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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안드레아 오언, <개떡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는 법>

by Jaime Chung 2019.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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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안드레아 오언, <개떡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는 법>

 

 

원제는 "How to Stop Feeling Likw Shit: 14 Habits That Are Holding You Back From Happiness"이다.

제목만큼이나 본문도 센스 있게 번역이 잘됐다(아래에 또 쓰겠지만 'X까 정신' 같은 부분이 특히).

책은 (원래) 제목에서 말하는, 자기다운 삶을 살지 못하도록 훼방 놓는 14가지 습관들을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 14가지 습관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마지막 열다섯 번째는 책의 전체 내용을 다 살펴본 후 덧붙이는 마지막 조언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다.

  1. 나한테 나쁜 년 되기_내면의 비판자 다스리기
  2. 제발 나 좀 혼자 내버려 둬_고립에서 벗어나 관계 맺기
  3. 고통을 피하는 법 따윈 없어_감정을 마취하는 습관 끊기
  4. 부러우면 지는 거야_마음에 깽판 놓지 않기
  5.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없다_자기훼손 멈추기
  6. 거짓말 좀 했다고 세상이 무너지진 않아_사기꾼 콤플렉스 버리기
  7. 개소리 따윈 웃으면서 넘겨 버려_남의 비위 맞추지 않기
  8. 이 세상에 완벽한 나는 없으니까_완벽주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9. 센 척하지 마, 외면하지 마, 도망가지 마_쓸데없이 강한 척하지 않기
  10. 난 특별하다는 생각, 정말일까?_통제욕 내려놓기
  11.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_파국적 사고 대비하기
  12. 네 탓이 아냐, 내 탓도 아니고_단절로 가는 급행열차 내리기
  13. X까 정신이면 안 될 게 없어_초강력 냉소주의 버리기
  14. 게으름뱅이처럼 살아도 괜찮아_과잉 성취의 역효과 알기
  15.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_나만의 가치관 찾기

 

그중에 가장 내 마음에 든 '개과천선' 방법을 몇 가지 살펴보자.

자기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는 '내면의 비판자'는 다정하게, 애정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자기연민의 핵심은 나한테 말할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듯이 하는 것이다.

가령 회사에서 당신이 신뢰하고 아끼는 직원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보자. 그녀는 지금 자기 자리에 앉아 큰소리로 자책하고 있다. "어휴, 이 밥통! 이 멍청이! 신입도 아니고 그런 실수를 저지르면 어쩌자는 거야!" 그러고서 울음을 터트릴지도 모른다.

이럴 때 그냥 가만히 있을 텐가? 아니면 한술 더 떠서 "한심한 거 잘 아네. 그냥 사표 써. 짐 싸는 거 도와줄까? 자, 여기다 담으면 되겠네"라고 말할 텐가?

설마! 아마도 당신은 옆에 앉아서 다정하고 연민 어린 목소리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며 위로할 것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도와주면 사태가 수습될지 물을 수도 있겠고, 지금까지 회사에서 잘한 일을 하나하나 상기시켜줄 수도 있다.

이제 그런 친절을 나에게 베풀 차례다.

이건 이전에 내가 리뷰를 쓴 책,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2019/04/15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정재영,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정재영,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정재영, <남에게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습니다> 책 제목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을 말해 준다. 우리는 힘든 일을 겪는 친구에게는 마음을 헤아려 따뜻한 격려나 위로를 해 주면서 왜 우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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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과 나를 비교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비교는 끝이 없으니까. 자기 기분만 상할 뿐이다.

말하자면 그런 비교는 일곱 살 먹을 우리 딸에게 마이클 펠프스와 수영 경기를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애가 개헤엄을 잘 치긴 하지만(참고로 얕은 물에서 물구나무서기도 잘한다) 펠프스의 적수는 못 된다. 그렇다고 우리 애가 수영에 젬병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아니다. 나중에 올림픽에 나가긴 글렀다고 봐야 할까? 역시 아니다. 한마디로 그런 비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남과 나를 비교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나와 다른 걸 갖고 있고 내가 원하는 걸 갖고 있으니까 나는 그걸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우리 부부를 에이미네와 비교할 때가 있다. 그런데 친구네가 금슬이 좋다고 해서 우리 부부가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혹시 당신도 남과 비교하면서 그런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지어내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자.

남과 비교할 때 웬만해서는 내가 못 이긴다. '휴, 내 인생, 몸, 집, 관계가 쟤보다 훨씬 낫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쩌다 한 번 있으면 다행이다. 그리고 남의 단점을 찾아 자신감과 만족감을 얻는 건 자존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건강한 방법도 아니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비교를 할 때 "어머, 내가 또 그랬구나"라고 말하며 그 사실을 자각하고 방향을 바꾸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만트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고 중립적이다(내가 비교를 했다고 질타하지도 않고 반대로 나를 과도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완벽주의도 삶을 힘들게 하는 나쁜 습관 중 하나다. 

여자들이여, 그것만이 인생의 길이 아니다. 완벽함이 아니라 우수함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나아가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불완전함의 선물(The Gift of Imperfection)>을 쓴 브레네 브라운에 따르면 우수함을 추구하는 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내가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까?)이지만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이다.

지금 모든 일을 떄려치우고 회사도 그만두고 부모님 집 지하실에 틀어박혀 살라는 게 아니다. 우수함만 추구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내가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하는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 자신을 위해서인가? 그렇자면 내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았다는 것에, 그 일을 해넀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그러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고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비판, 거부, 책망을 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수치심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는 능력, 즉 '자기신뢰'도 중요하다.

자, 그럼 자기 신뢰가 무엇인지부터 얘기해보자.
  • 자신이 내리는 결정이 현재로서는 좋은 결정이라 믿고, 나중에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올지라도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거라 믿는 것.
  • 인생이 자기 앞에 무엇을 던져놓을지라도 하늘이 지켜주고 있다고 믿는 것.
  •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설사 일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아도 할 일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감은 머리에서 나오지만 자기신뢰는 가슴에서 나온다.

자기신뢰라는 게 정말 어려운데, 아무래도 우리는 삶에서 확실함과 안전함을 추구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헬렌 켈러 말대로, "인생이란 대담한 모험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그러니 우리는 조금 더 자기 자신과 삶 자체를 믿고 뛰어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게 결과적으로는 우리에게 최선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약간 정신 승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행복한 게, 정신 승리를 안 하고 불행한 것보단 낫지 않을까?

 

저자가 독자를 '자매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정말 독자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인생을 피곤하게 하는 '14가지' 습관은 좀 많지 않나 싶다. 양상이 비슷한 것은 하나로 퉁쳐서 7개나 9개 정도로 줄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한 번쯤 읽어 보기에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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