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후기187 [추천 책] 필사 챌린지 + 다니엘 페나크, <소설처럼> [추천 책] 필사 챌린지 + 다니엘 페나크, 내 친애하는 이웃님 HEY님이 최근 ‘필사 챌린지’(HEY님 필사 챌린지 포스트)를 하셨다. 이웃인 까미셰님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것인데 (까미셰님 필사 챌린지 포스트) HEY님은 이웃님들이 다들 바쁘시다며 딱히 다음 주자를 지목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HEY님이 ‘한 단어만 필사해도 필사다’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신 덕분에 나도 (지목받진 않았지만) 이 챌린지를 한번 해 보려고 한다. HEY님이 이 챌린지를 하시는 걸 보고 나도 필사하고 싶은 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독서 블로그로서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책이랄까. 내가 필사할 책은 프랑스 소설가 다니엘 페나크의 독서 에세이 이다. 이 책은 내가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 처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한창.. 2023. 5. 23. [책 감상/책 추천] 윤명옥,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책 감상/책 추천] 윤명옥,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은 내 최애 시인이다. 한 낭만 하는 나는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남편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의 사랑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로맨틱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 커플을 좋아한다(이 부부의 사랑 이야기는 잠시 후에 자세히 하겠다). 올해 독서 챌린지에 ‘시집 또는 서사시 읽기’가 포함돼 있어서 이걸 한번 격파해 볼까 싶어서 이 시집을 골랐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 자체는 좋지만 이 책의 번역은 직역투 느낌이 많이 난다. 예시를 하나 보여 드리겠다. 아무래도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소네트 43번)’나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 2023. 5. 22. [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별 생각 없이 약간 뇌를 비우고 볼 수 있는 만화를 찾다가 이걸 발견했다. ‘해부학 만화’라서 뇌를 놓고 보기에는 적절하진 않지만 괜찮다. 어차피 나는 평소에도 뇌를 그렇게 많이 쓰지 않으니까. 제목 그대로 뼈, 근육, 신경 등을 한 겹씩 ‘까면서’ 보는 해부학 서적인데 만화 형태로 되어 있다. 기초적인 지식이라 의학이나 필라테스나 헬스 등 체육 전공자들 수준으로 아주 깊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분명 비전공자들은 살면서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을 다양한 뼈와 신경, 근육의 이름들이 홍수처럼 터져 나온다. 분명 나는 이걸 다 읽었는데 머리에 남는 게 없다(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평소에도 뇌를 많이 쓰지 않는다). 의대생들이나 체육 전공자들은 도대체 이 낯선 해부학 용어들을.. 2023. 5. 19.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우라미치 선생님 1-7권>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최근 나는 일하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편히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풀 겸, 주말에 만화를 읽었다. 쿠제 가쿠의 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짤을 통해 조금 알고 있었고 리디 북스에서 맛보기로 1화를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나와 있는 일곱 권을 한번에 다 사서 보기엔 내가 이걸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차피 뭐, 선물받은 문화 상품권도 있겠다, 일단 큰맘 먹고 질렀다. 그리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은 어른들을 위한 만화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아래 짤을 보면 대충 감이 오겠지만, 이 만화를 웃기게, 그리고 동시에 슬프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 우라미치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이다. 오모.. 2023. 5. 17.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린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예컨대 주식을 잘 모르는 초보자는 ‘주린이’, 이제 막 헬스를 시작한 사람을 ‘헬린이’라는 식으로. 이게 아동 차별적 언어니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런 말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존재했는데 (이에 관련한 기사를 참고하시라.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아직 완전히 이 언어를 몰아내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이 말을 안 좋아하는데, 방금 내가 링크한 기사처럼 이것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가장 근본적으로 털이 부숭부숭한 다 큰 어른이 어린 척, 귀여운 척, 보호받아야 하고 도움받아야 하는 척하는 게 아니꼽기 때문이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굴어야지! 그냥 ‘초보자’.. 2023. 5. 12.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다정한 무관심>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내가 호주에 와서 들은, 나에 대한 피드백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내가 사람들에게 곁을 잘 안 준다는 것이었다. 아니,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점이긴 한데, 내 남자 친구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내가 남에게 안부를 잘 안 묻는다는 거였다. “How are you?” “How’s it going?” 같은 것.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상대방의 안부를 정말 자주 묻는다.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안부를 묻는 일 또는 과정 중에서 내가 제일 이해하기 힘든 건 이거다. 예컨대 내가 어떤 자리에서 한 학생을 만났으며, 나는 그가 저번주에 시험을 치렀다는 걸 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분명히 그 사실을 아는데도 굳이 그 이야기를 하고.. 2022. 10. 24. 이전 1 ··· 28 29 30 31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