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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월말 결산] 2023년 5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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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3년 5월에 읽은 책들

 

2023년 5월에 읽은 책들

2023년 5월에 읽은 책들은 총 8권. <우라미치 선생님>은 1권부터 7권까지 모두 봤지만 독서량을 셀 때는 1권으로 계산해서 그렇다.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인기 미드 <Fresh Off The Boat>의 원작인 에디 황의 회고록. 나는 오디오북으로 읽었다. 대만계 이민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미국 사회에서 성장한 이야기인데, 과연 비범한 사람임이 글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에디 황 본인이 힙합 팬이라 힙합 음악 관련 레퍼런스도 많고 힙합 팬 같은 흑인 말투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의외일지 모르지만 요리 이야기도 후반에 많이 나온다. 가족용 시트콤으로 만드느라 걸러내고 정제하며 제대로 살리지 못한 에디 황의 삶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이 회고록을 읽어 보시라.

어린이들의 독서 지도 선생님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만난 어린이들 이야기. 어린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재미있게 읽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에세이이다. 저자 마음과 눈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니까 이 책을 통해 본 저자의 제자들(인 아이들)도 참 사랑스러워 보인다.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을 찾고 또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진정 존경스러운 어른이란 이런 모습이구나, 하고 배우게 된다.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아니라 언제 읽어도 좋을 책.

이 만화의 주인공인 이미 현실에 찌들 대로 찌든 우라미치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방송 ‘마망과 투게더’의 체조 선생님이다. 먹고살기 위해 가짜로 웃기도 해야 하고 방송용 밝은 모습도 보여 주어야 하는 게 최고로 어렵지만 어떻게든 해내고 살아나가는 사람이랄까.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할 때, 그러면서도 이 현실을 완전히 잊기보다는 그 현실을 살아가는 다른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만화를 찾을 때 적당한 만화가 바로 이것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라.

해부학을 재미있고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화. 작가 본인이 어릴 적부터 아팠던 터라 자연스럽게 인체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체대에 진학했으며 운동사 자격증까지 땄다고 한다. 해부학 공부를 덕질처럼 할 수 있다니 그저 경이로울 뿐… 어쨌거나 만화는 드립과 밈을 적절히 이용해 해부학을 덜 어렵고 덜 부담스러워 보이게 만들었다. 어떤 이유로든 해부학을 공부해야 한다면 일단 이 책을 보면서 해부학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게 좋을 듯. 개인적으로 나는 해부학 지식은 많이 얻어 가지 못했지만 (애초에 해부학을 제대로 배울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드립은 재밌게 보았다.

19세기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시를 여럿 골라 번역해 엮은 책. 시 자체는 낭만적이고 아름답지만 번역이 매끄럽지도, 정확하지도 못하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다. 이 시인에게, 또는 전반적으로 영미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피천득 선생이나 장영희 선생처럼 시를 유려하면서도 정확하게 잘 번역하신 분들이 잘 옮기고 엮은 시집을 권한다.

남자 애인 셋과 여자 애인 한 명과 동거한 경험이 있는 (오해할까 덧붙이지만 저 네 명과 한꺼번에 동거를 했다는 게 아니고 한 번에 한 명씩이다) 저자가 ‘동거는 과결혼의 전 단계이자 결혼을 전제로만 용납된다’ 하는 사회적 인식을 정면으로 맞선다. 결혼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서 동거를 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저자의 솔직한 동거담을 읽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더욱 순수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삶의 다양한 방식을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도 읽어 보시라.

2023년 상반기 제이미 배 ‘대실망작’ 1위를 차지한 작품. 10년 전에 죽은 줄로 알았던 남편이 재혼을 앞둔 아내의 환갑 잔치에 갑자기 살아돌아온다는 설정은 너무나 흥미로워 보이지만 그걸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기본 설정을 잘 이어가지 못하는 줄거리는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서술 방식도 ‘보여 주기’보다는 ‘말하기’에 집중해 게으르다는 느낌이다. 주인공이 60대 여성인데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 여자만 바라보는 바위 같은 남자’ 운운하는 후반부에서는 쉰내가 코를 찌를 지경이다. 저자가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썼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는 멋지지도 않고 딱히 대단하지도 않은 60대 남성을 과하게 칭송하는 느낌이다. 대실망쇼.

  • 윤태진, 김지윤, <여성 게이머는 총을 쏠 수 있는가> ⭐️⭐️⭐️⭐️

게임과 여성이라는 큰 주제로 게이머 여성, 게임 속 여성의 재현(representation),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등 다양한 소주제를 살펴보는 책. 공저자 중 김지윤 씨가 동명의 석사 학위 논문을 썼는데, 지도 교수인 윤태진 씨가 이 논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협의와 협업을 제안했다. 그래서 지금의 단행본으로 발간된 것이다. 대중들이 어렵지 않게 읽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론적인 논의를 최소화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래 보이고 또 워낙에 게임이란 주제가 젊은 층에게 친숙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권해도 될 것 같다. 고등학생 정도면 이 책을 충분히 읽고 토론할 수 있지 않을까. 음, 그건 내가 워낙에 여성주의적 도서에 관심이 많고 그걸 어린 친구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서 욕심 내는 건가? 어쨌거나 게임이나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새 미디어 (게임 포함) 속 여성의 재현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도 한번 읽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2023년 5월 읽은 책들 통계

재택 파트타임에서 출근 풀타임으로 근무 환경이 바뀌다 보니 일하는 시간은 늘었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여유 시간은 줄었다. 영화야 늘 네 편 정도 봤다 치지만 책은 예전보다 현저히 적게 읽었다. 이게 다 혐생 때문이다.

한 가지 신기한 건, 그래도 만화책 일곱 권(셀 때는 한 권으로 셌지만)을 읽은 덕에 총 읽은 페이지 수는 여느 달과 비슷하다는 것.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으니 시도를 실패할 여유조차 없어서 읽기만 하면 무조건 글을 썼다. 그 덕분에 어쨌든 블로그 포스트는 빼먹지 않을 수 있었지만.

크레마 클럽을 구독 시작한 덕에 무료로 첫 달을 이용할 수 있었다. 크레마 클럽에 <나를 찾지 마>가 올라와 있지 않았다면 나는 눈물을 흘리며 돈을 아까워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찾지 마십시오. 형편없으니까.

다음 달엔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 출퇴근 시간, 주말에 짬짬이 시간을 내서 한 페이지라도 더 읽어야겠다.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와서 밀린 집안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빨리 하는 방법도 찾아봐야겠다.

 

2023년 5월 독서 챌린지 및 빙고

빙고 한 줄이 더 생겼다! 아래 빙고 짤에서 테두리가 회색으로 칠해진 항목이 5월에 완료한 항목이다. 이제 남은 것들도 별로 없다.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가상의 인물이 읽을 것 같은 책’은 일단 내가 좋아하는 가상의 인물을 먼저 선정하고 그에 맞는 책을 찾아야 해서 까다로울 듯하다. 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봐야지. 나머지 세 항목은 비교적 명확해서 찾기가 쉽겠지. 이쪽을 먼저 공략해야겠다.

 

챌린지 / 해당 작품 / 완료일 / 블로그 기록 여부

  • 시집 또는 서사시 읽기 / 윤명옥,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 05/14/2023 / Yes
  • (해외 저자의 경우) 비백인 저자가 쓴 책 읽기 / Eddie Huang, <Fresh Off The Boat> / 05/03/2023 /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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