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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슈테파니 슈탈,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by Jaime Chung 201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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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슈테파니 슈탈,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저자인 슈테파니 슈탈은 독일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심리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은 '내가 나일 수 있는' 거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 첫 문단에서, 당신에게 이러한 문제가 있다면 이 책을 읽을 권을 권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잠시 자신의 관계를 한번 둘러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당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에 발이 묶여 있지는 않나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관계가 끊어지는 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사랑받기 위해 많은 걸 희생하면서도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 자책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혹시 상대가 나를 구속하는 것 같은 압박감에, 속박당하기 싫은 두려움에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대를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위 인용문에서 단 한 가지라도 공감이 되었는지?

이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냉랭한 남자 친구 로베르트(어릴 적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두려워한다)와 더 강한 애착관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율리아의 예를 드는데, 자신이 로베르트 쪽이건 율리아 쪽이건 이 책은 당신이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개념은 '그림자 아이'이다. 심리학 서적을 몇 권 읽은 독자라면 들어 보았을 법한 개념이다.

그림자 아이란 무엇일까요? 그림자 아이는 당신 내면에 살고 있는 아이의 한 모습으로, 부모에게 부정적인 각인을 경험해 상처를 받은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그림자처럼 당신을 따라다니며 때론 일상을 흔들어놓지요. 애착, 자율성, 그리고 자존감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남아 있는 모든 각인들을 당신 안에 살고 있는 그림자 아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율리아의 경우는 애착과 자립감에 대한 부정적인 모토를 "상실에 대한 두려움, 질투, 모두 나를 떠날 것이다, 나는 나로 충분치 않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있기에 율리아는 로베르트의 관계에서 '매달리는' 상황을 끌어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부정적인 신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이성을 가진 존재이다.

현대 심리학에서 이렇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이성을 일컬어 '내면의 어른' 또는 '성숙한 자아'라고 부른다.

우리의 성숙한 자아는 그림자 아이의 투사에서 거리를 두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투사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을 주변 사람에게 덧씌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율리아의 그림자 아이는 자신이 부족하고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베르트가 늘 일이나 취미를 핑계로 거리를 둘 때, 율리아는 스스로가 가진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로베르트의 머릿속에 투사해 로베르트가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는 이유는 자신이 충분히 착하고 사랑스럽고 예쁘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율리아가 해답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것도 이 투사의 결과입니다. 로베르트에게 관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그녀는 더 착하고 예쁘고 다정해지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은 그녀가 자신의 그림자 아이와 스스로를 동일시하며 그 아이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진실이라고 믿는 한 계속 유지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자신의 성숙한 자아로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앞서 애착 프로그램을 찾는 연습 과정에서 실행해 본 것과 같이 관찰자 시각을 갖게 되면 로베르트의 행동이 자신의 가치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로베르트의 그림자 아이는 어느 여자를 만나든 위협받는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율리아와 로베르트의 태도를 성숙한 자아로, 외부에 있는 관찰자의 시각으로 분석해 보면 그 둘의 만남이 두 명의 어른으로서가 아니라 두 명의 그림자 아이, 애착과 친밀함을 갈구하는 율리아의 그림자 아이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같은 것을 원하지만 속박당할까 봐 두려움을 느껴 상대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로베르트의 그림자 아이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베르트는 율리아에게 마음을 여는 아주 드문 순간만 제외하고는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욕구조차 알지 못합니다.

 

저자는 독자가 '그림자 아이'의 관점에서 빠져나와 성숙한 관찰자 시점으로 옮겨가 자신과 상대방(파트너)의 관계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1, 2장은 로베트르 타입 또는 율리아 타입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한 설명이라 봐도 되고, 본격적으로 3장에서는 그림자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4장에서는 그림자 아이의 반대 개념이라 할 수 있는 '태양 아이'에 대해 배우고 찾아나간다.

태양 아이는 인격의 건강한 부분을 상징하는 존재로 우리에게 기쁨과 잠재력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모두 내면의 태양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자기를 완전히 잊은 채로 즐겁게 놀고 떠들썩하게 웃어젖히던 때를 떠올려 보세요. 당신은 아이였을 때 세상을 얼마나 꾸밈없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나요. 오늘날 당신이 느끼는 아름답고 추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에 대한 기준은 그때는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것은 그것 그대로 좋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어린 시절에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도 아이였을 때의 이 경쾌함은 기억합니다. 이 힘이 바로 당신의 태양 아이입니다. 태양 아이는 당신을 활기차고 호기심 많고 강인하게 만드는 모든 성향들이 합쳐진 존재입니다. 자신의 태양 아이를 열심히 탐구해 본다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긍정적인 각인과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내면에 있는 창조적이고 성숙한 잠재력으로 가는 길을 만나고, 머릿속에 떠올리는 새로운 이미지위 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태양 아이'의 시각으로 우리의 우래된 부정적 신념들을 긍정적 신념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율리아의 경우, "나는 나로 충분하다, 나는 홀로 설 수 있다"라는 긍정적 신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긍정적 신념 외에도 당신만의 장점과 자원을 잘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쓴다. 예를 들어서 유머러스함이나 용기, 사회성 같은 것들.

자기 자신에게 무척 관대해져서 이런 것들을 마구마구 찾아 주자. 그리고 "당신이 갖고 있는 자원은 당신에게 힘을 주는 원천, 또는 당신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외적인 삶의 조건들"이다.

예컨대 "좋은 친구들, 건강한 관계, 가족, 아이들, 좋은 직업, 경제적 여유, 건강, 자연, 음악, 잘 꾸민 집, 애완동물, 사람 좋은 동료들, 여행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찾는 게 '태양 아이'를 발견하는 연습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앞의 2장 분석+뒤의 2장 치유'의 구성인데 나는 (보통 이런 심리학 서적을 찾아서 읽는 사람이라면 대개 그러하듯이) 치유법에 더 관심이 있어서 이 책 뒤쪽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책 뒤에 '그림자 아이'와 '태양 아이' 치유 프로그램을 위한 안내 그림이 있다. 출판사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애착과 자립 사이,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찾아 줄 것이다.

나도 일단 한 번 읽었으니 다시 플래그로 표시해 놓은 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으며 내 '그림자 아이'와 '태양 아이'를 그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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