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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Oddball(오드볼, 2015) - 펭귄을 지켜 주는 개 '오드볼' 이야기

by Jaime Chung 2018.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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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Oddball(오드볼, 2015) - 펭귄을 지켜 주는 개 '오드볼' 이야기

 

 

감독: 스튜어트 맥도널드(Stuart McDonald)

 

펭귄들의 보금자리인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빅토리아(Victoria) 주 남서쪽 해변에 위치한 미들 아일랜드(Middle Island). 그러나 최근 여우들의 공격으로 펭귄의 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펭귄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에밀리(Emily, 사라 스누크 분)는 펭귄 개체 수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이 펭귄 보호 구역도 문을 닫아야 해서 고민이 많다.

한편 그녀의 아버지 '스왐피'(Swampy, 셰인 제이콥슨 분)는 닭 농장을 하는 푸근한 할아버지이다.

사랑스러운 손녀딸 올리비아(Olivia, 코코 잭 질리스 분)를 학교에 데려다 주러 가려는데 닭을 지키는 개 두 마리 중 한 마리인 '오드볼(Oddball, '괴짜'라는 뜻)'이 차에 올라탄다.

그렇게 개를 데리고 손녀딸을 학교 앞에 내려 주려는데 아뿔싸, 오드볼이 차를 탈출해서 시내를 아주 휘저어 놓는다.

오드볼이 만든 난리통의 피해자 1인인 판사는 다시 한 번만 더 오드볼이 시내에 발을 들였다간 가만놔두지 않겠다고 엄명을 내린다.

어찌어찌 오드볼을 데리고 온 스왐피 할아버지는 펭귄 보호 구역에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다친 펭귄을 발견한다.

펭귄을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그날 밤, 펭귄의 냄새를 맡은 여우가 펭귄을 공격하려 한다.

놀란 할아버지가 달려와 보니 용감한 오드볼이 여우를 쫓아내고 펭귄은 무사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스왐피 할아버지는 손녀 리비와 함께 오드볼을 훈련시켜 펭귄들을 보호하고 펭귄 보호 구역도 유지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는데...

 

왼쪽부터 올리비아, 에밀리, 스왐피 할아버지, 그리고 오드볼

 

이 귀여운 영화는 놀랍게도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영화 끝에도 나오지만 '더 미들 아일랜드 마렘마 프로젝트(The Middle Island Maremma Project)'가 바로 그것이다.

극 중 '오드볼'이 바로 마렘마 쉽독(Maremma Sheepdog)라는 견종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양치기 개이다.

주인에게 아주 충성스러우며 자신이 지키는 무리(닭이든 펭귄이든)에게 헌신적이지만 침입자를 참지 못한다.

양치기에 쓰이지만 아직 늑대 시절의 본능이 남아 있어서 침입자를 쫓아내기 위해서라면 밤새 짖기도 한다.

스왐피 마시(Swampy Marsh)는 닭 농장에서 마렘마 종의 개 두 마리로 먹이를 노리는 여우들로부터 닭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여우들이 펭귄과 새들을 학살했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여우들이 학살한 불쌍한 동물들은 최소 360마리 정도였는데, 그중 피해 입은 펭귄은 180마리에 달했다.

자신의 닭 농장처럼 개를 이용해 펭귄들을 보호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스왐피는 자기 농장에서 일을 돕던 청년 데이브 윌리엄스(Dave Williams)와 이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데이브는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실제 이 프로젝트에는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마렘마를 키워 마렘마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데이브의 아버지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일을 했고, 데이브 본인은 디킨 대학(Deakin University)에서 생태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학교 과제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아버지와 스왐피의 도움을 받아 데이브는 주의 환경 관련 부서에 보냈다.

그리고 스왐피와 그는 와남불 시 의회(Warrnambool City Council)에서 제안서를 발표했다.

협의와 숙고의 시간이 지난 후, 시 의회는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어차피 펭귄 개체 수는 위태로울 지경이었고 시 의회로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미들 아일랜드에 보내진 개는 스왐피의 개 오드볼이었다. 데이브가 오드볼을 데리고 나가 첫 일주일 정도는 같이 머물며 오드볼이 펭귄들과 잘 어울려 지내도록 돌봐주었다.

3주 정도 그 섬에서 혼자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오드볼은 다시 스왐피의 닭 농장으로 돌아왔다.

'개로 여우들을 쫓아내 펭귄들을 지킨다'라는 방법이 먹힌다는 것을 확인하자, 데이브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여우들을 몰아내며 펭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개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4년의 시간이 걸려 그는 마침내  목적에 딱 맞는, 아주 똑똑한 개들을 훈련시켰다.

이 '마렘마 계획'은 아주 성공적이어서 한때 6마리밖에 안 되던 펭귄 개체 수는 현재 200여마리에 이른다.

펭귄이 짝짓기를 하는 가을에는 특히 조수가 낮아져서 여우가 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여전히 펭귄 보호를 위해 개들이 이용된다.

안타깝게도 이 펭귄들은 우리가 가서 볼 수 없다. 펭귄 보호를 위해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에 관계자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실제 스왐피 마시 할아버지와 진짜 오드볼의 모습(영화 속 오드볼 역할은 '카이(Kai)'라는 이름의 개가 맡았다)

 

스왐피 할아버지와 마렘마 개들, 그리고 닭들의 평화로운 한때

 

몇 가지 현실과 다른 영화 속 설정을 보자면, 스왐피의 아내는 죽지 않았고 그냥 스왐피와 헤어졌을 뿐이라는 것?

또한 스왐피에는 딸이 둘이 있지만 영화에는 에밀리라는 딸 한 명만 나온다.

극 중에서 두 남자가 고래 구경(whale watching)을 시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려고 피치(pitch, 세일즈 등을 목표로 제안하다, 홍보하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로건스 비치(Logans Beach)에 이미 고래를 구경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아, 실제 오드볼은 영화에서처럼 온 거리를 난장판으로 만들 정도로 예의 없는 개가 아니라고 한다.

영화 속 '악역'의 이야기도 극적 재미를 위해 꾸며낸 것 같지만 그 외에는 (진짜 스왐피 마시 말에 따르면) 대개 정확하다고.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아래 기사들을 읽어 보시거나 '미들 아일랜드 펭귄' 정도로 검색해 보시면 될 듯.

https://open.abc.net.au/explore/103393

https://www.smh.com.au/entertainment/movies/the-story-behind-oddball-how-a-sheepdog-became-a-penguins-best-friend-20150904-gjf1d0.html

 

스왐피 할아버지 역을 맡은 셰인 제이콥슨(Shane Jacobson)은 산타 할아버지처럼 푸근한 느낌을 주어서 아이들도 좋아할 듯.

사라 스누크(Sarah Snook)는 호주 영화 <The Dressmaker(드레스메이커, 2015)>에서 화려하게 예뻤는데 여기에서는 수수하고 소박하게 예쁘다.

(이 영화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라.

2018/06/04 - [영화를 보고 나서] - [영화 감상/추천] The Dressmaker(드레스메이커, 2015) - 화려한 패션과 그보다 더욱 눈부신 복수)

알란 터딕(Alan Tudyk)은 <Dodgeball: A True Underdog Story(피구의 제왕, 2004)>에서 '해적' 스티브 역을 했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여기에서 다시 봐서 반가웠다.

아역 코코 잭 질리스(Coco Jack Gillies)의 연기도 괜찮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마음이 푸근해지고 사랑스러운 아동 및 가족용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를 한번 거들떠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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