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좋은 일도 하고 소시지도 맛보세요! 소시지 시즐(sausage sizzle)
우리나라에서는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대개 바자회를 하는 것 같다.
어느 집이든 지금은 안 쓰지만 쓸 만한 물건이 한두 개쯤은 있는 데다가 물자 절약이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반면에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는 자선 행사를 열 때 흔히 소시지를 구워서 판다. 이걸 '소시지 시즐(sausage sizzle)'이라고 한다.
학교나 로터리 클럽(rotary club), 또는 시민 단체에서 공공선을 위한 일에 기금을 모으고 싶을 때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 1788년 1월 26일, 호주 대륙에 처음으로 도착한 영국 함대를 기리는 날)나 선거 날(Election Day, 2013년과 2016년 연방 선거 때는 호주 트위터 사용자들 '#democracysauge(민주주의 소시지)'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했다)에도 소시지를 굽는다.
하드웨어 체인인 '버닝스 웨어하우스(Bunnings Warehouse)'에서도 바베큐 설비를 그 지역 커뮤니티에 대여해 주는데, 보통 주말에 열리는 '소시지 시즐'은 이 브랜드 하면 바로 연상될 정도이다.
(버닝스 웨어하우스의 소시지 얘기는 이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다.
그럼 소시지 시즐에서는 뭘 구워서 파느냐? 당연히 소시지이다. 고급 소시지는 아니고,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소시지인데, 호주에선 소시지를 'snag'라고 한다.
이걸 바베큐로 구워서 평범한 식빵에 올려서 먹는데, 토마토소스 정도는 무료로 제공한다.
양파도 캐러멜라이즈(caramelise)해서 주기도 하는데 무료일 수도 있고 50센트 정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할 수도 있다.
빵도 식빵이 아니라 다른 롤빵으로 고를 수도 있고, 음료수를 팔기도 한다.
소시지 시즐에 필요한 식품, 재료는 기금을 많이 모으기 위해 대개 자원봉사자들이 무료로 제공하거나 싼값에 사 온다.
참고로 호주에서 바베큐(barbecue) 그릴에 소시지/고기를 굽는 건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일로 여겨진다. 재료 손질 정도는 여자가 할 수 있지만 직접 굽는 건 남자가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위의 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시지 시즐(또는 다른 자선 행사)에서는 대개 'gold coin donation'이란 걸 부탁한다. 소시지값으로 1~2달러를 기부해 달라는 것이다.
위키페디아 토론 페이지를 보니 캐나다나 미국, 영국에서는 이 표현을 들어 본 사람이 없단다.
호주 1달러, 2달러짜리 동전(지폐가 아니다)이 금색인 데서 유래했다.
만약에 호주에서 소시지 시즐을 마주친다면 좋은 일에 기부도 할 겸 소시지를 하나 사서 드셔 보시라.
그냥 팬프라이(pan-fry)한 소시지와는 정말 다르다. 음, 바베큐 그릴의 맛! 먹고 싶다...
아래 사이트를 참고해서 포스트를 작성했음을 알린다.
https://en.wikipedia.org/wiki/Sausage_sizzle
https://en.wikipedia.org/wiki/Wikipedia:Reference_desk/Archives/Miscellaneous/2007_August_1
https://www.beafunmum.com/2016/10/what-is-an-aussie-sausage-sizz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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