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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려도 벌금을 내야 한다!?

by Jaime Chung 201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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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려도 벌금을 내야 한다!?


어제저녁에 저녁을 먹고 나서 앉아 쉬고 있는데, 복도에서 삑삑 소리가 울렸다.

무슨 소리냐고 호주인 룸메이트에게 물어보니, 누군가의 집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는데 그게 안 멈춰서 대피 경보가 울리는 거라고 했다.

이 대피 경보 소리가 곧 멈추지 않으면 우리도 안내에 따라 아파트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다음 순간, 그 대피 경보는 멈추었다.

룸메이트가 발코니에서 바깥을 내다보니, 소방차가 이 아파트 건물 밑에 와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대피 경보가 멈춘 걸로 봐서, 그냥 누가 저녁을 가스 레인지 또는 오븐에 올려놓고 밖에 나간 와중에 화재경보기가 울린 거 같다고 했다.

룸메이트 말로는, 진짜로 불이 난 게 아니고 그냥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셈이니 아마 그 사람은 벌금을 내야 할 거라고 했다.

엥?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벌금?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 룸메이트에게 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는 이렇게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실제로 화재 위험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 이 화재경보기의 소유자는 벌금을 내야 한다.

정확한 액수는 주마다 다른데, 빅토리아(Victoria) 주 멜버른(Melbourne)에서는 500달러,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estern Australia) 주의 경우는 920달러다.

(https://www.dfes.wa.gov.au/safetyinformation/fire/businessandindustry/Pages/FalseFireAlarms-FAQs.aspx#4)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 주에서는 무려 1,600달러나 한다!

(https://strataville.com.au/charge-for-false-fire-alarms-in-strata/)


물론 모든 경우에 다 철저하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천재지변처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에 의한 것이라면 당연히 벌금이 면제된다.

또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첫 번째인 경우는 대개 앞으로 조심하라는 경고만 하고 넘어간다.

집 안의 어떤 전선이 타서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실제 화재는 없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손을 보라는 정도로 끝난다.

벌금을 냈으나 MFB(Melbourne Fire Brigade, 멜버른 소방대)가 30일 이내에 청구서(invoice)를 보내지 않은 경우에는 이 벌금도 환급된다.

(https://support.apartmentsofmelbourne.com.au/portal/kb/articles/false-alarms-fires-melbourne-fire-brigade-call-out-fees)

이처럼 '화재경보기 오작동 시 벌금' 규칙은 강력하게 벌금을 걷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가스 레인지나 오븐을 작동시킨 상태에서 집을 비우는 것 같은 '위험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자제시키려는 수단에 가깝다.

가끔 요리를 하다가 연기가 너무 나서 화재경보기가 울릴 수도 있지만, 그건 바로 끄면 소방차가 출동하는 일까진 없으니까 억울하게 벌금을 내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말이다.

실제로 벌금을 내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도 일단 이런 규칙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바보스러운 행동(진짜 사고를 낼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나 부주의함 또는 멍청함으로 인해 사고를 낼 수 있는 일들)을 막을 수 있는 것 같아 나쁘지 않은 정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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