 공포 영화를 보지 않는데, 어떤 사람들은 공포 영화가 무서울수록 더 짜릿하고 재미있다고들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많은 한국인들이 여기 해당할 텐데) 매운 음식을 즐긴다. 사실 맵다는 건 맛이라기보다는 통각, 그러니까 고통에 가까운데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힘겨운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하고,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오르며, 전쟁터에 자원입대하고, 타인을 돕는 일에 평생을 헌신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이 사람들은 전부 마조히스트인 걸까?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폴 블룸은 인간이 ‘고통’과 ‘쾌락’ 사이 최적의.. 2023. 5. 8. [책 감상/책 추천] 지하늘,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 편> [책 감상/책 추천] 지하늘, 귀여운 그림체의 인문학 만화책. 저자는 예술대학에서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전공했고, 인문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다. 어떻게든 어려운 철학을 재미있게 접근해 보고자 머리를 짜낸 결과물이 바로 이것, 만화로 서양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다루고 있는 학술적 내용은 대체로 고등학교 사회 탐구 윤리와 사상(나 때는 그냥 '윤리'였는데!)에서 다룰 정도의 내용이다. 물론 그 이외에 교과서에서는 배우지 못한 철학자들의 사생활이랄지 잡학 지식 등도 들어 있긴 하다. 실질적으로 이 책을 가지고 윤리와 사상을 배운다면, 글쎄, 딱 교과서에 나오는 정도 이외에 더 깊은 지식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은 학생들과 서양 철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서양 철학에 관한.. 2022. 6. 3. [책 감상/책 추천] 고이즈미 요시히로, <부처와 돼지> [책 감상/책 추천] 고이즈미 요시히로, 고이즈미 요시히로의 삼부작은 1권 , 2권 , 3권 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이 정식 번역되어 출간되기 전부터 국내에도 이 책을 좋아하는 팬들이 무척 많았던 모양이다. 뜨거운 요청에 따라 신장판으로 출간됐다고 하는 걸 보면. 나는 리디셀렉트에 이 책이 있길래 그저 '재밌는 만화인가?' 하고 접근했는데, 와, 정말 엄청 깊다. 네 한 페이지에 최대 여덟 프레임밖에 안 들어가는 만화인데도 내용이 정말 심오하다. 예컨대 이런 거다. 안 맞는 사람에게는 '뭐야 지금, 말장난하자는 거야?' 하는 반응을 일으킬 법한데, 소위 마음 공부라는 것을 조금 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말로 잘 풀어서 설명하라고 하면 딱 이러.. 2020. 12. 14. [책 감상/책 추천] 나탈리 크납,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책 감상/책 추천] 나탈리 크납, 책 표지에 쓰여 있는, '과도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아름다운 지적 여정'이라는 책 설명이 이 책을 잘 요약해 준다. 무언가의 번데기 같은 과도기,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그 불안한 시기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그 시기를 견디게 해 주는 사유가 담겼다. 되돌아보니 나는 정말 힘이 드는 시절에 철학 도서를 읽으며 견딜 수 있었다. 첫 직장을 다닐 때 정말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그때는 소로우(Thoreau)의 을 읽으며 힘을 냈고, 그다음 직장에서 혹사당할 때는 니체(Nietzsche)의 철학을 설명한 입문서를 읽고 멘탈을 보듬었다. 그리고 지금, 도대체 내가 여기에서 잘하고 있긴 한 건지, 돌아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시기에 이 책을 만났다.. 2020. 7.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