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Straya', 다운 언더 - 호주의 여러 이름과 뜻
이 블로그의 유입되는 검색어를 그간 쭉 보니, '오스트레일리아' 또는 호주의 뜻을 알고 싶으신 분들이 많은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다들 아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연방의 자치국'인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는 '남쪽의'라는 뜻의 라틴어 '아우스트랄리스(Australis)'에서 유래했다.
2세기에 '미지의 남쪽 땅', 즉 '테라 아우스트랄리스 인코그니타(terra australis incognita)'라는 전설이 있었는데 모험가 매튜 플린더스(Matthew Flinders)가 지금의 호주 대륙을 발견하고 이 땅을 '테라 오스트랄리스(terra australis)'라고 지었다(그 전에 네덜란드인들이 이 지역을 발견했을 때는 이곳을 '노바 홀란디쿠스(Nova Hollandicus)', 즉 '뉴 홀랜드(New Holland)', '새로운 네덜란드'라 불렀다).
플린더스는 1804년에 만든 해도에서 대륙의 이름을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라고 바꾸어 붙였다('오스트랄리스'에 나라나 땅 이름에 붙이는 접미사 '-ia'를 붙인 후 영어식으로 읽어 보시라).
그가 1814년에 영국에 돌아와 자신이 발견한 것을 공표하자 영국 해군성(British Admiralty)은 이 땅의 이름을 '테라 오스트랄리스'라고 바꿀 것을 명했다.
당시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 주의 총독이었던 맥쿼리(Macquarie)는 플린더스가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이름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영국에 보내는 공문서에 이 이름을 사용했다.
1824년에 결국 영국 해군성도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이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실 (아무도 이렇게 안 부르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공식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 (영)연방(Commonwealth of Australia)'이다.
호주인을 가리키는 'Aussie'도 이 나라 이름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에서 유래한 것이다('오스트레일리안(Australian)'이라고 해도 되지만 호주인들은 뭐든 줄이는 걸 좋아하니까ㅎㅎ).
이 단어는 '[|ɔ:zi(오지)]'로 발음한다('오씨'가 아니다!). 'Aussie' 대신에 'OZ'라고 쓰기도 한다.
나라 이름을 첫 세 글자로 줄여서 표기할 때는 AUS라고 쓴다.
덧붙여 현재 호주의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은 .au인데(우리나라는 .kr) 원래는 .oz였다.
그래서 .oz이던 도메인은 .oz.au로 바뀌었다(프로그래머인 내 호주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네들은 당시 thewizardof.oz 도메인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했다고ㅋㅋㅋ).
'호주'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를 음차(音借, 소리를 빌림)한 것이다. '濠洲(호주)' 외에도 '澳大利亞(오대리아), 濠太剌利(호태랄리), 濠斯剌利(호사랄리), 濠太剌利亞(호태랄리아), 豪斯多剌利(호사다랄리)' 등이 있다.
이 '호(濠)'를 찾아보면 사전엔 이렇게 나온다.
1. 호주((濠洲), 나라의 이름
2. 오스트레일리아의 준말
3. 해자(垓子: 성 밖을 둘러싼 못)
4. 도랑(매우 좁고 작은 개울)
호주 사람들도 자기 나라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ABC(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호주의 뉴스사)에 따르면 'Australia'라는 나라 이름을 호주인들은
Austraya
Osstralia
Awstralia
uhStralia(= 'Stralia = 'Straya)
등으로 잘못 발음한다고 한다. 맨 마지막 건 1988년에 '우리가 우리 나라 이름을 이렇게 잘못 불러서야 되겠는가' 하는 칼럼의 대상이 되었을 정도로 유래가 깊은(...) 발음이라고.
그렇지만 호주인들은 자기 나라를 편하게 그냥 'Straya' 하고 불러 왔다. '오스트레일리아'를 그냥 캐주얼하게 줄인 것이다.
호주를 부르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다운 언더(Down Under).' 이때는 뉴질랜드도 포함한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남반구에 있다 보니 (서양 기준으로 봤을 때) 다른 국가들 '밑에' 있는 것처럼 보여서 이렇게 부른다.
호주 밴드 Men at Work가 부른 "Down Under"는 호주인에게 애국가 뺨치는 노래로 여겨진다. 우리로 치면 '독도는 우리 땅' 급이라고 할까.
비록 이 노래를 쓰고 부른, 밴드의 보컬리스트 Colin Hay는 그런 애국적인 의도로 곡을 쓴 게 아니라고 하지만, 호주인들이 이 노래를 사랑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래 영상을 틀어 노래를 들어 보면 알겠지만 "Do you come from a land down under?"라는 가사가 나온다.
또한 노래 속 남자는 웃으며 '베지마이트' 샌드위치를 만들어 준다. 베지마이트는 호주인들이 사랑하는 스프레이드이다.
(자세한 설명은 이 포스트 참고: 2018/07/27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은 이것 없이 못 살아! 베지마이트(Vegemite))
이보다 호주스러운 노래는 없다!
러시아계 호주인 복싱 챔피언 코스챠 추(Kostya Tszyu)는 "The Thunder from Down Under('다운 언더'에서 온 천둥)"라고 불렸고, 호주인 스누커(snooker, 흰색 큐볼 하나로 빨간색 공 15개나 다른 색깔의 공 6개를 일정한 순서대로 쳐서 포켓에 넣는 당구의 일종) 선수 닐 로버트슨(Neil Robertson)도 같은 별명으로 불렸다.
2004년에 '미스 오스트레일리아' 제니퍼 호킨스(Jennifer Hawkins)가 미스 유니버스로 뽑히자 호스트인 빌리 부시(Billy Bush)도 그녀를 같은 별명으로 불렀다.
재미있는 건, 이 '다운 언더'라는 별칭이 여기저기 자주 쓰이자 유명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라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절대로 제목에 '오스트레일리아'를 써서는 안 되고 대신에 '다운 언더'라고 해야 한다"라고 장난스럽게 말했을 정도이다('뫄뫄 from Down Under' 하는 영화가 너무 많아서 ㅋㅋㅋ)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스트레야(Straya)', 그리고 '다운 언더'까지 호주의 여러 이름과 그 의미를 알아보았다.
여러분의 궁금함이 속 시원하게 해결되었기를 바란다.
아래는 이 포스트 작성에 참고한 웹사이트들 목록이다.
http://www.sheppardsoftware.com/Oceaniaweb/factfile/Unique-facts-Oceania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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