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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존 가트맨, 줄리 슈워츠 가트맨, 더글러스 에이브럼스, 레이철 칼턴 에이브럼스,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by Jaime Chung 201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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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존 가트맨, 줄리 슈워츠 가트맨, 더글러스 에이브럼스, 레이철 칼턴 에이브럼스,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남녀 관계를 연구하는 '러브랩(Love Lab)' 연구소의 두 쌍의 부부 연구자들(존 가트맨&줄리 슈워츠 가트맨, 더글러스 에이브럼스&레이철 칼턴 에이브럼스)이 쓴 이 책은,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녀와 만족스럽고 행복한 연인/부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첫 장에서 저자들은 일단 이렇게 알린다.

(...) 여자라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할 첫 번째 사실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여자들은 저마다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여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막연히 그저 세계 최고의 연인이나 남자 친구나 남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특별한 파트너에게 세계 최고의 연인이나 남자 친구나 남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당신의 그녀가 기대하는 바람이나 욕구가 혹시 우리 러브랩의 자료와 어긋날 경우에는 파트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녀의 진실만이 단 하나의 중요한 진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이 책은 당신의 학습 속도를 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입니다. 

여성이라는 성에 속하는 개인 하나하나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이 모두 공감하고 뜻을 모으며 최소한 다수가 '그렇다'라고 말하는 공통점은 있다. 그건 바로 이것이다.

여자들이 남자에게 무엇보다도 바라는 희망 사항은 무엇일까요? 식스팩 복근? 거액의 통장 잔고? 백마 탄 키 크고 잘생긴 왕자님? 아니, 아닙니다. 여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바로 신뢰감입니다. 의외겠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과 그 자녀들의 안전과 행복은 배우자가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냐 아니냐에 좌우되어 왔고, 이는 과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를 보시라. 몰카 범죄 때문에 여성들이 공공 화장실도 가기 꺼려하는 이 시대에, 남성이 신뢰할 수 있는 상대인지 아닌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또한 여자들의 가장 큰 불만거리 두 가지는, '필요할 때 곁에 없다'라는 것과 '친밀감과 유대감이 부족하다'라는 것이다.

이는 '조율(attunement)'이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그녀의 감정,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존중해 주며(절대 그녀의 감정을 바로잡으려 하면 안 된다!) 그녀의 꿈을 지지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남자들이 바라는 대로, 덜 자주 싸우고 더 자주 섹스할 수 있게 된다.

 

조율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관심 갖기

그녀에게 온 관심을 쏟으세요. 그녀가 얘기하고 싶어 하면 하던 게임을 중단하고 휴대전화를 멀찍이 치워놓으세요. 당신이 그녀와 그녀가 하려는 얘기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 주세요. 그날 있었던 사소한 일 얘기나 당신에게는 시답잖게 들리는 얘기라 해도, 그녀에게는 중요하고 유대감이 필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

이해하기

그녀가 어떤 이야기를 꺼내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려면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절친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을 때는 조언을 해 준답시고 나서지 말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고 딴소리를 꺼내지도 말고, 자신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이 없을지 궁리하지도 마세요.

괜히 농담을 건지거나 별문제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떤다고 여겨서도 안 됩니다. 그녀의 기분이 어떻고 그녀에게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를 물어보며 이해해 줘야 합니다.

이 경우의 조율은 말로만 "이해한다"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심 어린 관심을 보이며 그 일이 그녀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이해하고자 마음 써야 합니다. 그녀가 자기 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든, 직장 상사 때문에 속상해서 하소연을 하든, 당신에게 화를 내든간에 언제나 목표는 그녀를 이해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거 진짜 중요하니 이 부분에 밑줄 치고 별 다섯 개 그리시라. 특히 "조언을 해 준답시고 나서지 말고" 이 부분에!

여자들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공감을 원해서이지 해결책을 원해서가 아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귀를 기울여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적당히 리액션(그랬구나, 짜증 났겠다/슬펐겠다/재밌었겠네 등)을 보여 주면 된다. 절대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나서지 마라.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또 있다.

저자들은 마이크와 린이라는 부부가 여성의 이해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 갔던 일을 들려준다.

강사가 워크숍에 참석한 부부들 중 남자들에게 "가장 최근에 목숨이나 신체적 안전에 관련해 두려움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라고 물었다. 남자들은 잠시 거북한 침묵이 흐른 후 하나둘씩 손을 들어 "아주 오래전 고등학생 시절에 주먹싸움을 벌였을 때"라든가 "10년쯤 전 알코올에 빠져 지낼 때", "베트남에서(퇴역 군인의 경우)"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남자들이 답한 사례 모두는 10대나 20대 혹은 30대 무렵의,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을 법한 일들이었습니다.

 강사는 이번엔 여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목숨이나 신체적 안전에 관련해 두려움을 느껴 본 분이 계시면 손 들어 보시겠어요?" 이 물음에 강연장의 모든 여자가 손을 들었습니다. "지난 6개월 사이에 그런 두려움을 느꼈던 분은요?" 이번에도 모두가 손을 들었습니다. "그럼 지난달에는요?" "지난주에는요?" 두 질문에도 모두의 손이 올라갔습니다.

뒤이어 강사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호텔 주차장에서 이곳 워크숍 강연장까지 걸어오는 동안 마음 졸이거나 두려움을 느낀 분이 계시면 손 들어 보시겠어요?" 역시나 모두가 손을 들었고, 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마이크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동안 린이 그렇게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 왔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자신이 살면서 별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니 아내도 그럴 거라고만 생각했던 거죠. 문득 아내에게 이따 차에서 보자고 말한 일을 떠올렸습니다. 같이 외출해서 길을 걸을 때면 혼자 앞장서 걸어가곤 일들도 뒤이어 떠올랐습니다.

즉, 여자들은 남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두려움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신체적 취약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우리나라나 외국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통계를 가져와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건 그냥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모두가 아는 거니까. 

이 점에 대해 더 덧붙일 연구 결과가 있다.

(...) 버클리 대학 행동건강학과 수석 연구 분석가였던 로멘 매카터(Lauren McCarter)와 그의 멘토인 로버트 레벤슨(Robert Levenson)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의 등 뒤에사 총을 발사하는 실험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놀람 반사를 측정했씁니다.

실험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놀람 반사를 보였지만 내용 면에서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전반적으로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심박수가 훨씬 크게 상승했고 회복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의 반전은 따로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남녀 참가자들에게 놀라고 난 후의 감정 상태를 물었습니다. 여자들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답한 반면 남자들은 분노를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너무 분한 나머지 실험자에게 똑같이 갚아 주고 싶었다고 응답한 남자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

남자들은 다음의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남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려움이 줄지만 여자는 두려움이 더 커지므로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불안해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습니다. 여자는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남자에 비해 두려움에 더 쉽게 빠지는 편입니다.

그러니 '만점남'이 되고 싶다면 여성의 이런 점을 배려해 주시라.

한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결혼 생활에 만족해하는 여자들은 남편의 손을 잡았을 때 뇌에서 두려움의 반응이 완전히 차단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결혼 생활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들의 경우에는 남편의 손을 잡더라도 두려움의 반응이 약간 줄어들 뿐,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고, 낯선 사람의 손을 잡은 경우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녀가 두려워할 때는 우선 손을 잡아 주되,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그런 두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써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또 중요한 부분은 4장, '그녀와 사랑 나누기'이다.

여성과 섹스를 할 때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 남성이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 주는 장인데, 정말 구체적인 기술(!)도 알려 주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도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

나는 아래 인용문에서 저자들이 여성을 사랑하는 남성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여성의 몸에 대한 이런 즉흥적 칭찬이 온전히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몸을 향한 감탄과 찬사가, 그동안 그녀가 사회로부터 강요받아 온 자기회의라는 차단막을 뚫고 그녀의 마음속에 제대로 가 닿기를 바랍니다.

그녀를 어루만지며 그녀 몸의 모든 곡선을 소중히 여기는 자기 나름의 방식을 그녀가 충분히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몸에 대해 내뱉은 부당하고 고약한 말들은 물론이거니와, 그녀가 기분 나쁜 하루를 보낸 날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에 대해 품었을 부정적인 생각들까지도 모조리 씻어내 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과 생각들을 깨끗이 씻어낸다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여성혐오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몸은 충분히 아름답지 않다는 메시지를 받고, 불가능한 미의 기준을 제시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신이 아무리 그녀에게 얼마나 예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를 이야기해 줘도, 그 칭찬이 고스란히 가 닿기는 어렵다.

그러니 여성에게 외모를 지적하지 말고(이것만큼 깊은 상처를 주는 것도 없다), 그녀를 이해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그녀의 외모를 칭찬하기를 그만두지 마시라. 제발 부탁이다.

당신이 그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외모에 대한 고질적이고 고통스러운 선입관을 품은 채로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기분이 어떨지를 헤아려 주는 것입니다. 여자들이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고, 새 옷을 사들이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고, 정상적인 나이 듦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형 수술마저 고려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해 보세요.

여자의 자존심은 자신의 몸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체중계 위에서 실망스러운 순간을 경험하면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여자들이 자신의 몸과 위태위태한 관계를 맺게 되는 데는 뿌리 깊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녀가 자신이 못났다는 기분에 빠지면 당신이 아무리 그녀의 몸을 칭찬해도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세요.

그녀가 살면서 듣거나 겪어 온 부정적인 언사나 경험들을 모조리 없었던 일로 만들기란 불가능하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당신의 노력이 그녀에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신 혼자 힘으로는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실현 불가능한 미의 기준에 맞서 싸울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영웅적인 남자라 해도 어림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당신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아름다운 여자로 느끼도록 해 줄수는 있습니다.

그녀가 스스로를 아름답게 느끼도록 하려면 함께 있을 때 그녀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당신의 눈과 손과 입술로 그녀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면서 그녀가 자신이 아름다운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세요.

확실히 말해 두지만, 모든 여성들이 사회 내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모든 여자들은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뚱뚱하든 말랐든, 키가 크든 작든 간에.

그녀가 어떻게 생겼든 간에 당신의 눈에 그녀가 아름다워 보인다면, 그녀에게 반드시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시라. 여성들은 조금 더 자기 외모에 자신감을 얻고, 자기 모습에 만족할 필요가 있으니까.

 

여성을 구속시키는 미의 기준에 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책들을 참고해도 좋다.

2018/08/27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제스 베이커,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

2018/11/28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러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18/10/12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앤디 자이슬러, <페미니즘을 팝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아마 남자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게 아닐까.

도대체 여자들은 무슨 얘기를 그렇게나 할까요? 왜 그렇게 여럿이 몰려다닐까요? 왜 그렇게 자주 붙어 다닐까요? 화장실에 갈 때는 왜 같이 갈까요? 심지어 화장실에 볼일이 없는데도 따라가는 이유는 뭘까요?

밝혀진 바에 따르면 여자들은 당신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여자 친구들에게 얻습니다. 당신이 밤이고 낮이고 어느 때든 파트너에게 조율해 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원만하다 해도, 여자들은 여전히 다른 여자들과 어울려야만 하고 또 그렇게 어울리면서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2006년 <임상 종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까운 친구들을 둔 여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자들보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1/2이었고, 유방암에 걸린 간호사들 중 열 명 이상의 친구를 가진 사람들은 암을 이겨내고 생존할 확률이 네 배나 높았다.

결론적으로 이 여성들에게는 우정이 최고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심지어는 배우자의 유무보다도 훨씬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배우자를 갖는 것은 암 생존율에는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남성의 경우에는 반대입니다. 남자들은 오래 살기 위해 여자를 필요로 합니다.

한마디로, 여자들의 우정은 그 여성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인다.

 

이걸 쓰다 보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내가 고등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어떤 여자애의 남자 친구가, 자기 여자 친구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어울려 노는 걸 질투해서 삐치곤 했단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지? 자기 여자가 여자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왜 질투해? 세상에, 남자애가 얼마나 못났으면, 쯧쯧...'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여자들은 전화 통화도 길게 하고, 목욕탕도 같이 가고, 자기네들끼리 만나 붙어서 속닥거리기 바빠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신가?

정말 궁금한가요? 이것저것 다 얘기합니다.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들은 서로서로 의지하며 사회적 지지를 얻거든요.

사회학자이자 버나드 대학 교수인 미라 코마로프스키(Mirra Komarovsky)는 블루칼라 계층의 결혼 생활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남자들에게는 아내가 믿고 흉금을 털어놓는 유일한 상대라고 합니다.

남자들은 딱 한 가지,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대한 얘기만 빼고 모든 얘기를 아내에게 털어놓습니다. 반면에 여자들은 남편에게 털어놓지 않는 얘기가 많습니다. 여자들은 가장 사적인 문제들은 남편이 아닌 여자 친구나 어머니, 여자 형제들에게 털어놓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누구보다도 믿고 기대며 의지할 수 있는 상대로 여길 테지만, 그녀에겐 힘겨운 상황이 닥칠 때 기꺼이 자기 편이 되어 주고, 책임을 분담해 주고, 자원을 나눠 주며, 심지어 필요한 경우엔 털(몸치장)까지 다듬어 줄 넓고 끈끈한 사회적 인맥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쯤 되면 당신으로선 조금 소외감을 느낄 만도 합니다. 당신 딴에는 그녀에게 맞춰 주려 노력하고, 시선을 맞춰 주는 법을 배우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이고, 그녀가 고통스러워할 때 귀 기울여 들어 주고, 갈등이 불거지면 스스로를 가라앉히려고 그토록 애써 왔는데, 어째서 그녀는 여전히 여자 친구들을 필요로 할까요?

이는 더없이 원만한 남녀관계조차 여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그녀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둘 사이의 우정의 질도 중요하지만 그녀와 여자 친구들 간의 우정의 질 또한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그러니 그녀가 동성 친구들을 만나 무엇을 하든 질투할 필요도 없고, 위기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그녀가 당신 대신 친구들을 만난다 해서 당신이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다거나, 그녀가 당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니까.

그저 그녀가 친구들과 멋진 시간을 보내도록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자. 

 

전반적으로 이 책에 대해 평가하자면, 여성인 인간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고 또 지속해 나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물론 이 책 한 권만으로 여성에 대한 모든 걸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떤 과목이든 처음엔 기초 개념부터 탄탄히 다져 놔야 나중에 그걸 바탕으로 문제도 풀고, 응용도 할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을 여성에 대한 기본 개념서로 삼고, 구체적인 방법(예컨대 깔끔하고 무난한 옷 코디법이라든가, 첫 데이트에 갈 만한 맛집 등)은 다른 자료에서 배우도록 하자. 하지만 무엇이든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는 법은 잊지 말자. 이 책이 교과서다.

여성들은 신뢰할 수 있는 남성, 정서적 유대감과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대상을 원한다는 것만이라도 꼭 머릿속에 입력해 놓자.

만에 하나, 혹시 몰라 노파심으로 말씀드리자면, 저자들이 미국인이라고 해서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미국 여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고 이 책을 읽으셔도 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을 드리겠다.

유머 칼럼니스트 데이브 배리(Dave Barry)는 이런 현상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농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옷 입으니까 뚱뚱해 보이지 않아?"라는 여자의 물음에 대한 단 하나의 적절한 반응은, 바닥에 쓰러져 심장발작이 일어난 척하는 거라고요.

오늘날의 남자들은 누구나 다 그런 질문을 받으며 살아가게 마련인데, 심장발작이 일어난 척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언제까지고 우려먹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니 이런 물음에 대한 올바른 대답, 그러니까 만점남이라면 어떻게 대답할지 알려드리죠.

"자기는 뭘 입어도 예뻐."

바로 이겁니다. 다른 대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저자들은 이 문제에 관련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위와 같이 올바른 대답을 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하고 처벌을 내려 마땅할 정도로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로 중요합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이 말도 덧붙이고 싶다.

결국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 일생의 여자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녀를 소중히 여겨 주세요. 당신과 다른 그녀의 방식을 포용하고 그녀로부터 배우세요. 여자를 이해하는 길은 곧 당신 자신을 이해하는 길입니다. 한 여자와 사랑을 하고 설렘을 느끼고 삶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관계를 맺을 때 당신은 최고의 당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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