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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7

[책 감상/책 추천] 후아 쉬, <진실에 다가가기> [책 감상/책 추천] 후아 쉬, 대만계 미국인 작가의 슬프고 내밀한 회고록. 저자는 대학교에서 켄이라는 이름의 일본계 미국인 친구를 만나는데, 그의 첫인상은 저자가 친구가 되고 싶은 류의 인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둘은 같은 기숙사 건물을 사용했고 점점 친해진다. 그와 철학적인 이야기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거의 반쯤 장난이긴 하지만) 같이 영화를 만들 계획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켄은 밖에 나갔다가 강도 무리를 만나 살해당한다. 저자와 켄의 친구들은 당연히 큰 충격에 휩싸인다. 이 회고록은 그리운 친구에 대한 저자의 기록이다. 둘이 친해진 순간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썼다.그 순간의 경험. 우정의 앞을 내다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서로가 점점 나이를 먹고 헤어지리라는 사실을 알고.. 2025. 10. 13.
[책 감상/책 추천]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책 감상/책 추천] 타라 웨스트오버, 교육과 특히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쓴다는 것, 또는 삶을 되돌아본다는 것의 의미에 관한 감동적인 회고록. 예전부터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이북으로 산 것은 6월 초, 실제로 이 책을 읽은 건 7월 후반 휴가 기간이었다. 마침내 이걸 끝내다니! 확실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아이다호의 산간벽지 벅스피크에서 나고 자랐다. 그녀의 부모님은 모르몬 교도로, 일곱 아이들(저자 타라 위로 다섯 명의 오빠가 있고 언니가 한 명 있다)을 학교에 보내 정규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아버지는 폐철 처리장에서 일했고, 어머니는 블렌딩 오일을 만들어 팔거나 산파로 일했다. 아이들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일을 도와야 했다. 대체로 글 .. 2025. 8. 8.
[책 감상/책 추천] 저넷 월스, <더 글라스 캐슬> [책 감상/책 추천] 저넷 월스,   미국의 칼럼니스트 저넷 월스가 쓴 회고록. 동명의 영화 (2017)의 원작이다. 저자는 회고록을 쓸 만한 인생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 주는 듯한 삶을 살아왔다. 이 책과 저자의 삶 소개는 이 책의 첫 문단만 보여 줘도 충분할 정도로 첫 문단이 아주 인상적이다.그때 나는 택시에 타고 있었다. 그날 밤 모임에 지나치게 화려하게 입은 건 아닌지 생각하며 차창을 바라본 순간, 엄마가 덤프스터(대형 쓰레기 수납기.-옮긴이) 속을 파헤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막 해가 진 무렵이었다. 사납게 몰아치는 3월의 바람이 맨홀 구멍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휘저었고, 사람들은 옷깃을 세우고 인도를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차는 파티 장소까지 두 블록 남은 곳에서 꿈쩍도 못 하고 있었다.첫.. 2024. 10. 25.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저자의 어머니와 저자가 같이 쓴, 저자 어머니의 회고록이라고 할까. 어머니가 먼저 당신의 삶을 구술하면 이를 저자가 받아 적고, 저자가 자신이 보고 느낀, 그리고 해석한 어머니의 삶에 대해 썼다. 어머니와 딸이 번갈아 가며 서술하는 구조 덕분에 기성 세대와 (나름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겪은 삶, 생각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제목에 쓰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쓴 문장에서 따 온 것이다. 그녀는 한평생 어머니에게 헌신했는데, 저자는 이 문장을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이 문장에서 (여성) 작가가 되는 일이 불러일으켰던 ‘절망’을 읽어낸다. 디킨.. 2024. 6. 3.
[영화 감상/영화 추천] <Hillbilly Elegy(힐빌리의 노래)>(2020) [영화 감상/영화 추천] (2020) ⚠️ 본 영화 리뷰는 영화 (2020)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J.D.(가브리엘 바쏘 분)는 오하이오에서도 산골 촌동네 출신에서 ‘용’이 된 예일대 로스쿨 학생이다. 그는 여름 방학 동안 할 인턴 자리를 노려 보고자 온갖 중요한 사람들이 모이는 저녁 식사에 나간다. 어찌나 고급스럽고 수준이 높은 자리인지, 여자 친구 우샤(프리다 핀토 분)가 숟가락과 나이프는 바깥에 놓인 것부터 쓰고, 유난히 큰 숟가락은 수프용이라는 테이블 매너를 알려 주지 않았다면 아주 교양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 뻔했다. 그런데 같은 테이블에 앉은, 미래의 고용주가 될 수도 있는 한 남자가 J.D.에게 어디 출신이냐 묻더니, ‘힐빌리(hillbilly, ‘두메산골 촌뜨기’라는 뜻)’라느니.. 2024. 1. 26.
[영화 감상/영화 추천] Beautiful Boy(뷰티풀 보이, 2018) - 약물에 아들을 빼앗긴 아버지, 애도하다 [영화 감상/영화 추천] Beautiful Boy(뷰티풀 보이, 2018) - 약물에 아들을 빼앗긴 아버지, 애도하다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Felix Van Groeningen) 성공한 프리랜서 작가인 데이비드 셰프(David Scheff, 스티브 카렐 분)는 어느 날, 약물 중독 전문가를 찾아간다. 데이비드가 작가이며 자신이 쓰는 글에 도움을 얻기 위해 자신을 방문한 것이라 생각한 전문가는 책 제목이 무엇이냐 묻는다. 전문가의 질문에 데이비드는 자신은 프리랜서이며, 이번에 당신을 찾은 것은 일 때문이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잠시 놀랐지만 전문가는 무엇 좀 물어도 되겠느냐는 데이비드에게 그러라고 허락한다. 데이비드는 힘들게, 천천히 입을 뗀다. "제 아들이 약물 중독입.. 2018.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