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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리얼 간호사 월드>

by Jaime Chung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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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리얼 간호사 월드>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 간호사 비자가 그리는 병원 만화. 이미 유명한 인스타툰이라 내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듯.

나는 의료진은 전혀 아니지만, 경험상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진상이 될 수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사실 이건 굳이 병원이 아니라도, 서비스직을 체험해 본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또 공감할 듯. 진짜 서비스직을 하다 보면 인류애가 사라지는데 이 만화 에세이는 그런 일화들로 가득하다. 쪼오끔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에피소드도 몇 편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간호사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므로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하시라.

개인적으로 내가 최고로 공감한 부분은 이렇다. ‘열심히 일하다가 / 문득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 화들짝 놀람 / ‘어후 뭐야, 이거’. 인간의 몰골이 아니다!

참고로 비자님의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만화를 볼 수 있는데, 아니 어떻게 간호사 일을 하시면서 그림도 그려서 이렇게 꾸준하게 업로드를 하실 수 있는 건지 놀랍다. 그리고 그림체가 단순하긴 해도 표정이랄지 상황 묘사가 꽤 잘돼 있고, 유머 포인트도 잘 살리는 게 진짜 타고난 감각이 있으신 것 같다. 움직이는 그림(gif?)으로 궁둥이를 트월킹하듯 움직이는 짤을 만드신 걸 보고 진짜 이분은 간호사나 만화 그리기 안 하셔도 뭘 하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인류애를 박살 내는 진상들(환자들,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 포함) 이야기가 많은데 그걸 또 재밌게 그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해학적인 마인드를 가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 조상님들의 얼을 잘 물려받았다고 할까. 일의 괴로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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