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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이케가야 유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 실험 (인간관계편)>

by Jaime Chung 201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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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이케가야 유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 실험 (인간관계편)>

 

 

흥미로운 심리 실험이 가득 담긴 재미있는 책이다.

다른 책들에서 보지 못한, 신선한 실험들이 많이 언급된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1에서 10까지 숫자 중에서 하나만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고 했을 떄, 실험 결과 짝수를 떠올린 사람은 20퍼센트, 홀수를 떠올린 사람들은 80퍼센트에 달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브라이언 교수 팀은 이 실험에서 출발해서 새로운 실험을 했다. 연구 팀은 실험 참여자들에게 방금 머릿속에 떠올린 숫자를 말하기 전,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방금 떠올린 숫자가 만약 짝수라면 5,000원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떠올린 숫자는 무엇인가요?"

그러자 짝수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의 50퍼센트에 달했다. 30퍼센트 정도는 허위 신고를 했다는 얘기다. 

연구 팀은 허위 신고를 최대한 줄이려고 '양심 경고등'을 사용했다. 첫 번째 양심 경고등 A는 '거짓말하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었고, 양심 경고등 B는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을까?

답은 B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문구보다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B그룹에서는 '짝수'라고 답한 사람 비율이 20퍼센트 정도 나왔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의미다. 반면 A그룹은 여전히 50퍼센트 정도로,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양심 경고등이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었다.

(...) 양심 경고등 A의 대상자는 허위 신고라는 '행위'만 언급했지만, 양심 경고등 B는 '인격' 그 자체를 언급했다. 그러므로 A보다 B가 훨씬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신기하지 않은가! ㅎㅎ 이건 여러 모로 활용할 방법이 많으니 기억해 둬야지.

 

그리고 심리 실험은 아니지만 몰랐던 걸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어두운 방에서 글자를 읽으면 근시가 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나돌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낭설에 지나지 않는 주정이다(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영화관은 눈 건강읗 위해서라면 발도 들이지 말아야 할 최악의 공간이다!). 아무튼, 눈 피로와 시력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마지막 61번 심리 실험도 흥미롭다. '미래의 나는 상상 이상으로 변화한다'라는 소제목인데, 하버드 대 길버트 교수의 '역사의 종말 착각 실험'을 다뤘다.

사람은 왜 과거의 자신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졌을까? 하버드 대학교 대니얼 길버트 교수 연구 팀은 "현재 자신의 상황과 기호는 앞으로도 변함없으리라 착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연구 팀은 18세에서 68세까지, 1만 9,000명이 넘는 사람을 꼼꼼하게 조사해 의미 있는 통계 수치를 얻었다. 예컨대, 지금 친구 중 10년 전에도 친구였던 사람 수를 a명, 10년 후에도 친구일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을 b명이라고 가정한다. 연구 팀은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얻은 결과로 통계를 내 보았는데, 항상 'a는 b보다 많다'는 결론을 얻었다. 즉, 실제로 과거의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보다 미래의 자신에게 일어날 변화를 낮게 추정하고 '지금 친구와 나는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고 질긴 인연으로 엮여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친구뿐 아니라 좋아하는 음악가나 좋아하는 음식, 취미와 휴가 보내는 법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기호와 생활습관 전방에서 폭넓게 찾아볼 수 있다. 길버트 교수는 이러한 경향에 '역사의 종말 착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애인과 헤어진 후 '그런 남자/여자를 만나다니 내가 미쳤지' 하고, 도대체 왜 내가 그 사람과 사귀었는지 이유조차 떠올릴 수 없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설명에 공감할 것이다.

(...) 연구 팀은 취향뿐 아니라 성격과 개성에도 '나는 일관성이 있다'고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성실함, 우호성, 정신적 안정성, 호기심, 외향성이라는 항목을 10년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해 보라는 요구에 참여자들은 실제로는 상당히 달라졌으면서 "앞으로 10년 후 얼마나 변할까?"라고 묻자, "그다지 변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변화는 이미 끝났다"라는, 말 그대로 '역사의 종말 착각'이다.

(...) 어떤 이유이든 그러한 착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그런 만큼 현재의 자신은 스스로 믿는 것처럼 그리 확고부동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는 게 어떨까. 또한,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나에게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두고 인생을 설계하라고 권유해 주고 싶다. 그것이 후회를 적게 남기는 현명한 삶의 방식이라는 조언과 함께.

 

이렇게 여러 가지 재밌는 심리 실험을 알게 되는 책이다. 게다가 알아 두면 뭔가 쓸모도 있을 것 같다!

심리학이나 실험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살펴보시라. 이 책은 '뇌과학편'도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것도 읽게 되면 또 리뷰를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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