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후기160

[책 감상/책 추천] 진 킬본, <부드럽게 여성을 죽이는 법: 광고, 중독 그리고 페미니즘> [책 감상/책 추천] 진 킬본, 다른 글에서도 종종 말해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 보통 사람들은 광고를 아주 창의적인 사람들이 하는 멋진 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 창의적인 사람들이 창의성을 다해서 하는 게 고작 대중에게 두려움을 심어 줘서 자기네 물건을 파는 거라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은 내가 누누이 말해 왔던, ‘광고는 우리에게 해롭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1999년에 쓰인 책이라 저자가 예시로 드는 광고가 좀 예전 것이긴 하지만, 어차피 미국 광고라서 한국 독자에겐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현재 2020년대 최근 광고라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낯설 테니까). 저자가 광고에 관해 하는 말 중에 핵심이자, 내가 광고를 싫어하는 이유를 간단히 한 줄로 요.. 2024. 1. 24.
[책 감상/책 추천] 스기타 슌스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산다는 것> [책 감상/책 추천] 스기타 슌스케, 제목부터 오묘한 이 책은 ‘승자도 패자도 아닌 존엄한 인간으로 사는 21세기 남성학’이라는 알쏭달쏭한 문구를 부제로 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책인가 궁금해서 읽어 봤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리 잘 쓰이지 않은, 남성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이라 하겠다.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일단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일 부분부터 말하자면, 여성혐오적이라거나 반(反)페미니즘적인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괜히 쉬운 말을 빙 돌려서 한달까, 핵심은 전혀 가 닿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이제부터 그 점을 풀어서 설명하겠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약자 남성도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고, 그래야 한다’라는 것인데 사실 저자가 말하는 ‘약자 남성’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의미와 다.. 2024. 1. 17.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그레이버, <불쉿 잡>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그레이버, 제목의 ‘불쉿 잡’은 의미가 없고,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일자리를 말한다. 저자는 2013년, ‘어떤 직감’에 기초한 짧은 글 한 편을 썼다. 그 직감이란, ‘존재 가치가 없는 직업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빌려 보자면 이렇다. 그 글은 어떤 직감에 기초한 글이었다. 다들 익히 알겠지만, 외부인이 보기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은 일자리가 있다. 인사관리 컨설턴트,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홍보 조사원, 금융 전략가, 기업 법무팀 변호사, 또는 불필요한 위원회의 문제를 처리할 직원 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을 일상 업무로 하는(학계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런 일에 아주 익숙해진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그런 부류에 속한다. 그런 일.. 2024. 1. 10.
[책 감상/책 추천] 조나 레러, <지루하면 죽는다> [책 감상/책 추천] 조나 레러, 인간이 왜 미스터리가 담긴 콘텐츠를 좋아하는지를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설명해 주는 논픽션.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미리 밝혀 두자면, 저자의 목표는 ‘왜 인간이 미스터리를 좋아하는가’, 또는 ‘미스터리를 품은 콘텐츠가 왜 사람의 마음을 끌 수밖에 없는가’에 관한 통찰을 전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미스터리가 담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가 아니다. 미스터리를 담은 책이나 영화 등의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1장 ‘미스터리 전략 1 - 예측 오류의 짜릿함 선사하기’에서 저자는 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질서(=익숙함)가 있는 참신함’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인간은 깜짝 반전과 긴장감을 .. 2024. 1. 8.
[월말 결산]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은 총 8권. 정지섭, ⭐️⭐️⭐️ 실제로 맘카페를 운영해 온 저자가 밝힌 맘카페라는 세계. 그곳은 별천지도 아니고, 마녀들의 소굴도 아니다. 흥미롭긴 했지만 저자 본인이 ‘모성(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아쉬운 책. 이소연, ⭐️⭐️⭐️⭐️ 5년간 새 옷을 사지 않은 저자는 ‘패스트 패션’, 아니 ‘패션’ 산업 전체 뒤에 숨겨진 환경 오염과 인권 유린의 진실을 밝히며 독자로 하여금 끝없는 소비를 멈추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줄이기를 호소한다. 새 옷을 사는 일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적용 가능한 팁들도 책 후반에 공유되므로 한번 읽어 보고 실천하면 참 좋을 듯.. 2024. 1. 3.
[책 감상/책 추천]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 <엔딩 보게 해 주세요> [책 감상/책 추천]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 ⚠️ 아래 책 후기는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 쓴 게임 단편 소설 모음집. 총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여러 종류의 게임 형태를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소설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웠고, 나머지 네 편은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편씩 조금씩 더 자세히 얘기해 본다면, 일단 김보영 작가의 는 저예산으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소설 속 게임은 AR(Augmented Reality), 즉 증강현실을 사용한다. 포켓몬고를 생각하면 쉽다. 허공에서 게임 속 인물이 등장해 움직이고, 소리가 들리며, 플레이어는 주어진 선택지 내에서 행.. 2023.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