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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무기력에서 무를 빼는 가장 쉬운 방법>

by Jaime Chung 202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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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무기력에서 무를 빼는 가장 쉬운 방법>

 

 

무기력할 때 기력을 내고 의욕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 얇고 간단해서 괜찮다.

 

뭐든 좋으니 자기충족적인 자신만의 암시를 만들라는 제안이나 암시의 효과가 떨어질 만한 생각은 일부러라도 피하라는 말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공감했던 세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첫 번째, 의욕도 습관이라는 말. 저자는 일본의 대표적이자 세계적인 야구 선수 이치로의 예를 든다. 이치로는 연습 벌레로 알려져 있는데, 저녁 7시에 시합이 있어도 오후 1시 반에는 구장으로 출근해 연습을 시작한단다.

기자가 "연습을 좋아하시나 보군요?"라고 물으니 이치로 선수는 "아니요, 연습은 싫어합니다. 좋아서 연습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그런데도 이치로 선수가 그렇게 꾸준히, 성실하게 연습하는 건 연습이 그에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하자면 "그가 평생 몸에 익힌 습관이지 억지로 의욕을 끌어올려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

일단 습관으로 만들어 놓으면 의욕이든 뭐든 생각할 필요가 없이 자동화가 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오래, 꾸준히, 성실하게 하고 싶다면 일단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도 이런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했는데, 1년 넘게 꾸준히 매주 포스트를 올리며 블로그를 운영해 올 수 있던 것도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양질의 포스트(책이나 영화 리뷰, 호주 문화 이야기 등)를 올린다는 나만의 약속이자 습관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돈은 의욕을 고취시킨다. "손에 잡히는 선물을 하라 - 보상의 기본" 꼭지에 나온 저자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사람은 돈을 받으면 열심히 일합니다. 반대로 돈을 받을 수 없다면 좀처럼 의욕을 내지 못합니다.

맞는 말이다. 의욕을 북돋고 싶다면 보상책이 있어야 한다. 좀처럼 의욕이 나지 않는 일을 할 때 '이 일을 하면 얼마를 나에게 선물로 주겠다'라고 스스로 보상을 설정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금액은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적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소액이라고 해도 보상이 있으면 의욕이 생긴다는 것이다. 음, 맞는 말.

그리고 다음 두 문단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은 느낌표를 머리 위에 띄운 부분인데 꼭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적어 올린다.

제발 기업인, 사장님, 윗분들은 이걸 보시고 참고해 주셨으면...

심리학 이론 중에 교환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교환 이론에 따르면 회사가 충분한 보수를 주는 경우에는 사원들도 그 보수에 대한 보상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합니다. 보수에 걸맞은 노력을 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회사가 인색하게 대응하면 어떨까요? 사원들도 이에 맞춰 노력을 줄입니다. 사원들이 보다 의욕적으로 일하기를 바란다면 회사에서 먼저 의욕이 생길 만한 보상을 해 줘야 합니다. 커피 한 잔, 볼펜 한 자루 마음껏 쓰지 못하게 쥐어짜면서 애사심 넘치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직원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는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욕심입니다.
실탄을 충분히 지급하고 "자, 이것을 가지고 싸우고 와라!"라는 말을 들으면 병사들도 분발하겠지만, 실탄도 없이 싸우라는 말을 듣는다면 결과는 뻔합니다. 전쟁에서 지는 것은 당연하고, 탈영병이 속출해 싸워 보기도 전에 지는 전쟁을 하게 됩니다.

보상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무실 한 곳에 드링크 바를 준비해서 원하는 음료를 마시면서 일하게 해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맛없는 차와 커피밖에 없거나 혹은 물조차 준비해 주지 않는 회사에 비하면 사원들의 의욕도 훨씬 충만해질 겁니다. 드링크 바를 갖추는 데 매달 경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원들이 힘을 내서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입니다.
인간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의욕적으로 일합니다. 아무런 보상도 없으면 의욕적으로 일하기 어렵습니다. 의욕적으로 일하지 않음으로써 보상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수지 타산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세 번째. "허들은 낮을수록 좋다 - 스몰 스텝의 원리"

심리학에는 스몰 스텝(small step)의 원리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습니다. 스몰 스텝, 즉 '낮은 계단'이라면 한 계단씩 뛰어 올라가는 일이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낮은 계단을 올라가는 경험을 하고 나면 다음에 조금 높은 계단과 맞닥뜨려도 기세를 몰아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기 스스로 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처음에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일전에 링크드인(linkedin.com)에서 이런 말을 봤는데 너무 인상이 깊어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

"Set your bars so low that you can just step off." 어떤 일을 할 때, 아주 쉽게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기대치를 낮추라는 말이다.

그러면 귀찮아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하며 하게 되고, 일단 해서 그 간단한 스텝을 넓고 나면 '그럼 요것도 한번 해 볼까?'라는 마음이 생겨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 바로 아래에 저자가 하는 말과 딱 이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허들을 낮게 만들어서 쉽게 뛰어넘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높은 허들을 뛰어넘으려면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사력을 다하다 보면 금방 지치게 되고, 이는 곧 의욕 저하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 책도 완벽하진 않다. 이미 여기저기 사방팔방에서 물어 뜯겨서 너덜너덜해진 '마시멜로 시험'을 인용하는 거나(이에 대한 비판은 여기저기 많으니 굳이 가져오진 않겠다), 언제적 얘기인지 모를 '바이오 리듬'을 언급하는 거라든지(이건 '유사 과학'이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우스울 정도다. 다른 건 적어도 어떤 연구자가 어떠한 실험을 해서 어떤 결과를 얻었다 이런 구체적 증거를 잘만 대더니 이건 도대체 왜 아직도 믿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오타('일 자체'라고 해야 하는데 '일 차제'라고 써 놓는 얼척 없는 수준의)까지... 

이것들만 어떻게 손봤어도 취향을 탈지언정 적어도 어딜 가나 까일 구석은 없는 책이 됐을 텐데. 아쉽다.

 

어차피 의욕을 고취하는 방법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니까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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