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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독서 월말 결산] 2023년 1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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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읽은 책들

2023년 1월 읽은 책들은 총 12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셰어하우스를 지으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이 책이 그 답을 준다. 건축 공학에 대한 입문 또는 교양 서적으로 좋다. 다만 지어진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피드백을 제공해 줄 이가 남성 1명뿐이었다는 점은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여성과 건축에 대한 다른 책을 읽어 보고 싶어졌다.

‘조지아 독감’이라 불리는 질병으로 인류의 90%가 갑자기 사망하고 문명이 붕괴된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시점에 시작한다. 나는 이 책에서 ‘문명이 끝나 버린 이후에 예술을 계속하는 이유란 무엇인가’ 같은 질문에 대한 사유를 읽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정작 내용은 내 기대와 많이 달랐다.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HBO 맥스 채널에서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렸으니 누군가의 취향에는 맞을지도 모른다.

예스24에서 도서 MD로 재직 중인 저자가 도서 MD라는 직업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 준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의 삶에 대한, 동화에 가까운 짧은 전기이다.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위인전’ 대신에 읽어야 할 책.

  • 캐스린 H. 앤서니, <좋아 보이는 것들의 배신>: ⭐️⭐️⭐️⭐️

‘여성과 아동, 소수자를 외면하는 일상의 디자인을 고발하다’라는 부제가 아주 적절한 책. 성별, 키, 체중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해 디자인되어야 하는 사물 또는 건물 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풍부한 예를 들어서 보여 준다. 읽어 봄직한 책이지만 현재 절판으로 알고 있다. 나는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할 때 읽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 영화를 감독 본인이 직접 소설화한 작품. 분위기와 날씨 묘사가 일품. 여성 캐릭터의 외양 묘사는 어딘가 유치하다.

어릴 적에 ‘비디오’ 좀 빌려서 봤다 하는 ‘비디오 키드’라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세이. 짧고 얇은 책이라 읽기에도 부담 없다.

  • 탱알,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

<단지>, <내 ID는 강남미인!>, <화장 지워주는 남자>, <슬픔의 미학>, <혼자를 기르는 법>, <소설>, <데일리 프랑스>, <며느라기>, <아기낳는만화>, <안녕은하세요>, <아메리카노 엑소더스>, <계룡선녀전>, <그녀의 심청>, 그리고 <마스크걸>까지 15편의 웹툰을 여성 서사 위주로 읽어 내는 비평서. 제목인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일은 ‘다 된 밥에 재 뿌리기’가 아니라 ‘화룡점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내 최애 아이돌이 알고 보니 복제 인간이었다는 설정은 흥미로우나, 안타깝게도 그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잘 구현하지 못했다.

<혼자를 기르는 법>을 쓰고 그린 김정연 작가의 두 번째 만화. 음식 모형 제작자 ‘이세린’이 매 장(章) 다른 음식 모형을 제작하며 혼잣말하듯 진행되는데 그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김정연 작가가 소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또 대사와 내레이션을 잘 써서 그런 듯. 추천.

저자 켄지 요시노는 법학자인데, 동성애자로서의 자기 자신을 숨겨야, 즉 ‘커버링’해야 했던 개인적 경험에 기반해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커버링’과 ‘패싱’이라는 개념이 자주 나오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패싱’은 예컨대 (커밍 아웃 하지 않은)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처럼 보이려고 스스로를 감추는 행위이고, ‘커버링’은 커밍 아웃 한 동성애자가 여전히 ‘너무 과하게’ 게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남들 앞에서 동성애자다운 행동, 예를 들어 자신의 동성 애인과 손을 잡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을 삼가는 것을 말한다. 여성이나 성 소수자, 인종적 소수자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커버링’을 요구당하는지를 다양한 법적 사건을 인용하며 이것이 어떻게 ‘인권 문제’인지를 설명한다.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읽어 봄직한 책이다.

  • 윤성식, <인생에 관한 새빨간 거짓말>: ⭐️⭐️⭐️

본인이 기가 약하거나 귀가 얇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은 안 읽으시는 게 좋겠다. 저자는 왜 현대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지를 이해하는 것 같으나 (꼰대는 아니라는 뜻), 책에 등장하는 예시 중 여성은 90%가 주부라는 데서 아직 그 ‘젊은이들’의 절반인 여성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요지는 ‘결정 내리기는 어렵다’인데, 저자의 개인적 신념이 녹아들어 있어 비판적으로 읽지 않는다면 금세 휘말려 들기 쉽다. 이번 한 달 간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추천하지 않는 책.

 

2023년 1월 읽은 책들 통계

2023년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통계! 작년 말부터 노션을 사용해 독서 기록을 만들고 구글 시트를 이용해 그래프를 그릴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모습을 보니 무척 뿌듯하다. 사실 1년에 몇 권을 읽겠다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일단 그래프를 그려야 하므로 50권이라고 써 넣었다.

1월에는 총 12권의 책을 읽었고, 페이지로 치자면 3,338쪽이었다(이걸 계산하기 위해 각 책의 쪽 수까지 기입했다).

한 달에 12권이면 1월은 무난한 성적이다. 앞으로 매달 통계를 내서 추이도 살펴볼 예정이다.

평균 별점은 3.42. 내가 좀 짠 편이긴 하다.

종이책 1권(김정연, <이세린 가이드>)을 구입해 읽었고, 이북 1권(켄지 요시노, <커버링>)을 내 돈 주고 다운로드했다. 리디 셀렉트에서 4권, 밀리의 서재에서 6권을 빌려 읽었다. 도서관과 오디오북은 해당 사항 없음.

이번 달에 읽은 책들 중 블로그에 서평을 남긴 (또는 남길) 책은 8권. 66.7%면 괜찮은 비율이라 생각한다.

야심차게 기획한 절약한 돈 섹션까지 봐 주시라. 순 이익이라 함은 내가 직접 산 책이나 정기 구독 하는 데 든 비용을 빼고 내가 이용한 책의 가치를 말한다. 예컨대, 내가 밀리의 서재에서 탱알의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를 빌려 읽었으면, 이 이북은 (알라딘 기준) 11,900원이므로 나는 이미 밀리의 서재 1개월 정기 구독료의 본전은 찾고도 남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도서 분류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도서관에서 쓰는 한국 십진 분류법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800번 대 문학 작품을 많이 읽었다. 무려 6권. 이걸 드릴 다운(drill down) 해 보자면, 에세이 형태가 두 권, 한국 소설이 두 권, 일본 소설과 영미 소설이 각각 한 권이다. 의외로 소설을 내가 네 권이나 읽었네. 올해는 소설, 그중에서도 문학성 높은 소설들을 많이 읽기가 목표이다.

 

2023년 1월 독서 챌린지 및 빙고

빙고는 네 개를 채우긴 했으나 아직 빙고 한 줄도 완성이 안 됐다. 한 권이 하나의 프롬프트(prompt)에만 해당되게 규칙을 세워 놨을 뿐 아니라, 내가 읽는 모든 책들이 꼭 그 프롬프트를 만족시키는 건 아니며, 빙고에는 16개의 프롬프트만 골라서 넣었기 때문이다.

챌린지는 아래의 여섯 개만 채웠다.

챌린지 / 해당 작품 / 완료일/  블로그 기록 여부

  • 2022년에 읽으려 했으나 읽지 못한 책 읽기 / 켄지 요시노, <커버링> / 01/27/2023 / Yes
  • 지금까지 한 번도 읽어 보지 않은 작가의 책 읽기 / 해파랑, <내 최애 아이돌의 수상한 고백> / 01/23/2023 / Yes
  • 두 단어로 된 제목을 가진 제목 책 읽기 / 신카이 마코토, <언어의 정원> / 01/13/2023 / Yes
  • 여성/젠더/페미니즘에 관한 책 읽기 / 탱알,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 01/17/2023 / No
  • 어렸을 적에 읽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책 읽기 / 이동근, <화석을 캐는 아가씨> / 01/06/2023 / Yes
  • 두 개의 상이한 시간대가 등장하는 책 읽기 /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스테이션 일레븐> / 01/03/2023 / Yes

다음 달이면 빙고 한 줄은 나올 듯하다. 이 시점에서 빙고 한 줄을 채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영화나 TV 쇼, 연극 등의 원작이 되는 책’을 읽는 것인데 지금 상황으로선 딱히 그 프롬프트에 맞는 끌리는 책이 없다. 아마 다른 프롬프트부터 채우지 않을까.

독서 챌린지니 빙고니, 벌려 놓은 판이 많아서 1월 월말 결산 글이 이렇게 길어져 버렸다 ㅎㅎㅎ 다음 달에 월말 결산 글 쓰다가 지치는 거 아니는지 모르겠네. 어쨌거나 챌린지랑 빙고도 조금 더 힘내서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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