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책 추천] 서귤, <판타스틱 우울백서>
나는 이미 이것 이후에 나온 서귤 작가님의 책을 읽어서 작가님에게 기분장애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이북으로 발행되지 않아 이 먼 타지에서 구할 방법이 없어 아쉬워했더랬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내 친구가 이 책을 구해서 호주로 택배로 보내 주었다. 큽... 감사... 압도적 감사!
어쨌든 그렇게 정말 힘들게 구한 책을 단숨에 읽어 버렸을 때 얼마나 즐거우면서도 아깝던지.
책은 일단 판형부터가 작다. 한쪽에 두 컷이 세로로 나열돼 있고, 글은 책 뒤에 후기에 나오므로, 컷 만화가 책의 70%는 차지한다.
내용은 저자가 우울증을 겪다가 마음을 내서 정신과에 가고, 거기에서 히로스에 료코를 닮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고, 일상을 유지해 나가려 애쓰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나 간혹 짧게 등장하는 회사 동료, 그리고 부모님 정도가 이 책의 등장인물의 전부이다.
하지만 대체로 저자 이야기가 많은데, 아무래도 기분장애에 대한 책이다 보니까 타인의 이야기를 묘사하기가 그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어서 이야기가 단조로워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위주로 했단다.
정신과 문제를 대할 때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인 배려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사실 나는 이 책도 서귤 작가님의 다른 책들처럼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지만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다 보니 호들갑스럽게 글을 쓰면 실수하거나 무례를 범할 수 있지도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다. 그래서 그냥 책에 대해 간단히만 이야기하겠다.
만화는 이런 느낌. 기분장애를 처음 접하는 (본인이 기분장애가 있거나, 아니면 아는 사람이 기분장애를 앓고 있거나 하는 이유로) 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만화 중 일부는 이미 저자의 인스타그램에 맛보기로 공유된 적이 있으니 책에 마음에 들지 알아보기 위해 몇 편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https://www.instagram.com/seo_gyul/
아니면 작가 본인이 기고한 이 기사를 읽어 보시라.
https://www.bigissue.kr/magazine/new/242/757
이 머나먼 타지에서 오랜만에 한국 종이책을 읽게 된 것도 너무 기쁘고 감사한데 그게 또 내가 좋아하는 서귤 작가님의 책이라 두 배로 기쁘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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