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송동화, <산부인과툰>
실제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가 그리고 쓴 웹툰 ‘산부인과툰’의 단행본 버전.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만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최근에 내가 인터넷에서 본 짤(’지적 장애 여성과 산부인과 썰’)이 여기에서 나온 거였다. 아무래도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그리는 거다 보니까 거짓 없는, 루머 아닌 진짜 의학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장점이고, 그림체도 아기자기 귀여워서 보는 맛이 있다.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밈을 활용하는 센스가 있어서 소소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얻은 최고로 유용하고 삶에서 직접적으로 와닿는 의학 정보라면, 30대 전후로 생리량이 급격히 준다는 것. 10대 때처럼 생리를 많이 하면 다 빈혈 걸릴 거라고 ㅋㅋㅋ 어쩐지, 최근 1-2년간 생리량이 줄어서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느낌이라 했더니…! (이 블로그 최대의 TMI 죄송) 30대 이상 여성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게 정상이랍니다!
책의 구성도 알차게 잘 꾸며져 있다. 일단 산부인과가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하고, 그다음에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학적 지식 및 정보를 소개한다. 그러고 나서는 살짝 쉬어가는 느낌으로 저자 본인에 대한 가벼운 만화(아이돌 덕질 이야기랄지 셀프 보톡스 이야기)가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중요한 정보를 설명해 준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므로 지루하게 의학적 이야기만 계속 읽어 지루해지는 일이 없다. 참으로 세심한 배려다.
이 책을 소개하려고 저자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위 링크 참고) 최신화에 ‘성관계와 관련된 산부인과 낭설’이라는 회차가 있던데 ‘이제까지 성관계한 사람을 할 수 있는 검사가 있다면서요?’라는 질문을 ‘철 지난 이슈를 재활용 한 것 같은 문의’라고 표현하며 ‘이건 또 무슨 💩 소리죠..?’라고 일축하더라. “아마도 몇 년 전에 가짜로 판명난 항정자항체 처녀성 떡밥인 것 같은데... 정작 난임에서 항정자항체를 배울 때는 이렇게 참신한 어그로가 끌릴 줄 상상도 못했단 말이죠 (검사 이름만 가지고 펼치는 놀라운 수준의 상상력)”라니! 이분 조곤조곤하게 잘 패시네 ㅋㅋㅋㅋ 아무래도 여성의 몸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산부인과 의사이다 보니 이런 인셀들이나 할 것 같은 질문에 넌더리가 나신 듯. 어쨌거나 이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라 여성 독자들이 보기에 전혀 부끄러움이나 불편함이 없을 테니 안심하고 보시라.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을 배우게 되실 것이다. 여성분들께 추천할 만한 책이다. 청소년이 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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