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Aquaman(아쿠아맨)>(2018)

와, 슈퍼히어로물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어이가 없는 영화다. 줄거리 소개도 과분할 영화라 그냥 간단히, ‘아틀란티스의 후예인 엄마와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제이슨 모모아 분)가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이 되는 이야기’라고만 해 두겠다.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사실 이 영화의 줄거리란 게 쓸데없이 복잡하기도 하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한 가진 불만을 하나하나 나열해 보자면 이렇다. 첫 번째, 제이슨 모모아는 바닷속 왕국의 왕다운 비주얼의 소유자이지만, 영화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다. 두 번째, 물속에서 인물들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살랑살랑 흔들리는 효과 같은 특수 효과는 참으로 놀랍고 인상적이지만, 그걸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어쩌면 혹자 말대로 물이나 물 속 존재들과 관련해서 뭔가를 멋지게 만들기는 불가능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예를 들어서, 아서의 어머니인,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비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분)나 아틀란티스 왕국의 공주 메라(앰버 허드 분)의 옷이나 장신구 등은, 엄청 예쁘지는 않아도 봐줄 만은 하다. 그런데 완전히 물고기나 갑각류의 모티브를 살린 옴 왕(패트릭 윌슨 분)의 갑옷이나 투구 장식, 갑각류 괴물들은 정말 못생기고 하찮다. 심지어 ‘블랙 맨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디자인은 초등학생이 했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고 우스꽝스럽다. 로키처럼 멋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악역 따위 기대도 안 했는데 이렇게 우스운 악역은 상상도 못 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을 잘 모르겠다. 아서는 그래서 ‘물불 안 가리고 일단 돌진하는’ (그래서 나쁜 머리를 뛰어난 피지컬로 커버하는) 성격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고(갑자기 왜 그리스 역사를 그렇게 잘 알지? 그래 보이지는 않는데…), 메라야말로 이렇다 할 ‘성격’이란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용기가 있고 정의를 추구하는 것 같으면서도 세상(정확히는 물 위 인간들의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한 아가씨 같은 면모도 있고… 딱 이거다 하는 단일한 캐릭터성이 없다. 앰버 허드라는 배우의 개인사는 둘째 치고, 그 비주얼을 가진 캐릭터를 그렇게 쓴다고? 게다가 다른 영화는 몰라도 여기에서만큼은, 앰버 허드의 연기력이 실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메라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데? 좀처럼 감이 안 잡힌다. 메라나 아서나 둘 다, ‘그래서 걔는 어떤 앤데?’라고 물어보면 성격을 단순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아서와 메라 둘을 붙여 놓고 로맨스를 진짜 억지로 만든다. ‘자, 이제 로맨스 파트 들어갑니다!’ 하고 떠먹여 주는, 아니 목구멍으로 들이미는 듯한 로맨스 장면은 솔직히 너무 오글거려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니 도대체 왜… 그렇다고 로맨스가 아닌 유머는 괜찮으냐 싶으면 그것도 실패했다. 영화 흐름을 뚝뚝 끊는, 역시나 억지스러운 유머. 좀 자연스럽게 잘 녹여 냈으면 괜찮았을 텐데…
결론적으로, 깊게 생각하지 안고 그냥 화려한 특수 효과와 비주얼만 보면 즐거울 영화, 조금만 더 생각해 보고 곱씹어 보면 실망스러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보고 나니 남은 것은 제이슨 모모아의 비주얼뿐인데 그나마 아주 후반에는 이상한 게 껍질 같은 갑옷 때문에 가려져서 아쉬웠다. 이걸 도대체 누구에게 권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안 하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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