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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샤넬 밀러, <뉴욕 양말 탐정단>

by Jaime Chung 2026.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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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샤넬 밀러, <뉴욕 양말 탐정단>

 

 

내가 진짜 너무너무 감탄하며 읽은 에세이 <디어 마이 네임>의 저자가 쓴 아동 소설. <디어 마이 네임>은 저자가 성폭행을 당한 후 쓴 피해자 진술서에서 시작되었고(이 피해자 진술서가 바이럴을 타고 큰 공감을 얻어 유명해졌고, 그다음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당연하지만 이 아동용 소설과는 장르부터가 다르다. 에세이이자 회고록이라 할 수 있는 <디어 마이 네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일까, 그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가 명문이었다.

 

이 짧은(종이책 기준 152쪽) 아동용 소설은 초등학생들이 타깃인 것 같다. 어른이 읽어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아이들 감성과 어른 감성은 다르니까… 그래서인지 <디어 마이 네임>에서 칼을 갈고 쓴 것 같은 그 처연한 느낌의 문장들이 여기에서는 안 보여서 아쉬웠다. 다시 말하지만 장르가 다르니까…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뉴욕에 사는 10세 소녀 매그놀리아 우.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매그놀리아의 부모님은 이곳에서 세탁소를 한다. 매그놀리아는 아이리스라는 동갑내기 여자아이와 친구가 되어, 사람들이 세탁소에 놓고 간 한 짝만 남은 양말들을 주인들에게 찾아 주기로 하는데… 그래서 제목이 <뉴욕 양말 탐정단>이다.

 

저자는 이게 자신의 ‘드림 프로젝트’였다고 말한다. 저자를 닮은 게 분명한(외적으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성격이나 특징 등이 그렇단 얘기다) 매그놀리아라는 소녀를 보고 있으면, 아시아인 소녀가 주인공이 되어 무엇이든 해내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거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나는 아동 소설을 읽고 싶었던 게 아니거든요… 저자가 성폭행이라는 큰일을 겪은 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너무너무 멋지고, 그를 존경하기에, 저자가 계속 그런 류의 글만을 써야 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그냥 내가 아동 소설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게 크게 나에게 와닿지 않는 거다. 그리고 중국인도 물론 아시아인이지만, 중국인이 마치 아시아인의 대표인 것처럼, 중국인(또는 중국계)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는 게 한국인 입장으로서 그렇게 크게 반갑지는 않다. 아니, 아시아인이 주목받고 인정받는 건 좋지만, 그게 마치 말하자면 <Kpop Demon Hunters(케이팝 데몬 헌터스)>(2025) 같은 큰일을 해낸 같은 한국인을 볼 때만큼 막 자랑스럽고 기쁘고 고맙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한국인도 아닌데 왜? 게다가 이 소설 속에 중국인이랑 일본인은 (딱 한 명) 나오지만 한국인은 안 나와서 약간 삐친 것도 있음… 동아시아 세 나라에서 한 나라만 빠진 건 좀 그렇지 않아? 같은 동아시아인들끼리 이렇게 쩨쩨하게 굴지 맙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 있는 중국계 미국인 소녀들에게는 큰 힘이 될지도 모르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음, 그런가…’ 싶다. 아, 개인적으로 제일 아쉽고 ‘왜?’ 싶었던 건, 책 끝에 나오는 저자 소개에 <디어 마이 네임>은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아동들이 이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끔찍한’ 일을 다룬 <디어 마이 네임>은 아동 정서 교육상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해 아예 언급조차 안 한 걸까? 하지만 같은 저자가 쓴 책을 제목조차 말하지 않고 아예 없었던 셈 치는 것도 일종의 거짓말 아닌가? 저자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피해자였을 뿐인데 왜 그걸 덮어 놓고 쉬쉬하는 거지? 아무리 어린이 출판사라지만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어쨌거나 이거 다음에 저자가 <The Moon Without Stars>라는 소설도 썼는데 그것 역시 이것과 비슷한 나이대의(미국에서 7학년이니까 12-13세) 소녀가 주인공이라서 역시 내가 공감하기는 어려울 듯. 작가님은 계속 응원할 테니 성인 독자를 위한 소설 같은 것도 하나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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