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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by Jaime Chung 201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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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전작 <또라이 제로 조직>으로 '또라이 전문가' 칭호를 얻은 경영학과 교수 로버트 서튼의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또라이'들에게 더 이상 참지 않고 대항하는 법을 알려 준다.

목차를 보면 1장은 들어가기, 2장은 또라이 알아차리기, 3장은 또라이로부터 도망치는 기술, 4장은 또라이를 회피하는 기술, 5장은 멘탈을 보호하며 버티는 기술, 6장은 또라이에게 반격하는 기술, 그리고 마지막 7장은 마무리이다.

여기에서는 내가 제일 인상 깊게 읽은 2장에서 5장까지의 내용을 위주로 책을 소개하겠다.

 

살면서 또라이 한 번 만나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저자는 '또라이들이 그룹, 조직,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과 특히 그들의 공격 대상인 개인에게 끼치는 피해로 발생한 또러이 총비용(TCA, Total Cost of Assholes)'을 대략 이렇게 계산한다.

직장 내 또라이로 인한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믿음과 의욕, 혁신과 개선에 대한 의지는 줄어들고, 시간 낭비와 횡령, 무단결근, 무례함은 늘어났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베넷 테퍼(Bennett Tepper) 교수가 이끄는 연구 팀은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관리 행태에서 비롯된 무단결근과 의료 비용 증가, 생산성 하락 등으로 미국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2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6년에 이뤄진 예상으로 지금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또한 직장 내 또라이는 공격 대상자의 분노와 우울증, 수면 장애, 고혈압을 유발하고 가족이나 배우자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육체적·심리적 건강도 망가뜨린다. 유럽에서 장기간에 걸쳐 실시한 연구 결과는 또라이 같은 상사 밑에서 근무하면 심장병 발병과 조기 사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나는 또라이 밑에서 일해 봐서, 저 예측이 '오버'라거나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또라이랑 일하면 수명이 짧아지는 것 같은, 환장할 상황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저자는 정확히 또라이가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 심각성을 파악하는 질문을 여섯 가지 제시하지만, 이 책 리뷰 글에서는 일단 넘어가자.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또라이를 피하는 방법'으로.

'3장, 도망의 기술; 벗어나는 건 번거롭지만 도움이 된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때려치움(quitting)'의 힘을 믿는다.

무슨 말이냐면, 또라이가 있는 곳을 완전히 벗어나는 게 최고의 방법이란 뜻이다. 만약 당신이 다시는 회사에 또라이 같은 상사가 있다면, 그만두는 것이 제일 확실한 해결 방법이다.

그런데 관두는 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니냐고? 당장 일을 그만두면 수입이 없어지는데 어떻게 관두란 말을 그렇게 쉽게 하느냐고? 

글쎄, 물론 경제적 상황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 또라이를 그냥 참고 견딜 만한 이유가 될까?

저자의 '또라이에 대한 무지(Asshole Blindness)'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시라. 이는 '또라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 그리고 가급적 빨리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거나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또라이에 대한 무지는 '습관화'와 '착각에서 비롯된 합리화'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일어난다. 약자를 괴롭히거나 허세를 부리거나 차가운 심장을 지닌 비열한 인간은 지독한 악취와 같다. 악취는 처음에는 불편하고 역겹지만, 잠시 후에는 익숙해져 악취를 느끼지 못하고 무뎌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습관화이며 2장에서 설명한 또라이 공장의 매니저는 이 '습관화' 때문에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

하지만 또라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또라이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추악한 행동을 계속하면,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쪽짜리 진실로 스스로를 속이며, 사태가 심각하고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사람들이 이런 착각에 빠지는 중대한 이유는 학자들이 일컫는 '실패한 행동들에 대한 몰입 상승 효과' 또는 '매몰 비용 오류'에서 비롯된다. 다르게 표현하면,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미 그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으므로 '그만두기에는 너무나 많은 투자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은 더 나은 옵션이 있을 때(다시 말해, 나이가 한 살이라도 더 젊어서 재취업이 그나마 쉬울 때) 관두는 게 제일 좋다. 아니면 같은 회사 내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거나 다른 부서로 옮겨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만약에 위에서 말한 방법이 어렵다면, "되도록이면 미친놈들과 엮이지" 않는 게 좋다.

첫 번째 방법은, 또라이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또라이 문제를 해결할 때 때로는 소통의 장벽을 없애는 것보다 더 높이 쌓는 것이 현명하다는 교훈을 얻는다. 최고의 보호 장벽은 물리적 거리다. 자신과 또라이 사이에 단 몇 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얼마나 편해지는지 알면 놀랄지도 모른다.

또라이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 자신의 자리가 또라이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20미터 떨어져 있는 동료보다 2미터 떨어진 동료와 보다 많이 대화할 가능성이 네 배 더 높다고 한다. 

거리만 멀어져도 또라이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최대한 떨어져라.

 

두 번째 방법은,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또라이들은 상대방의 고통에서 쾌락을 얻는다. 또라이들을 완벽히 무시하거나 관계를 끊을 수 없다면, 반응 속도를 늦추고 또라이들의 공격을 지연시키며 거부하라.

책에서는 모욕적인 이메일을 보내거마 부적절한 시간대(이를 테면 새벽 2시)에 전화를 걸어 소리치고 비난하는 한 교수의 예가 나온다. 박사 과정에 있던 한 학생은 처음엔 교수의 공격에 일일히 반응했다.

그러다가 이 학생은 몇 년에 걸쳐 처음에는 몇 시간, 그다음에는 며칠, 그러고는 몇 주일씩 답변하는 시간을 점점 늦추었다. 지도 교수가 불쾌한 이메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확인하지 않고 이틀 내지 사흘, 때로는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야 모든 메일을 한꺼번에 읽고, 단 한 번의 침착한 대응만 했다.

그 결과, 교수의 괴팍한 성격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하는 횟수는 줄어들었으며, 터무니없는 시간대에 전화하는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반응 주기 활용법(rhythm method)'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감시하고 비난하는 행동으로 쾌감을 느끼는 또라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법이다. 즉, 모든 일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또라이들을 초조함으로 몸부림치고 고통스러워하게 만들어 결국 그들이 물러서서 기다리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또라이들은 이런 방법을 쓰는 사람을 향한 공격을 중단한 뒤, 빠른 반응 속도로 자신을 만족시켜 줄 다른 공격 대상을 찾아 나선다.

 

이 외에도 또라이들 눈에 보이지 않는, '자발적' 투명인간 되기, 인간 방패 내세우기, 나만의 '숨 쉴 공간' 만들기, 동료들과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하기 등의 방법도 있다.

또한 5장에서 알려 주는 '멘탈 보호법'도 꽤나 유용하다. 그중 하나는 '정서적으로 분리시키기'이다. 이 방법은 '솔직히 난 또라이들 따윈느 신경도 쓰지 않아'라고 마음먹는 전략이다.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있는데 1단계는 '최소한 휴식 시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이다. 

이는 정서적 분리의 가장 낮은 단계다. 근 시간 중에는 또라이 상사에게 시달릴 수 있지만, 근무 시간이 아닐 때에는 관심과 노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평정심을 회복하고 삶을 즐기며 앞으로 닥칠 힘든 시기에 대비하는 힘을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지금은 휴식 중'임을 알리는 작은 의식과 같은 행동을 만들어 힘든 업무로부터 삶의 나머지 부분을 완전히 분리하는 게 좋다.

2단계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에만 정서적으로 분리한다'이다.

근무 시간이 아닐 때 또는 근무 중 휴식 시간에 자신을 회복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이 단계에서는 나쁜 상황이나 추악한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신경 쓰지 않고, 정서적 거리를 두며, 그냥 의례적인 방식으로만 대응한다. 그러다가 예의 바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자신의 배려심과 연민에 다시 불을 켜고 모든 능력을 동원해 그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독자들도 모욕적이고 무례한 사람의 분노와 무시를 마주하면 자신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따분하고 애매하며 형식적인 반응으로 대처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가장 신경을 쓰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독자들은 또라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분노와 슬픔, 고통과 같은 반응을 절대 보이지 않고 가장 지루하고 피상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이 그들의 더 많은 적대적 언행을 차단하고, 동시에 또라이들을 좌절시키고 허탈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동적 공격 형태의 복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3단계는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최대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는 정서적 분리의 가장 높은 단계로서 삶 속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상황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극단적 단계의 바로 전 수준의 분리 형태다(모든 것을 멀리하는 형태는 어떤 상황에서도 건강한 대응 방식이 아니다). (...)

이 전략은 자신의 감정을 되도록이면 드러내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관심 있는 척 시늉만 하며, 상대방이 바로 눈앞에 있더라도 최대한 신경을 끄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는 것이다. 그 대신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들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 앞으로 다가올 보다 나은 상황에는 모든 관심을 집중한다. 이 전략의 목표는 자신을 최소한으로 드러내면서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분노를 사지 않는 데 있다.

말하자면 '영혼이 날아간 존비처럼' 구는 것인데, 갤럽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직원들은 결근도 잦고 이직률도 높으며 생산성도 낮다.

물론 누구도 처음부터 이런 상태는 아닐 것이고, 상사와 팀, 그리고 회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직원이 기대를 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성 향상과 이직률 저하에 신경을 쓰는 회사라면 이 부분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또라이에게 대처하는 유용한 방법이 많아 하나하나 모두 설명해 드리고 싶지만 이 책 내용을 모두 옮겨 적을 수는 없으니 이쯤 해 두어야겠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이나, 이미 일하면서 또라이를 몇 번이나 만난, 사회 생활 n년 또는 nn년차 사회인이나 모두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이제 정말 참아 주는 건 그만하고, 또라이에게서 벗어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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