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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170

[책 감상/책 추천] 현이랑, <레모네이드 할머니> [책 감상/책 추천] 현이랑, ⚠️ 아래 서평은 현이랑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이런 여성 캐릭터는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렇게 직감했다. 그리고 그 직감은 맞아떨어졌다. 책 겉표지에 “가진 건 돈뿐인 성격 파탄 치매 탐정 등장! 완벽한 고급 요양 병원의 비리를 파헤친다!”라고 되어 있는데, 줄거리를 정말 간략하게 잘 요약했다. 조금 더 살을 붙이자면 이렇다. ‘도란마을’이라고 하는, 치매 노인들을 위한 고급 요양 병원에서 지내는 한 괴팍한 할머니가 있다. 치매가 아직까지는 가벼운 편이라 다른 노인들과는 다르게 자기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데,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고 성격이 괴팍해서 요양소 노인들이나 직원들 중에 친구랄 사람도 없다. 이 할머니에게 즐거움이란 레모네이.. 2023. 4. 28.
[책 감상/책 추천] 백지선,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책 감상/책 추천] 백지선, 이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살면서 내가 직접 낳았든 아니든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정상 가족’의 기준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 주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눈여겨 보고 있던 차에,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해 읽게 됐다. 이 책의 전체 평부터 말하자면, 소재와 주제는 훌륭하지만 글 자체는 아마추어 같다. 비혼이지만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한 여성의 이야기, 이것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많은 이들이 귀 기울여 듣고 싶어 할 만한 이야기이고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딱 적당한 시기.. 2023. 4. 24.
[책 감상/책 추천] 후지타니 지아키, <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 [책 감상/책 추천] 후지타니 지아키, 사실 이 책은 처음 알게 됐을 때부터 너무 읽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이용하는 전자책 구독 플랫폼에 없어서 (내가 알기론 예스24에만 있는데 내가 이걸 안 쓴다) 언젠가 나중에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어떤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당장 빌려 읽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저자는 제목 그대로, 다른 덕후 동료 셋과 같이 총 ‘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살고 있다. 저자는 어느 날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덕후로서 최애는 나날이 늘어가는데 집세는 비싸고, 그렇다고 수입이 쉽게 느는 것도 아니지. 게다가 공연을 보러 원정을 가느라 집을 비우는 시간도 많은데 굿즈 창고로 변해 버린 집에 높은 집세를 내는 건 낭비가 아닐까?’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2023. 4. 19.
[책 감상/책 추천] 임소연,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책 감상/책 추천] 임소연, 나는 ‘신비롭다’라는 말을 사람에게 쓰지 않는다. 애초에 이 말은 여성이나 외국인(특히 동양인)을 타자화시키는 데 사용되 는느이기 때문이다. 남성 또는 서양인이 기준일 때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여성 또는 동양인, 또는 동양인 여성을 운운하는 것은 칭찬이 아니라 ‘너희들은 객관적으로 관찰될지언정 관찰의 주체가 되지는 못하는 존재이며, 너희들은 우리와 다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신비한 동양의 매력’으로 호주에서 서양 남자들에게 어필할 거라는 지인의 말을 들었을 때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 책의 저자 임소연은 과학기술학 연구자로, 여성을 둘러싼 이 ‘신비’라는 불가해한 막을 떼어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과연 정말로 순수하게 여.. 2023. 4. 17.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요즘 사는 맛>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은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에 실린 여러 작가들의 ‘음식’ 이야기이다. 제목 그대로 요즘 뭘 먹고 사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에 얽힌 추억이 있는지 하는 이야기. 김겨울, 김현민, 김혼비, 디에디트, 박서련, 박정민, 손현, 요조, 임진아, 천선란, 최민석, 핫펠트, 이렇게 열두 명의 작가들이 열두 가지 취향의 ‘맛있는 이야기’를 요리해 내보인다. 나는 여러 작가들의 글을 모은, 말하자면 ‘컴필레이션 앨범’ 같은 책을 읽을 때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둘째, 그 책을 통해 새로 마음에 들게 된 작가가 있는가? 첫째는 책을 고를 때 중요하고, 둘째는 책을 읽고 평가를 내릴 때 중요하다. 이 책엔 이미 내가 좋아하는 .. 2023. 4. 14.
[책 감상/책 추천] 제시카 팬,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책 감상/책 추천] 제시카 팬, 이 책은 영어 원제가 기가 막히게 공감이 되어서 골랐다. 라니, 내향인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제목 아닌가. 저자는 스스로를 ‘신트로버트(shintrovert)’, 그러니까 ‘수줍은(shy)’ ‘내향인(introvert)’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회생활에 서툴면서 동시에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는 ‘집 나간 외향성을 찾아서’ 1년간 이러저러한 활동을 시도해 본다. 나도 내향성으로는 어디 가서 뒤지지 않기에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외향성 지수를 높일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일단 저자가 자신의 내향성을 묘사하는 부분을 보자. 저자는 정말 글을 웃기게 잘 쓰는데, 이 유머 감각이 (뒤에서 언급할)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해 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 202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