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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책 감상/책 추천] 심너울, 각각 2019년, 2020년, 2021년에 쓴 단편소설 세 권을 엮은 책. 애초에 ‘트리플’이라는 시리즈 기획 자체가 한 작가의 세 작품을 싣는 기획인데, 어쩜 신기하게 이 ‘트리플’ 시리즈가 마침 또 심너울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 되었다. , , 세 작품 모두 삼삼한데(하하, 말장난 재미있다) 저자 말대로 1년 간격으로 쓴 이 작품들은 나름대로 차이가 있고, “시간에 따른 저의 변화와 그 변화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저만의 축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작품들을 골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가 막히게 좋았던 건 이다.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이 세상은 하나의 무대요,/모든 인간은 제각각 맡은 역할을 위해/등장했다가 퇴장해버리는 배우에 지나지 않죠.”라.. 2025. 6. 23.
[책 감상/책 추천] 케이트 포크,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 [책 감상/책 추천] 케이트 포크,   ‘기이한 이야기’ 모음 같은 SF 소설집. 책 띠지에 ‘조예은﹒천선란 강력 추천’이라고 쓰여 있는데, 진짜 이 작가들이 강력 추천할 만하다. 책 표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신비스럽고 날카로우며 동시에 생물적인(뭐라는 건지) 느낌이 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 이 책에 살린 단편소설들은 기상천외하면서 어딘가 으스스하고 괴담 같은 느낌을 준다. 각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는 원래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 책의 원서 제목은 이다)으로, ‘블롯’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로맨스 스캠(사기)’을 벌이는 인조인간들을 피해 이기적인 인간 남자와 만나는 여자 이야기이다. 은 글자 그대로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게 된 여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자기만의.. 2025. 3. 10.
[책 감상/책 추천] 존 발리, <엔터를 누르세요■> [책 감상/책 추천] 존 발리,   SF 전문 출판사 ‘아작’에서 낸 SF 소설가 존 발리의 소설. 종이책 기준으로 184쪽밖에 안 되는 얇은 책인데 앞에 저자의 에세이 같은 게 짧게 실려 있으므로 본편은 그보다 더 짧다. ‘조용히 살던 한 남자가 갑자기 전화가 울려서 옆집에 가 봤더니 그 집 주인은 죽어 있고 컴퓨터에 알쏭달쏭한 글귀가 남아 있다’라는 게 극초반의 줄거리이다. 다음 인용문을 보시라. 이거 엄청 흥미로워 보이지 않습니까!“이것은 녹음된 소리입니다. 메시지가 완료될 때까지 전화를 끊지 마세요. 이 전화는 옆집 찰스 클루지의 집에서 걸었습니다. 10분마다 반복해서 전화가 갈 것입니다. 클루지 씨는 자신이 좋은 이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미리 사과합니다. 클.. 2024. 10. 14.
[책 감상/책 추천] 할란 엘리슨,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책 감상/책 추천] 할란 엘리슨,   SF/판타지 소설의 대부이자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할란 엘리슨의 작품집 중 두 번째 편. SF 전문 출판사인 아작에서 , , 그리고 이렇게 세 권으로 나왔다. 각각 할란 엘리슨의 단편소설을 일고여덟 편씩 담고 있다. 나는 두 번째 권의 표제작이기도 한 가 제일 궁금했으므로 이 두 번째 권부터 읽었다. 어차피 작가가 써서 발표한 시간 순서대로 담긴 것도 아니어서 무엇부터 읽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아주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이외에는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해 이게 무슨 내용인지를 파악해 나가면서 즐기는 스타일인데, 책 소개에서 밑도 끝도 없이 ‘그냥 읽어 보세요’라고 할 수는 없으니 아주 간략하게 각 단편소설의 내용을 요약해.. 2024. 9. 13.
[책 감상/책 추천] 루주아 외 10인, <연차 촉진 펀치> [책 감상/책 추천] 루주아 외 10인,   1월부터 12월까지 각 달을 배경으로 하는 단펴소설 모음집. 황금가지 출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년간 매달 진행된 소일장 참여작 중 월별로 한 편씩을 선별해 엮었다고 한다. 1월부터 12월까지, 단편소설은 모두 12편인데 작가는 11명이다. 무슨 일인가 봤더니 1월 과 11월 가 같은 작가(루주아 작가) 작품이라서 그렇단다. SF인 작품도 있고(, ) SF까지는 아니지만 기묘한 이야기들()도 있다. H.P. 러브크래프트풍의 이야기들(, )도 빠질 수 없다.다양한 저자의 작품을 모은 책이 필연적으로 그러하듯, 내가 보기에 ‘오, 진짜 괜찮은데!’ 싶은 것도 있었고 ‘이게 도대체 뭐야?’ 싶은 것도.. 2024. 7. 12.
[책 감상/책 추천] 이선, <굿 피플 프로젝트> [책 감상/책 추천] 이선,   독특한 설정의 SF (단편)소설을 내는 고블 출판사의 시리즈 중 한 편.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한국의 모든 부를 닥닥 긁어 모은 갑부 조세열은 지금 이 세상이 지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착한 사람들을 골라서 자신이 미리 건설해 둔 이상적인 지하 도시 ‘열반’으로 데려다 놓고, 나머지 인간들은 청소하듯 쓸어버리려 한다. 주인공은 조세열의 밑에서 ‘굿 피플 프로젝트’를 위해 착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일을 맡게 된다. 이 책은 (종이책 기준) 112쪽밖에 안 되어서 마음만 먹으면 앉은자리에서 끝낼 수도 있을 정도로 짧기에 더 이상 이야기했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이쯤 해 두자.이미 이 세상이 지옥이기에 착한 사람들만 쏙 빼고 ‘열반’으로 옮긴 후, 세상을 완전히 끝내.. 2024.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