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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Hunt for the Wilderpeople(내 인생 특별한 숲속 여행, 2016) - <업>을 닮은, 불량 소년과 까칠한 할아버지의 모험 이야기

by Jaime Chung 2018.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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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Hunt for the Wilderpeople(내 인생 특별한 숲속 여행, 2016) - <업>을 닮은, 불량 소년과 까칠한 할아버지의 모험 이야기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리키 베이커(Ricky Baker, 줄리안 데니슨 분)는, 그를 담당하는 아동 복지국 직원 폴라(Paula, 레이첼 하우스 분)의 말에 따르면, 그래피티와 절도, 침 뱉기 등을 저지른 '문제아'이다.

그는 폴라의 손에 의해 벨라(Bella, 리마 테 와이타 분)라는 한 아줌마에게 맡겨지게 된다.

이 아줌마는 대뜸 리키를 만나자마자 "배고프니? 하하, 물어서 뭐하니. 널 좀 봐라. 당연히 배고프겠지." 하고 농담을 건다. 지금 리키가 뚱뚱하다고 놀리는 건가?

일단 벨라 아줌마가 탐탁치 않았던 리키는 첫날에 탈출을 시도했다가 200m도 못 가 언덕 중턱에서 곯아떨어지고, 다음 날 아줌마에게 발견된다.

하지만 벨라 아줌마는 여전히 리키를 친절하게 대하고, 이 뉴질랜드의 거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리키가 벨라 아줌마를 '이모(auntie)'라 부르고 이것이 가족끼리 사는 행복함인가, 하고 느낄 새도 잠시, 벨라 아줌마는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다.

벨라 아줌마의 남편 헥터(Hector, 샘 닐 분) 아저씨는(일단 리키가 '삼촌(uncle)'이라 부르긴 한다만) 리키를 영 마뜩치 않아 하는 눈치이다. 게다가 아줌마가 죽었으니 이제 아동 복지국 직원 폴라가 와서 그를 다른 양부모 집으로 데려가려 할 것이다.

이곳이 마음에 든 리키는 대충 인형을 만들고 그 인형을 헛간과 같이 불태워 자신의 죽음을 꾸민다. 그리고 드넓은 자연 속으로 도망가 살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애들 장난에 속을 어른들이 아니다. 헥터 아저씨는 일단 애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그를 찾아나서고, 뒤늦게 폴라도 경찰 앤디(Andy, 오스카 카이틀리)를 데리고 추척에 나선다.

과연 리키는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숲 속에서 굶어 죽는 건 아닐까?

 

리키(왼쪽)와 헥터 아저씨(오른쪽). 이때만 해도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같이 도망 다니다 보니 절로 정이 든다.

 

오랜 자연 친화적 생활에 초췌해진 리키.

 

배리 크럼프(Barry Crump)의 소설 <Wild Pork and Watercress>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안타깝게도 이 책은 국내에 정발되지 않았다. 찾아서 읽어 보려고 했더니!).

감독은 타이카 와이티티로, 뉴질랜드 출신의 뛰어난 프로듀서이다. 병맛 뉴질랜드 드라마 <Flights of the Conchords>도 4편 감독했고, (역시 병맛인) 영화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What We Do In The Shadows, 2014)>도 이분 작품이다.

(이분은 내가 아래의 영화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다. 뉴질랜드의 재능 있는 감독과 코미디언이 궁금하시면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2018/07/30 - [영화를 보고 나서] -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Breaker Uppers(브레이커 어퍼스, 2018) - 대신 헤어져 드립니다)

리키 역의 줄리안 데니슨(Julian Dennison)은 아마 <데드풀 2(Deadpool 2, 2018)>의 파이어피스트(Firefist) 역으로 잘 아실 것 같고.

(이 배우는 다음 영화에도 출연했다. 2018/07/16 - [영화를 보고 나서] - [영화 감상/영화 추천] Paper Planes(종이 비행기, 2014))

 

벨라 아줌마는 고양이 스웨터를 입고 뽀글 머리를 한, 다소 이상한 아줌마 같아 보이지만 참 마음이 따뜻하다.

리키에게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주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 주는데  어찌나 다정한지, 내가 보면서도 리키 아니라 어떤 '불량아'라도 벨라 아줌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싶었다(참고로 벨라 아줌마가 불러 주는 생일 축하 노래는 우리가 잘 아는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가 아니다. 사실 제작진이 이 노래로 한 10번쯤 이 장면을 찍다가 이 노래를 영화에 쓰려면 로열티를 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배우들이 즉석으로 이 노래를 지어냈다).

벨라 아줌마가 갑작스럽게 죽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헥터 아저씨와 리키가 가까워질 일도 없지 않았을까.

 

둘만 남은 헥터 아저씨와 리키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정이 들어 친해진다는 전개는 사실 아주 예상 가능한 것이지만, 그래도 보다 보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리키 역의 배우는 어쩜 봐도 봐도 이리 귀여운지 ㅋㅋㅋ 갱스터가 되고 싶어 하는 것도, 숲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헤드폰 비슷한 걸 만들어서 쓰고 막 노래를 부르며 춤 추는 장면 핵귘ㅋㅋㅋㅋㅋㅋ

이런 영화에 꼭 나오는 '첫사랑' 캐릭터 카후(Kahu, 티오레오레 음가티-멜버른 분)도 예쁘고 명랑해서 좋았다.

성격은 또 얼마나 쿨하고 나이스한지. 게다가 말도 탈 줄 아는 멋진 여자! 카후의 아빠도 어쩜 그렇게 걱정 없고 편견이 없으신지, 갑자기 자기 집에 들어와 있는, '지명 수배자(물론 폴라가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를 보고서도 놀라지도 않고 반가워하며 같이 셀피(selfie, 셀카)를 찍을 정도.

 

리키가 카후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철 없는(?), 정말 마음이 많이 열린 카후네 아빠(왼쪽)와 리키가 셀피를 찍는 장면.

 

영화를 보며 놀랐던 건, 아무리 영화라지만(그래서 인간상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 해도), 폴라는 어쩜 그렇게 직업 정신이 투철할까 하는 것이었다.

사라진 남자애와 할아버지 좀 찾는다고 레인저(ranger, 공원[삼림] 관리원)들을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마지막엔 진짜 전쟁 난 줄.

하긴, 극 중 뉴질랜드 TV 리포터들(참고로 이들 모두 영화 촬영 당시 실제로 뉴스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들이었다)까지 이 대대적인 '범인 수색(manhunt)'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행방을 찾으려고 하니까 폴라 입장에선 어떻게든 둘을 찾아야겠다고 눈에 불을 켜지 않을 수 없었던 거 같다.

물론 그래도 폴라가 조금 과하게 이 일에 열중하는 것 같지만.

아, 폴라가 데리고 다니는 경찰 앤디는 처음부터 쭈굴쭈굴하게 등장해 영화 내내 폴라에게 구박받고 업신여김을 당하지만 마지막에는 영웅적인 행위를 해낸다.

앤디 불쌍하고 귀여움ㅋㅋㅋㅋ

 

IMDB 트리비아에도 있지만,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Up(업, 2009)>과 비슷한 점이 많다.

따라 했다는 건 아니고, 아내가 죽고 나서 성격이 까다로운 할아버지가 어쩌다 보니 비만인 남자애와 자연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는 점이 같다는 것이다.

두 영화 모두 주인공들이 개를 데리고 다니고, 진귀한 새를 발견하며 자연 속에서 너무 오래 지내 약간 머리가 돈 남자를 만난다.

결국 이 할아버지들은 성격이 온화해지고 이 소년들은 할아버지들의 삶에서 중요한 일부가 된다.

크으, 아름답지 않은가. 마지막까지 완벽하다.

 

위에서 이 영화와 <업>의 공통점을 살펴보았지만, 굳이 그런 걸 찾지 않아도 포근하고 잔잔하게 귀엽고 재밌는 영화이다.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을 보여 주는 영상은 덤.

뻘한 정보 하나. 극 중 헥터 아저씨는 문맹이라서 리키가 대신 글을 읽어 줘야 한다는 설정인데, 사실 헥터 아저씨 역의 샘 닐 배우는 영문학 전공자이다.

줄리안 데니슨이란 배우가 잘 커서 좋은 작품을 앞으로도 많이 해 주면 좋겠다. 내 아들도 아닌데 왜 이리 귀여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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