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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69

[책 감상/책 추천] 김이삭, <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책 감상/책 추천] 김이삭, 옛말에 ‘남남북녀’, 즉 남쪽에는 미남이 많고 북쪽에는 미녀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북한 이주민’의 모습은 대체로 여성이다. 하지만 남성 북한 이주민도 있고, 그들과 연애하는 또는 결혼한 남한 여성도 있게 마련이다. 는 ‘남녀북남’의 연애 및 결혼 이야기이다. 일단 저자(’남녀’)로 말할 것 같으면 중국 가수 및 배우 들의 덕질로 중국어를 배워 중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교수님의 부탁으로 (중국어) 원어 연극의 기획을 돕다가, 역시나 이에 참가한 (미래의) 남편, ‘민’을 만났다고 한다. 저자는 기획을 맡은 선배로서 연극에 참여하는 팀원들에게 연습할 때 슬리퍼나 하이힐 신고 오지 않기, 편한 복장으로 오기, 다른 사람이 연습할 때 딴짓하지 말.. 2023. 11. 3.
[월말 결산] 2023년 10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10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0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0월에 읽은 책들은 총 12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김예지, ⭐️⭐️⭐️ 와 를 무척 인상 깊게 읽은 터라 김예지(김가지)의 이 책도 챙겨 읽었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많이 부각되는 내용인데 개인적으로는 내가 여태까지 읽은 이 작가의 책 중에서 제일 인상이 흐릿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뭘 말하고자 하는 거지?’ 싶었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소견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유랑, ⭐️⭐️⭐️ ‘망그러진 곰’ 만화를 책으로 엮은 .. 2023. 11. 1.
[책 감상/책 추천] 황선우, 김혼비,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책 감상/책 추천] 황선우, 김혼비, 가족이나 친구 등 친한 사이라면, 그들만이 아는 농담(in joke)이 있게 마련이다. 두 사람 또는 그 집단이 경험한 일과 관련돼 있어서, 상대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야만 이해하거나 웃을 수 있는 그런 농담 말이다. 나는 그런 것이 친근한 사이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그런 것이 저절로 쌓여서, 일종의 ‘추억 팔이’만으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때가 오는데, 나는 그런 것이 퍽 좋다. 이 책은 의 황선우 작가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과 의 김혼비 작가가 1년여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것이다. 요즘은 서간체 소설도 잘 보지 않아서 남의 편지를 읽는다는 점에 조금 설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 쓴 건 뭐든 다 기대하는 마.. 2023. 9. 22.
[책 감상/책 추천] 정희재, <아무튼, 잠> [책 감상/책 추천] 정희재, 잠은 누구나 자는 것이지만 잠과 관련한 특별한 이야기가 많아서 책까지 한 권 쓰는 사람은 드물다. 의 저자는 바로 그렇게 드문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잠을 참 열심히 잤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아무래도 삶에서 책임져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예전만큼 쉽게 잠들기가 어려워서 ‘수면 위생’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등, 잠을 잘 자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첫 번째 꼭지 ‘잠에 진십입니다’에 저자가 쓴 이 문단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침대로 귀환은 보상이다. 오늘 하루 ‘나’로 분투하며 잘 살았다는 인정이다. 일과를 잘 보내고 떳떳하게 고요한 잠, 거룩한 잠, 어둠에 묻힌 잠을 영접할 것이다. 의식에 차양을 내리고 고치처럼 몸을 만 채. 그러면 이 삶은 다시.. 2023. 9. 18.
[책 감상/책 추천] 권진영, <부부의 영수증> [책 감상/책 추천] 권진영, ‘확증 편향’은 이미 본인이 가진 신념과 비슷한, 또는 그것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내가 이 책을 읽는 과정이 바로 그러했다. 은 시골에서 (도시에서 살 때보다) 더 적은 돈을 쓰며 더 여유롭게 살고 싶었던 저자 부부가 남해에서 살면서 겪은 경험을 영수증 형태로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 부부는 일단 남해에서 폐교를 임대에 살다가 1년간 임대해 주는 ‘귀농인의 집’으로 옮겨갔고, 그다음에는 아예 남해에 집을 한 채 샀으며, 게스트하우스와 보틀샵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는 단연코 ‘도시 사람’이다. 내가 얼마나 바쁘고, 문화와 익명성이 보장된 도시를 사랑하느냐면, 호주에 왔을 때 ‘교외(suburb)’라는 개념에 익숙해지는 데 꽤 시간이 걸렸을 정도다. 슈퍼.. 2023. 9. 4.
[책 감상/책 추천] 양다솔, <아무튼, 친구> [책 감상/책 추천] 양다솔, 케일린 셰이퍼는 에서 이렇게 썼다.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여성들이 이 말을 하는 건 보통 짜릿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헤어질 때다. 저녁을 함께 먹었을 수도 있고, 콘서트에 갔을 수도 있고, 칵테일 바에 갔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음날 피곤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비밀 얘기를 속삭였을 수도 있고, 서로 의외의 칭찬을 해줬을 수도 있고, 어쩌면 두 가지를 모두 했을 수도 있다. 혹은 춤을 췄을 수도 있고 기쁨의 포옹을 했을 수도 있다. 술기운에 들떴을 수도 있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새삼 느끼고 환희에 휩싸였을 수도 있다. 나의 절친한 친구 루시와 나는 브루클린에 사는데 두 집 사이가 몇 블록밖에 되지 않는다. 둘이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고 .. 2023.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