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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숀다 라임스,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by Jaime Chung 201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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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숀다 라임스,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저자 숀다 라임스는 인기 TV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와 <스캔들>의 작가 겸 제작 책임자이다.

어릴 적부터 이야기를 지어내기를 좋아하고, 말이 없고 내성적이며,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녀는 바쁘게 일하고 싱글맘으로 아이 셋을 키우며 성공적이고 '완벽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해 추수 감사절, 큰언니가 내뱉은 여섯 마디로 그녀의 인생이 바뀌었다.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

사연은 이러했다. 추수 감사절 요리를 하는 큰언니 옆에서 숀다는 아이들을 돌보며 수다를 떠는데 이런 파티, 총회, 토크쇼 등등에 초대를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큰언니는 그걸 들어 주다가 그래서 그중에서 뭐 하나라도 하겠다고 한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숀다는 당황해서 너무 바빠 다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은 일도 하고 싱글맘으로 애들도 키우느라 바쁘다고 변명했다.

그래서 큰언니가 그 말을 한 것이다.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

얼마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그 말은 놀라운 효과를 냈다. 어느 날 밤 숀다는 그 여섯 마디를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어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결심한다. "이제는 좋다고 말하기 시작해야 하는 시점일 수 있었다."

그래서 일 년 동안 '예스'라고 말하기로 결심한다(참고로 원제가 'Year of Yes'인데 왜 국내 번역서 제목이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자기 사랑' 키워드를 삽입한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인지는 이야기 말미에 나온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건 사랑"이었다는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그렇게 결심하고 나서 처음으로 말한 '예스'는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 연설을 해 달라는 부탁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러고 난 다음에는 ,지미 키멀 라이브> 출연 섭외를 받아들이는 것. 사실 그녀는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는 일에 부닥치면 공황 발작이 올 정도로 심각하게 불안해했다.

그렇지만 일 년간 '좋다고 말하는 도전'을 시작하기로 한 이상,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라이브 대신 녹화 방송으로 출연한다는 조건하에 섭외를 승낙한다. 

이렇게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숀다를 보고 있으면 안전 지대를 벗어나는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에서 수여하는 엘리너 루스벨트 '전 세계 여권상'을 받은 그녀답게, 그녀는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은 밝힌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자들에게 흔히 하는, "어떻게 그걸 다 하세요?"라는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그녀는 '엄마라고 어떻게 혼자 다 하죠?'라는 꼭지를 대놓고 이렇게 시작한다.

"내게는 끝내주는 베이비시터가 있다."

왜냐하면 사회는 여성이 일과 집안일(육아 포함)을 완벽하게 해내기를 기대하지만, 사실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불가능한 저글링을 헤어스타일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에 휘트니 휴스턴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려고 매일 아침 1시간씩 머리 손질을 했다.

손끝을 데어 가며 고데기와 헤어스프레이와 씨름을 해도 완벽하게 우상의 머리를 따라 할 수는 없었다.

대학 졸업 후 5~6년 후, 어느 미용실에서 그녀는 '진실'을 알게 된다. 숀다가 지나가는 말처럼 고등학교 시절에 휘트니 휴스턴의 헤어스타일을 좋아했다고, 따라 하려고 애썼다고 말하자 미용사는 눈물을 닦으며 웃다 말고 말한다.

"어쩜 좋아. 그거 가발이었던 거 알죠? 마음만 먹으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잠깐만요. 가발 카탈로그 들고 와서 보여 드릴게요…."

말인즉슨,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해 봤자 소용이 없고, 에너지만 낭비하는 일이란 거다. 누가 그 사실을 진작 알려 주었더라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동안 무슨 수로 집안일과 가족을 챙겼는지 쉬쉬하는 엄마들, 클론이나 시간을 되돌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시계라도 있는 것처럼 구는 그들로 인해 다른 엄마들은 오늘도 고데기를 꺼내 들고 있다.

그러지 말자. 우리, 쓸데없이 고데기를 꺼내게 하지 말자. 제니 매카시는 우리 가족의 베이비시터다. 나는 아무라도 물으면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다. 나 혼자 그 모든 걸 감당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
"일과 가정은 어떤 식으로 병행하세요? 워킹맘들에게 전할 노하우가 있을까요? 이 바쁜 시대에 무슨 수로 균형을 모색하는지 비법이 있으신가요?"
이제는 대답할 수 있다. 글루건도 아니고. 집에서 만든 쿠키도 아니고. 밤늦게 세탁기를 돌리는 것도 아니고.
어떤 엄마도 낙오시키지 않는 것이다.
"제니 매카시가 있거든요. 제니 매카시가 있어서 그 많은 일들을 감당할 수 있어요."
정말 홀가분하다. 물론 기자는 걸음을 옮기며, 제니 매카시가 내 삶에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라는 데 몹시 어리둥절해할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백기를 흔든다. 항복이 승리의 지름길이다. 자매여, 고데기를 치우자.
엄마 전쟁이 끝났다.

 

그녀는 또한 '좋아 도전'의 일부로 남들이 자기에게 해 준 칭찬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나를 칭찬할 의무는 없다. 사람들은 좋은 뜻에서 칭찬을 한다. 칭찬을 하고 싶기 때문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다. 따라서 칭찬을 들었을 때 아니라고 하면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말이 된다. 괜한 시간 낭비라고 얘기하는 꼴이 된다. 그들의 취향과 판단을 의심하는 꼴이 된다. 그들을 모욕하는 꼴이 된다.
앞으로는 누가 칭찬을 하면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자.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와 느끼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
말만 하시라. 그리고 중요한 건 이거다. 누구에게나 훌륭한 면이 있다는 것. 여러분도 그렇다. 저기 저 아가씨도 그렇다. 왼쪽의 저 남자에게도 몇 군데 있다. 하지만 그걸 캐내려면 먼저 인정해야 한다. 믿어야 한다.세리나는 친구가 자기보다 테니스를 못 친다는 데 속상해하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는다. 세리나만큼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테니스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걸 현실로 이루고,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예스'뿐 아니라 '노'라고 거절하는 법도 배운다. 팸(가명)이라는 친구가 사실은 자기가 생각했던 그런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직면하며 그녀의 무리한 부탁에 거절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 이외에도 그녀는 더 많은 것을 배우는데 더 이상 말하면 책 내용 절반이 넘어가는 거 같아 재미가 없을 듯하니 이쯤 해 두겠다.

 

결국 '좋아 도전'이 끝난 1년 후, 그녀는

  • 58킬로그램 감량에 성공하다
  • 칭찬의 말을 있는 그대로 고맙게 받아들이다
  • 나를 좀먹는 인간관계를 정리하다
  • 쓸데없는 겸손을 벗고 자뻑의 갑옷을 입다
  • 무례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거절하다
  • 학부모 총회에 나가 개소리에 반박하다
  • 모교를 찾아 졸업식 축사를 하다
  • 여성 리더들 앞에서 유리천장에 관해 연설하다
  • TV 쇼에 출연하여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다.

 

이런 기적을 이루어 낸 그녀의 활약이 궁금하신가? 궁금하시다면 한번 이 책을 읽어 보시라. 

그녀처럼 1년간 모든 일에 '예스'라고 외치며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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