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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607

[책 감상/책 추천]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책 감상/책 추천] 마거릿 미첼, 소개가 필요 없는 고전을 드디어 다 읽었다!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5일을 읽되, 빼먹은 날이 있으면 주말에 벌충하는 식으로 3개월에 걸쳐 다 읽으려고 계획했으나, 총 24일 만에 다 읽었다. 상 권은 10일, 중 권은 7일, 하 권은 7일, 평균 한 권당 8일이 걸려 끝냈다.우리나라에서도 비비안 리가 스칼렛으로, 클라크 게이블이 레트 버틀러로 분한 영화 (1939) 덕분에 이 원작 소설도 잘 알려져 있다. 솔직히 이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까지 나에게 는 미국 남부의 때 지난 영광을 추억하는 작품이라는 이미지였는데, 읽고 나니 그 이상이라는 걸 알았다. 솔직히 원작/영화가 나온 지 80년이 넘었기에 지금 이 작품의 줄거리를 말한다고 해서 스포일러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2025. 4. 16.
[책 감상/책 추천] 유권조, <연중무휴 던전: 던전의 12가지 모습> [책 감상/책 추천] 유권조,   던전을 주제로 한 소품 12편을 모은 소품집. 단편소설보다 더 짧아서 앞뒤로 ‘들어가기’와 ‘나오기’에 해당하는 글까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책 기준 153쪽밖에 안 된다. 이 책은 이세계에서 쓰인 이라는, 사사메토 쿤탄(이라는 가상 작가)의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설정이다. 기가 막힌 판타지 세상 ‘차모니아 대륙’의 문학을 독일어로 옮겼다는 설정의, 독일 작가 발터 뫼어스의 ‘차모니아 시리즈’가 떠오르지 않는가(혹시 이 소설 시리즈를 모르신다면 한번 검색해서 살펴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나는 이걸 어릴 때, 블로그를 시작하기 훨씬 전에 읽어서 보여 드릴 리뷰가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판타지 문학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읽어 보셔야 한다!). 이 책을 거.. 2025. 4. 14.
[책 감상/책 추천] 카를로스 푸엔테스, <아우라> [책 감상/책 추천] 카를로스 푸엔테스,   와… 어렵다. 종이책 기준 106쪽밖에 안 되는 짧은 책이고, 개중에 절반은 저자 본인이 ‘나는 를 어떻게 썼는가’ 하고 나름대로 설명하는 글과 역자의 후기라서 실질적으로 소설만 따지면 한 50쪽 정도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정말 어렵다.사실 줄거리 자체는 그래도 따라갈 만하다.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젊은 사학자 펠리페 몬테로는 사학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이 일자리에 지원하러 콘수엘로 부인의 집에 간다. 콘수엘로 부인은 고인이 된 자신의 남편 요렌테 장군의 비망록을 정리해 줄 것을 펠리페에게 요청하고, 그동안은 이 집에서 지내라고 한다. 콘수엘로의 조카라고 하는, 아우라라는 이름의 어여쁜 소녀에게 반한 펠리페는 그 집에서 머무는 동안 아우라.. 2025. 4. 11.
[책 감상/책 추천] 에드워드 애슈턴, <미키7> [책 감상/책 추천] 에드워드 애슈턴,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2025)의 원작 소설이다. 원작은 ‘미키 7’밖에 안 됐는데 영화는 왜 ‘17’이냐면, 봉 감독은 “그럼 미키를 10번을 더 죽일 수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스티븐 콜베어와의 인터뷰에서). 농담일 거고, 원작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자기의 영화와 헷갈리지 않도록 살짝의 변주를 준 것일 테다. 영화 트레일러를 보신 분들은 이 책의 줄거리도 대충 아실 것이다. 주인공 미키 반스는 ‘익스펜더블’이다. 자신의 신체 정보와 기억 등이 몽땅 저장되어, 익스펜더블 본인이 죽으면 몇 번이고 그를 복제해 낼 수 있다. 이렇게 몇 번이고 복제해 내는 이유는? 그야 당연히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임무에 보내기 위해서다. 미키는 모종의 이유로 다리우스.. 2025. 4. 9.
[책 감상/책 추천] 강성은 외 7인, <바리는 로봇이다> [책 감상/책 추천] 강성은 외 7인,   기존 설화/동화를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쓴 단편소설들 모음. 강성은, 김미월, 김유담, 김현, 박서련, 배예람, 오한기, 조예은 등 작가 8명이 참여했다.각 작품을 소개하기 전에 전반적인 평을 내리자면, 모든 작품이 공통적으로 가진 현대 동화 같은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이런 앤솔러지가 대체로 그러하듯 개인 취향과 작가의 역량에 따라 좋은 작품, 마음에 드는 작품과 별로인 작품이 극명하게 나뉜다. 대체적으로 고만고만하게 괜찮거나 고만고만하게 별로인 앤솔러지는 잘 못 봤다. 이제 한 편씩 소개를 하자면, 일단 내가 좋아하는 박서련 작가의 작품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바리데기 설화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59명의 로봇 공학 박사들이 심혈.. 2025. 4. 7.
[책 감상/책 추천] 양귀자, <모순> [책 감상/책 추천] 양귀자,   솔직히 이토록 유명하고 호평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는 소설에 대해 리뷰를 쓰기가 좀 그렇다. ‘남들 다 좋다는데 내가 이걸 이해를 못해서 별로라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오해는마시라. 사실 이 작품 자체가 별로다, 못 썼다는 뜻이 아니라 나랑 딱히 주파수를 공유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니까. 내가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을 다루는 소설이라 그런가? 주인공 안진진은 지금 두 갈래 길에 놓여 있다. 두 명의 남자가 그녀에게 구애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명은 김장우라는 감성 넘치는 사진작가로, 사정이 어려운 형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거의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형의 양말을 빨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2025.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