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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독서 월말 결산] 2023년 2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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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월말 결산] 2023년 2월에 읽은 책들

 

2023년 2월 읽은 책들

2023년 2월에 읽은 책들은 총 15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전통적으로 여성답지 않다고 여겨지는 특징들을 가진 여성, 예컨대 아이를 원치 않는다거나 시골보다는 도시를 더 선호하고, 남자보다 자신의 커리어가 더 중요시하는 여성은 해피 엔딩을 맞이할 자격이 없을까? 이런 상상에서 출발해 ‘원수 지간에서 연인으로’, ‘성격이 다른 형제자매들’, ‘투두 리스트(todo list)’ 트로프(trope) 등 여러 트로프들을 잘 사용한 로맨스 소설.

2015년,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파티에서 일어난 성폭행의 피해자 샤넬 밀러가 자신을 성폭행한 브록 터너와 사회에 대한 분노를 절절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써내려간 회고록. 감히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집안일이나 양치질, 샤워 등 개인 청결을 위한 일조차 힘겹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강력히 권한다. 저자는 청소 및 스트레스 관리에 필요한 ‘철학’을 제시하는데 집안일은 선천적으로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므로 그것을 당신이 잘하든 못하든, 하든 안 하든 당신이란 사람의 가치에는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집안일을 할 때 그것의 기능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예컨대, 방바닥을 쓸고 닦아야 할 이유는 ‘그래야 남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걷다가 뭐가 발에 채여서 넘어지거나 다치는 일이 없고 발이 끈적해서 불쾌하지 않으니까’이다. 이걸 알면 끝없이 무한한 집안일의 목록을 끊고 정말 필요한 일만, 지금 가진 에너지로 하게 된다. 이 좋은 책이 왜 아직까지도 번역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 츠바키 이즈미, <월간 순정 노자키군 14권>: ⭐️⭐️⭐️

<월간 순정 노자키군>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등학생 노자키 군은 여동생의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는 순정 만화 작가인다. 이 사실을 아는 친구 몇 명들이 그의 어시스턴트를 해 주는데, 사쿠라는 노자키군을 짝사랑하고 있다. 순정 만화 작가인 남고생의 일상을 다룬 4컷 만화가 바로 <월간 순정 노자키군>이다. 나는 노자키와 사쿠라가 빨리 사귀기를 기다리고 있다 🎀❤️

가녀장, 그러니까 딸이 모부(!)를 먹여살리는 가장으로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가족 이야기. 이 소설의 절반 정도는 실화에 기반한다는 점이 놀랍다. 가부장을 전복시키는 신나는 상상을 엿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 보시라.

언어학자 어맨다 몬텔이 영어에 숨겨진 여성 혐오적 면모를 살펴본다. 언어학이나 여성학, 또는 둘 다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권할 만하다.

  • 스콧 더글러스, <쉿! 조용히>: ⭐️⭐️⭐️

도서관 사서의 에세이인데 실망했다. 조금 옛날 책이니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부분은 그냥 흐린 눈 하고 넘어간다 쳐도, 읽는 이에게 어떤 깨달음이나 즐거움을 줄 만한 점이 없다. 어쩌다가 조금 감동적이거나 재밌거나 의미 있는 에피소드가 나와도 그 뒤에 이어지는 그저 그렇고 의미 없는 에피소드에 재빨리 밀려 잊히고 만다. 절판된 책들을 딱 둘로 나누어 ‘아니, 이렇게 좋은 책이 절판이라니!’와 ‘절판될 만했네…’로 구분한다면 이건 100% 후자다.

15년간 알코올 중독자였던 저자가 자신의 중독 역사를 되돌아보고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를 담은 책이다. 후반에서 다소 영성 서적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는데 그렇다 해돟 알코올 중독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글이라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저자는 나랑 같은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 ‘OOO(정세원)’의 사진 에세이. 저자가 다니며 발견한 신기한 간판이나 물건 등의 사진과 이에 어울리는 4컷 만화와 짧은 글로 구성된 사진 에세이이다. 나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며 감탄하며 읽었다.

  • 손진원, 북마녀, <웹소설 큐레이션: 로맨스/로판/BL 편>: ⭐️⭐️⭐️

솔직히 웹소설의 각 장르(로맨스나 로판 등)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나 분석을 읽고 싶어서 골랐는데 이건 내 실수다. 그런 글을 읽고 싶었다면 각 장르에서 읽어 볼 만한 웹소설을 추천하는 이 책을 집어드는 게 아니었는데. 그래도 저자들이 추천하는 웹소설들은 한번 ‘찍먹’해 볼 만하지 않을까.

힐링을 필요하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걸 보시라. 제목 그대로 블랙 기업(’악덕 기업’이라는 뜻)의 사원이던 모후타 군은 어느 날 잠에서 깨서 고양이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카프카스러운 설정과 달리 내용은 아주 귀엽고 사랑스럽다. 각 권 앞에 ‘프롤로그’가 있는데 그 권에서 일어날 사건의 전개를 미리 요약해 준다. 1권에서 모후타 군은 인간 크기 그대로 고양이로 변해서도 출근을 계속하지만, 모후타 군의 귀여움에 치유받은 직원들과 부장님 들의 힘으로 블랙 기업은 점차 개선된다. 게다가 모후타 군은 사장님의 딸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걱정할 것 하나도 없이 그냥 마음 편히 먹고 모후타 군의 귀여움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 글을 쓰는 2023년 2월 말 기준, 국내에는 이북으로 2권까지만 나와 있다.

<판타스틱 우울백서>. <회사 밥맛>, <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등을 쓰고 그린 서귤 작가의 데뷔작. 원래는 소량만 독립 출판된 것으로 아는데 최근 이북으로도 재출간되었다. 어느 날 주인공 ‘서귤’이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서귤이 키우던 고양이가 3m 크기로 커져 있었다. 고양이가 집에서 지낼 수 없기에 서귤과 고양이는 집에서도 쫓겨나고, 서귤이 다니는 회사에서도 잘리고 만다. 이제 서로밖에 가진 것이 없는 둘은 길거리로 향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는 이 그림책은 대사도, 고양이를 제외하고 인간 캐릭터의 표정도 나오지 않는다. 오직 그림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신기하게 표정이 없어도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위의 <블랙 기업의 사원이 고양이가 되어 인생이 바뀐 이야기 1, 2권>과 더불어 고양이가 주인공인 만화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위 작품과 다르게 <고양이의 크기>는 다소 슬플 수 있으니 이 점은 유의하시길.

  • 서귤, <파리타임>: ⭐️⭐️⭐️

서귤 작가의 초기 작품 중 하나다. 역시나 <고양이의 크기>와 같이 최근에 이북으로 재출간됐다. 저자가 파리에 출장 갔을 때 느끼고 보고 겪은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다.

제목부터 흥미를 끄는 이 책은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단편 소설이다.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충청도인 뱀파이어(정확히는 흡혈 바이러스에 걸린 이들이지만) 이야기라는 게 새롭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분명히 액션 영화 같은 느낌이 있는데 본격적으로 뱀파이어 이야기가 책의 절반 정도가 되어서야 나온다. 단편 소설이니까 이야기의 진행을 좀 더 빨리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23년 2월 읽은 책들 통계

2월에 읽은 책은 총 15권으로 1월보다 3권 더 읽었다. 만화를 3권 읽었기에 권 수가 쉽게 늘었다.

이번 달은 내 기분이 관대했든가 아니면 운이 좋아서 대체적으로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별점 평점이 살짝 올랐다. 0.3점 정도.

놀라운 점은 이번 달에 책을 많이 샀다는 것이다. 종이책은 1권, 이북은 6권을 샀다. 이번 달에 친구와 지인들에게 문화상품권 선물을 많이 받은 덕이다.

15권 중에서 10권은 책 후기를 썼으니(<블랙 기업의 사원이 고양이가 되어 인생이 바뀐 이야기> 1, 2권은 1권만 후기를 쓴 것으로 계산) 꽤 소득이 많은 한 달이다.

마지막으로, 놀랍게도 이번 한 달은 800번대 책을 많이 읽었다(만화 포함). 그중에서도 소설은 3권 정도고 나머지는 만화 아니면 에세이이다. 다음 달에는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들도 많이 읽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

 

2023년 2월 독서 챌린지 및 빙고

놀랍게도 아직도 빙고 한 줄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번 달에 완성한 챌린지는 이 세 가지.

챌린지 / 해당 작품 / 완료일 / 블로그 기록 여부

  • 한 단어로 된 제목을 가진 책 읽기 / 어맨다 몬텔, <워드슬럿> / 02/08/2023 / Yes
  • 2023년에 출간된 책 읽기 / 츠바키 이즈미, <월간 순정 노자키군> / 02/03/2023 / No
  • 오디오북 읽기 / KC Davis, <How to Keep House While Drowning> / 02/08/2023 / Yes
  • 전기 또는 회고록 읽기 / 샤넬 밀러, <디어 마이 네임> / 02/02/2023 / Yes

 

2월에 성공한 챌린지는 아래 빙고판에 보라색 테두리로 표시했다(노란색은 1월).

책을 읽을 때 챌린지에 맞춰서 읽는 게 아니라 그냥 그때그때 제일 끌리는 걸 골라서 읽기 때문. 이제는 챌린지나 빙고 따위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다음 달이면 정말 빙고 한 줄은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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