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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492

[책 감상/책 추천] 남선우, <아무튼, 아침드라마> [책 감상/책 추천] 남선우,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침드라마가 폐지된 이후에 출간된, 아침드라마에 대한 에세이이다. 나는 아침드라마를 본 적이 없고, 호주에 있는 동안에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유쾌하게 잘 읽었다. 시리즈는 참 사소해 보이는 소재에서 삶에 관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래서 난 이 시리즈가 참 마음에 든다. 저자는 아침드라마를 즐겨 보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일 아침드라마를 즐겨 보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5년 전쯤부터인 것 같다.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나와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한 동생, 동생의 이른 등교에서 해방된 엄마는 자연스럽게 함께 아침드라마를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2022. 4. 4.
[책 감상/책 추천] 다시 로크먼,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책 감상/책 추천] 다시 로크먼, 책 제목은, 책 커버에 쓰인 문구처럼, 남자들은 '한 가지만 잘해도' 되는데 여자들은 '모든 걸 다 잘해야' 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다시 말해 남성은 자기 일만 잘하면 되지만 여성들은 자기 커리어 이외에 집안일과 육아까지 잘할 것을 기대받는 현상을 말한다. 그것도 일종의 성차별이기 때문이다. 여성 운동으로 인해 이제는 여성들이 고등 교육을 받거나 자신만의 일, 직업을 갖는 일은 전혀 이상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여성 운동이 완전히 성공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제 여성들은 '일'도 잘하고 '집(집안일 + 자녀 양육)'까지 잘 돌보기를 기대받기 때문이다. 그냥 해야 할 일이 늘은 것뿐이다. 남성들은 여전히 집안일이나 육아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2022. 4. 1.
[책 감상/책 추천] 에린남,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책 감상/책 추천] 에린남, 유명한 유튜버라는데 나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다. 책 제목이 내용을 완벽하게 요약한다. 가벼운 에세이로 읽으면 되는데, 물론 저자의 경험이나 조언이 모든 이에게 들어맞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예컨대, 저자는 샴부 통에 쓰이는 플라스틱도 줄이고 싶어서 통상적인 샴푸 대신에 샴푸 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입문하기 가장 수월한 친환경 제품 브랜드인 '러쉬(Lush)'(내 생각이 아니고 저자의 표현이다)에서 샴푸 바를 구입해서 썼다는데,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다 러쉬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그 브랜드 제품이 피부/머리카락에 맞는 건 아닐 거다. (한국에서 파는 러쉬의 일부 제품은 일본에서 제조해서 만든 걸로 알려지면서 방사능 걱정과 일본 보이코.. 2022. 3. 28.
[책 감상/책 추천] 김수정, <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책 감상/책 추천] 김수정, 얼마 전에 흥미로운 쇼츠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이어터들에게 잘 알려진 필라테스 강사이자 유튜브 인플루언서인 캐시 호(Cassey Ho)가 디자인한 곱창 밴드(scrunch) 영상이었다. 보통 곱창 밴드처럼 보이는 이 머리끈에는 지퍼가 달려 있어서, 지퍼를 여닫고 그 안에 립밤이라든지 동전 같은 작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간단하지만 기발해 보이는 이 곱창을 소개하는 쇼츠에 달린 몇몇 댓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예컨대 이런 것들. 여성의 옷에 주머니가 없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어서, 이제 여자들은 '직접' 이렇게 주머니를 만들어 쓴다. 애초에 옷에 주머니가 많이 잘 달려 있었으면 귀찮게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도대체 왜 여자 옷에는 주머니가 없을까?.. 2022. 3. 25.
[책 감상/책 추천] 샌드라 거스, <묘사의 힘> [책 감상/책 추천] 샌드라 거스, 종이책 기준 156쪽밖에 안 되는, 얇고 가벼운 책인데 내용은 강력하다. "보여 줘라, 말하지 말고(show, don't tell)"라는 격언은 소설가를 비롯한 이야기꾼들에게 자주 전해지는 조언이다. 영화 같은 영상 매체를 보듯이, 이야기가 독자의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바로 생생한 묘사의 힘을 통해서! 짧지만 묘사의 원칙을 간단히 설명하고 구체적 예시를 많이 들어서 설명하므로 딱히 책 내용이 빈약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말하는' 부분을 포착해 '보여 주는' 문장으로 바꾸려면 일단 '말하기'를 나타내는 빨간 깃발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 종류를 결론, 추상적 표현, 요약, 인물 배경, 부사, 형용사,.. 2022. 3. 18.
[책 감상/책 추천] 최원영,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책 감상/책 추천] 최원영, 나는 굳이 따지자면 전공자지만 혹시나 내가 놓친 기초 지식이 있을까 봐 읽어 보았다. 진짜 쉽게 잘 썼다. API가 뭔지 이제 이해한 전공자 ^^... 이제라도 알았으니 부끄럽지 않은걸! 일단 책의 의도는 IT 분야에서 일하는 기획자를 비롯한 비전공자들이 전공자,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쉽고 원활하게 하도록 기초적인 지식을 알려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장 앞부분에 이 장에서 배울 내용이 들어간 대화 예시문을 주고, 이 장을 읽으면 그 대화문도 저절로 이해되도록 설명하는 걸 목표로 했다. 꽤 괜찮은 구성이다. 책 맨 끝에는 그간 설명한 내용을 또 간단히 요약해 줘서, 급한 분들은 일단 이거 먼저 읽고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찾아서 조금 더 자세히 읽어 보면 될.. 2022.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