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오마르,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오마르의 삶'이라는 유튜브 채널로 유명한 유튜버 '오마르'의 에세이.
원래 이분 유튜브 영상을 보며 '와, 이분은 뭔데 이렇게 맞는 말만 하지?'라고 생각했기에 읽어 봤다.
내용은 영상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공감하고 또 동의하지만, 이미 내가 유튜브 영상으로 본 내용이 여럿 있어서 다소 아쉽긴 했다.
내가 이분 영상을 다 찾아서 본 것도 아닌데 웬만큼 알 정도니까, 이분 영상을 많이 찾아 본 애청자라면 '굳이 책으로까지 또?' 싶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대략 내용은 괜찮다. 위에서 말했듯, 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동의할 만한 내용을 주로 공유하는 듯하다.
예컨대, '모든 이들에게 친절한 '천사'와 사귀면 오히려 힘들다', 또는 '참다 참다가 터뜨리지 말고 적당한 때도 적절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해라' 같은 것들.
찍먹은 부먹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데(그냥 자기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 먹기만 하면 되니까), 왜 부먹은 찍먹이 찍먹 할 권리까지 빼앗느냐는 말은 (내가 찍먹이어서가 아니라) 참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 무릎을 탁 쳤다. 다소 사소해 보이긴 해도 신선한 관점이라 재밌게 읽었다.
어떤 것들은 정말 핵심을 잘 짚는다. 예컨대 첫째, 계속 연애 내내 그 열정, 그 애정으로 잘해 줄 게 아니라면 썸 단계 또는 연애 초기에 100m 달리기 하듯 온 힘을 다해 잘해 주지 말고, 지속 가능한 정도로 좀 힘을 잘 분배해서 잘해 주라는 이야기.
또는 '인맥'이란 쌍방향이니 잘나가는 사람들을 그저 알아 두는 것만으로 자랑스러워하거나 든든해하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뭔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 즉 유용한 구석을 만들라는 이야기.
내가 변호사나 경찰 등을 알고 있어도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메리트를 못 느낀다면 동등한 입장에서 지인이나 친구가 되기 어렵고, 또 그들에게 도움받기도 어려울 테니까.
이런 얘기는 정말 귀 기울여 들어 두면 도움이 될 얘기들이라 아주 좋았다.
띠지 광고대로 조금 더 '오리지널'한 꼭지가 많았으면 좋겠지만, 유튜브에서 주로 활동하는 분이니 책만을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사용하면 유튜브 활동이 어려워지겠지.
그래서 유튜브 영상에 있던 내용을 글로 다듬어 책으로 낸 것 같다. 하지만 그럴 거면 보통 사람들이 그냥 영상을 보지, 왜 책을 사서 읽겠는가? 영상 보는 건 무료고 책 사서 읽는 건 돈이 드는데.
그러니 팬들을 책으로 유인할 수 있는,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건 박막례 할머니의 책에서도 느꼈던 점이다. 그래도 이 경우는 책에 막례쓰의 '인생 주요 사건'이나 '박막례 모의고사'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넣어서 그나마 책만의 메리트라는 게 어느 정도 있었다. 책 리뷰 참고.
2019/11/20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박막례, 김유라,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이 점은 책을 내는 다른 유튜버분들도 많이 고려해 보시면 좋겠다.
어쨌거나, 동네 형 또는 아는 오빠와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살아가는 데 아주 사소한 조언들을, 꼰대질 없이 듣고 싶다면 한번 살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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