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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엄민용, <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어휘편> [책 감상/책 추천] 엄민용,   자칭﹒타칭 ‘우리말 달인’이 알려주는 올바른 우리말. 어휘편과 문법편이 나뉘어져 있는데 나는 일단 어휘편부터 읽었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첫째, 저자가 자신이 넘친다. 우리말 맞춤법이나 사전도 나날이 변하고 업데이트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일부 책들은 옛날 지식을 전달해서 현재와 맞지 않으니, 자기 블로그에 들러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라고 저자가 정말 여러 번 말한다. 최신 정보를 전달하고 싶어서 자신이 예전에 쓴 책은 일부러 절판시켰다고 하는데, 그 정도의 자신감이면 믿어 봐도 되지 않을까. 게다가 어떤 책들은 어떤 표현들은 번역투니 좋지 않다, 수동태는 웬만하지 쓰지 말라고 하는데, 저자는 그것들이 문법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국립국어원.. 2024. 6. 5.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책 감상/책 추천] 하재영,   저자의 어머니와 저자가 같이 쓴, 저자 어머니의 회고록이라고 할까. 어머니가 먼저 당신의 삶을 구술하면 이를 저자가 받아 적고, 저자가 자신이 보고 느낀, 그리고 해석한 어머니의 삶에 대해 썼다. 어머니와 딸이 번갈아 가며 서술하는 구조 덕분에 기성 세대와 (나름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겪은 삶, 생각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제목에 쓰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쓴 문장에서 따 온 것이다. 그녀는 한평생 어머니에게 헌신했는데, 저자는 이 문장을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이 문장에서 (여성) 작가가 되는 일이 불러일으켰던 ‘절망’을 읽어낸다. 디킨.. 2024. 6. 3.
[월말 결산] 2024년 5월에 읽은 책들 2024년 5월에 읽은 책들은 총 11권.⚠️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송은호, ⭐️⭐️⭐️올해 내가 정한 독서 챌린지 중 하나는 ‘역사 도서 읽기’다. 그래서 역사와 관련한 책을 읽으려고 여러 권 시도해 봤는데, 이것 역시… 이걸로 내 챌린지를 완료하고 싶지 않다. 내가 역사를 잘 모르긴 해도, 이건 딱히… 병치레로 읽는 역사라는 주제는 흥미로웠지만, 책 자체는 내 생각만큼 흥미롭지 않았다. 한국 역사 속의 인물 한 명을 질병의 관점으로 소개한 후, ‘앓아누운 세계사’라는 짤막한 코너에서는 해외의 인물이 가졌던 질병을.. 2024. 5. 31.
[책 감상/책 추천] 나탈리 헤인스, <천 척의 배> ‘트로이의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그리스 전쟁 이야기는 이미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그 전쟁에 연루된 여성들이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살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남자’ 영웅들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소설에서 나탈리 헤인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이 여인들에게 목소리를 준다.나 같은 서사시들은 관습적으로 시인이 무사(희랍 신화에 나오는 학문과 예술의 여신들. 영어식으로 하면 ‘뮤즈’) 여신들에게 ‘제가 이 시를 잘 노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 하는 기원으로 시작하는데, 저자는 이 관습을 살짝 비틀어 칼리오페가 이 소설의 첫 장을 시작하게 한다. 칼리오페가 무사이(’무사’의 복수형) 중 유창함과 서사시를 담당하는 여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시인으로 하여금,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 2024. 5. 27.
[책 감상/책 추천] 리처드 홀먼, <크리에이티브 웨이> [책 감상/책 추천] 리처드 홀먼,   내가 블로그 글을 쓸 때 늘 상기하는 말이 있다. “완성된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다(Done is better than perfect).”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글이 잘 나오지도 않고, 어떻게든 초고를 써 놓고서도 고치고 또 고치느라 그 글을 세상으로 보내기를 미루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일주일에 세 번,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겠다고 결심했고, 그래서 글이 내 마음에 흡족할 만큼 잘 쓰였는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때가 되면 글을 올린다. 이게 내가 ‘좋은 글’, ‘잘 쓴 글’, ‘완벽함’의 악마와 싸우는 방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글, 그림, 음악 등 창조적인 일을 (직업적으로나 또는 취미로나) 하는 이들이 흔히 접하는 ‘악마’들을 무찌르는 방법을 알려.. 2024. 5. 24.
[책 감상/책 추천] 머리사 멜처, <디스 이즈 빅> [책 감상/책 추천] 머리사 멜처,   ‘웨이트워처스(Weight Watchers)’의 설립자 진 니데치의 전기와 저자 머리사 멜처 본인의 다이어트 경험이 교차하는 논픽션. 저자 역시 비만인 여성으로서, 다이어트를 수도 없이 시도해 봐 왔다고 한다. 어느 날, 진 니데치의 삶에 흥미를 느끼고,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진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한다. 비록 진은 30여 킬로그램을 감량하고 유지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웨이트워처스’라는 감량 프로그램 회사의 얼굴이자 진행자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는 점은 저자와 무척 달랐지만 말이다. 저자는 그녀의 삶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웨이트워처스를 1년간 시도해 보기로 한다.그런데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서 진 니데치가 활짝 미.. 2024.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