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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 나누기

[아는 것 나누기] 현실 vs 게임 - 심시티에는 왜 주차장이 없을까?

by Jaime Chung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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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 나누기] 현실 vs 게임 - 심시티에는 왜 주차장이 없을까?

 

나는 어릴 적에 게임을 좋아했다. 현재의 나는 아주 가끔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 이외에 게임을 전혀 안 하는데, 어릴 적엔 오빠의 영향을 받아 게임을 자주 했다. 대체로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나 ‘시저 3’, ‘심즈’, ‘심시티’처럼 건물을 짓고 (놀이공원이든 도시든) 뭔가를 운영해 나가는 게임을 즐겨 했다. 심시티를 플레이할 때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그걸 몰라 주는 시민들 때문에 속상했다…

 

이미지 출처

 

어쨌든 나름대로 몽글몽글한 추억을 가지고, ‘심시티’ 주요 개발자(lead developer)의 인터뷰를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참고로 이 인터뷰는 무려 10년 전 것이다(2013년 5월에 업로드). <디 애틀랜틱>지의 기자가 개발자인 스톤 리브란데(Stone Librande)와 인터뷰를 하면서 ‘(게임 제작을 위해) 실제 도시들을 관찰하면서 놀란 점이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개발자는 이렇게 답했다.

기자: 다른 실제 도시들을 측정하면서, 놀라운 패턴이나 공간 관계를 발견하셨나요?
개발자: 네, 단연코요. 가장 큰 건 주차장인 것 같아요. 저희 동네에 있는, 별로 크다고 생각하지도 않은 슈퍼마켓을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실제 가게보다 주차장이 얼마나 더 큰지 정말 놀랐습니다. 그건 좀 문제가 됐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실제 도시들을 모델 삼으려고 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실제 세상에 주차장이 너무 많다는 것 주차장 문제에 있어서 실제와 비율을 똑같이 한다면 우리 게임이 정말 지루해지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기자: ‘심시티’가 아니라 ‘심주차장’을 만드는 셈이 되었겠군요.
개발자: (웃음) 맞아요. 그래서 우리는 게임 내에서 주차장이 지하에 있다고 상상해요. 게임 내에 주차장이 있긴 하고, 그걸 현실과 비슷한 크기로 만들려고 노력하긴 하지만요. 그러니까, 만약에 작은 슈퍼마켓이 있다면 예닐곱 개의 주차 자리를 옆에 두고, 큰 컨벤션 센터나 프로 경기장이 있다면 진짜 커 보이는 주차장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진짜 슈퍼마켓이나 프로 경기장이 가진 것에는 못 미칠 겁니다. 우린 최선을 다하면서도 게임이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그렇다. 현실 세계에는 주차장이 많지만 그걸 그대로 게임으로 옮겼다간 건물 반, 주차장 반이 되어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을 것이기에 심시티 개발자들은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있다’라고 설정해 버렸다. 현실 세계에 주차장이 아무리 많이 있다 해도 도심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대체로 주차 문제가 심각한데 그걸 굳이 게임 속에까지 현실적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게임은 아무래도 일종의 환상이고 상상이니까. 게임이 현실의 논리를 따랐다면 애초에 판타지(마법사나 엘프, 몬스터 등이 등장하는) 장르의 게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에선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집약적 주차장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게임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상상은 해 볼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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