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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에릭 케스터, <하버드 불량일기>

by Jaime Chung 2019.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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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에릭 케스터, <하버드 불량일기>

 

 

에릭 케스터는 고등학교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와중에 SAT(미국의 수능 시험) 공부까지 해내며 하버드 대학의 입학 허가서를 받아 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과연 내가 하버드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을 입증이나 하듯이, 하버드에 입학해 기숙사에 짐을 푸는 첫날부터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하버드 대학 출신 저자가 자신의 대학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한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 책을 썼는데, 사건과 인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이야기 전달을 위해, 그리고 세세하게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마음대로 바꾸었다고 한다.

끊임없이 열등감에 시달리고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며, 다른 '쿨한' 학생들과 어울리려고 애쓰는 주인공(이자 저자의 분신) 에릭의 모습을 보면 하버드 대학생도 별거 없구나, 세상 사람 사는 거 어딜 가나 다 비슷하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잘난 하버드대생도 이렇다면 나 같은 사람이 조금 못난 것쯤이야!' 하는 위안도 되고 말이다.

 

문체는 유쾌하고 내용도 재미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점이 두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작품 내적인 것으로 등장인물이 입체적이지 못하고 일차원적이라는 거다. 즉, 각 인물의 한두 가지 특성만이 계속 부각된다. 괴짜는 계속 괴짜, 잘난 척쟁이는 계속 잘난 척쟁이다.

두 번째는 작품 외적인 건데, 편집부에서 맞춤법 검수를 본 건지 안 본 건지, 맞춤법 오류가 수두룩하다.

'*아무 것'은 한 단어라 '아무것'으로 붙여 써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도 틀려 있고, 심지어 '목숨을 잃은'을 '목숨을 읽은'으로 오타를 내서 의미이 완전히 달라진 경우도 있다.

2014년에 출판된 전자책이던데 5년간 이걸 아무도 못 보고 넘어갔단 말인가? 세상에...

나는 리디 셀렉트로 본 거라 괜찮았지만 이런 편집 상태의 책을 내 돈 주고 샀다면 책이 눈에 들어오기는커녕 편집부의 불성실함에 크게 실망했을 것 같다.

 

책이 재밌긴 하지만 엔딩이 약간 어설프다는 느낌이고,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가 안 된 느낌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거나 eBook 대여 또는 리디셀렉트 같은 서비스로 큰돈 내지 않고 읽으면 딱 괜찮을 그런 책이다. 

'하버드 대학 다녀도 별수 없군!' 하는 킬킬대며 삶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싶은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라(단, 나처럼 맞춤법 틀린 걸 보고 경악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분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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