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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233

[책 감상/책 추천] 은는이가, <난생처음 시골살이: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책 감상/책 추천] 은는이가, 나는 시골살이에 판타지나 로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계속 이런 책을 읽는가. 아마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렇지, 역시 도시에서 사는 게 최고야!’라는 내 생각이 옳다는 걸 확인받고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골, 자연, 영화 류의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전혀 선호하지 않는 내가 그런 생활에 관한 책을 읽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몰랐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은는이가’라는, 나름대로 꽤 잘 알려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였다. 그랬구나… 역시 유행에 느리고 관심도 없는 나는 사람… 어쨌거나 저자는 시골에서 ‘내 집’을 ‘직접 지어’ 살아 보기를 원했고, 결국 그 꿈을 이룬다. 직접 집을 짓는 과정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설명이나 묘사는 없다. 물론 직.. 2023. 11. 22.
[책 감상/책 추천] 리베카 리, <편집 만세> [책 감상/책 추천] 리베카 리, 작가가 글을 쓰고, 편집자가 이를 받아 교열을 보고, 각주를 달고, 색인을 만들고, 번역을 하고, 표지와 커버, 텍스트 디자인을 결정하고 인쇄해서 세상에 내놓은 후, 절판되기까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거의 모든 단계를 다룬 에세이이다. 저자는 무려 펭귄 출판사의 편집장. 나처럼 교열과 문법, 문장 부호, 철자까지 꼼꼼히 따져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린 트러스의 이후로 이런 책을 계속 찾아 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거든요. 변태처럼 들리겠지만 진짜로 그런 거 너무 재밌다고요! 여러분이 ‘엔 대시(n dash; ‘-’ 이렇게 짧은 대시)’나 ‘엠 대시(m dash; ‘—’ 이렇게 긴 대시)’를 구분해서 쓰고, 말 줄임표(ellipsis, ‘…’)를 표시하는 자기만.. 2023. 11. 20.
[책 감상/책 추천] 이훤, <아무튼, 당근마켓> [책 감상/책 추천] 이훤,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작은 TMI 하나: 나는 여태껏 ‘당근마켓’을 써 본 적이 없다. 지역 기반 중고 매매 앱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해외에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에 잠시 들렀을 때 이 앱 또는 ‘번개장터’를 써 보려 했으나, 살 만한 물건을 찾을 수 없었기에 단 한 번도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은 없다. 그래서 나는 이훤의 을 통해 간접 체험을 시도했다. 이 책을 알라딘에서 처음 접했을 때 시인이자 사진가인 ‘이훤 작가’가 도대체 누구지 했는데, 읽다 보니 누군지 알게 되었다. 바로 이슬아 작가의 남편분이었다! 글을 읽는데 흔하지 않는 ‘모부’라는 표현과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 익숙한 이름 ‘복희 씨’가 등장해 ‘혹시…?’ 했는데 정말이었다. 이슬아 .. 2023. 11. 17.
[책 감상/책 추천] 백은정, <아이 러브 모텔> [책 감상/책 추천] 백은정, 제목부터 끌릴 사람들이 있을 듯하다. 분명 ‘아이 러브 모텔’이 제목인데 표지에는 ‘아이 러브모텔’처럼 읽힐 것을 노리고 써 놓았다. 이 에세이로 말할 것 같으면, 남편과 같이 모텔을 운영해 온 저자가 풍부한 경험과 약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예컨대 저자가 만난 모텔 진상 이야기를 할 때, 그 진상들에게 담긴 뒷이야기랄까, 구체적인 이야기는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 ‘썰’을 만드는 식이다. 예를 들어, 저자가 객실을 청소하려고 객실에 들어가 봤더니 커피 포트에 여성 팬티가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아마 저자가 경험하고 실제로 아는 전부일 것이다. 그걸 가지고 이제 상상력을 발휘해 ‘빛나’와 ‘지호’ 같은 인물을 창조하고, 이 커플의 첫 여행 .. 2023. 11. 15.
[책 감상/책 추천] 금정연,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금정연, 원래 이 책의 가제는 ‘미래 사어 사전’이었다. 이 책을 설명하자면, ‘존버’, ‘금수저, 흙수저’, ‘플렉스’ 등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이제는 엄연한 한국어 어휘에 추가된 단어들을 톺아보며 그에 관한 저자의 감상과 나름대로의 통찰을 담은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홧김비용(시발비용)’이나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처럼 비교적 최근에 생긴 말부터 ‘비혼’이나 ‘밈’처럼 꽤 예전부터 존재한 말도 고루고루 살펴본다. 이미 우리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말들의 의미를 정말 몰라서 이 책을 들춰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글쎄, 재미있으니까. 저자의 통찰이 설득력 있으니까. 저자는 겸손하고 약간 자기 비하적인 유머를 이용해 독자에게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 2023. 11. 13.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아니 근데 그게 맞아?>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나는 미디어 비평을 좋아한다. TV나 영화라는 건 아주 쉽게 접할 수 있고 대중적인 매체인데, 그렇기 때문에 무지성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다가는 바보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재밌게 본 프로그램을 (사실 나는 ‘웨이브’나 ‘티빙’ 같은 것도 안 써서 한국 프로그램을 볼 일이 대체로 없다) 이런 면은 이렇게 비평할 수도 있구나 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게 내게는 미디어 비평서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처럼, 내가 직접 보지는 않은 TV 프로그램이라도 비평을 통해 ‘이러이러한 프로그램이구나’ 하고알게 되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안 보는 사람은 절대 안 보는, 호불호가 강한 TV 프로그램 장르 중 하나가 연애 프로그램, 그것도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이다. .. 2023.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