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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by Jaime Chung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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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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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프로그램 위주의 미디어 비평서. 이렇게 쓰면 딱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고 완전 재미있다. 그냥 깔깔 웃고 잊어버릴 수 있는 TV 프로그램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긴말할 것 없이 추천!!

이미 우리의 언어 생활에 스며든 유행어나 신조어들을 소재로 삼은 에세이. 각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또는 기원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냥 그 단어들에 대한 개인적 감상 위주인데, 대체로 그런 단어가 생겨날 수밖에 없던 이 사회에 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소소하게 재미있고 읽어 볼 만한 에세이.

남편과 같이 모텔을 운영하는 저자가 상상력을 덧붙여 쓴 모텔 진상 경험기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모텔을 운영하게 됐고, 모텔에서 어떤 황당한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 등을 늘어놓는데 진상의 이야기는 뼈대만 사실이고 디테일은 대체로 저자가 상상력을 발휘해 쓴 허구다. 그러니까 예컨대 모텔 커피 포트에서 여자 팬티가 나왔다는 일화를 예로 들면, 여자 팬티가 한 모텔 방 커피 포트에서 발견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것이 과연 저자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처럼, 한 커플이 거사를 치르기 전 여자 쪽이 마음 먹고 지른 ‘승부 속옷’인지, 그들이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등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사랑과 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적당히 순하면서 적당히 도파민이 분출될 만한 가벼운 에세이를 찾는다면 이것도 나쁘지 않다.

당근마켓 애용자인 이훤 작가가 당근마켓 덕분에 구입한 물건과 더 넓어진 동네, 가까워진 동네 사람들에 관해 썼다. 덧붙여 이슬아 작가의 <가녀장의 시대> 세계관을 이어간다. 이유인즉슨, 저자가 이슬아 작가의 남편 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슬아 작가의 ‘모부’, 복희 씨와 웅이 씨가 그리운 이들은 이 에세이에서 다시 그들을 만나 보시길.

출판의 처음(원고 받기)부터 끝(절판)까지 모든 과정에서 편집자가 하는 일을 다룬 논픽션. 펭귄 편집장이 썼다. 나는 교정교열 및 문장부호를 다룬 꼭지가 제일 재미있었고 너무너무 좋았다. 색인 같은 부분은 아무래도 국내 편집계에서는 좀 낯설거나 인지도가 낮은 작업이 아닐까 싶다(백과사전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색인이 삽입된 책은 국내에서는 정말 흔치 않은 듯). 여튼, 다소 국내의 상황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추천.

유튜브 채널 ‘은는이가’를 운영하는 저자가 쓴, 시골에서 자신만의 집을 지은 이야기. 개인적으로 시골살이에 전혀 로망이랄지 부러움이 전혀 없기 때문에, 솔직히 뭘 하고 싶어서 이걸 읽었는지 모르겠다. ‘시골 생활은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걸까. 어쨌거나, 집을 지을 만한 지역과 땅을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생활한 이야기, 드디어 결국 땅을 사서 집을 지은 이야기 등은 꽤 읽을 만했다. 마지막 장(章)이 어째서인지 앞의 장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시골 생활에 관심이 있거나 이 유튜브 채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읽어 보셔도 괜찮을 듯.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간호사 비자’가 그리는 병원 툰을 책으로 모은 것. 인류애가 바사삭 무너지는 병원 진상 이야기들(환자, 의사, 같은 동료 간호사, 수간호사 등등 지위를 가리지 않음)로 가득하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볼 것. 그래도 저자가 독자들에게 DM 받은 일화들을 재미있게 만화로 그리고 연출해 내는 데 진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재미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 최원진,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인스타그램에 병원 인스타툰을 올리는 최원진 씨(aka 간호사 비자)의 첫 에세이.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이건 너무 독자를 호도하는 부제라고 생각한다. 딱히 저자가 독자의 어떤 고민이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콘셉트도 아니고 저자가 병원에서 일하면서 느낀 희로애락을 나누는 에세이인데 무슨 ‘처방전’? 글만 놓고 보자면 그냥 그랬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받은 사연들을 만화화해서 재미있게, 또는 때때로 감동적으로 그리는 재주는 정말 기가 막힌데 글은 매력이 덜하달까. 글도 쓰다 보면 늘겠지만 어쨌든 딱 이 책만 놓고 보면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 애나 렘키, <도파민네이션> ⭐️⭐️⭐️

이건 요즘 인기 도서 목록에 올라 있어서 읽었는데 음… 저자가 풀어놓는 개별적인 사례, 그러니까 환자의 이야기(물론 개인 정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적당히 각색된 것)는 무척 흥미롭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면 딱히 한 가지 통일된 인상이 남지 않는다. 내가 지금 기억하는 교훈 또는 팁이라고 하자면, 안 좋은 습관이나 버릇 등은 완전히 끊어야지, 적당히 줄이는 식으로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예컨대 알콜 중독이면 술을 완전히 끊어서 한 방울도 안 마셔야지, 무슨 좋은 일이 있을 때, 또는 사교적인 자리에서 한 잔 정도만 한다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허용하면 안 된다는 거다. 솔직함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큰 힘과 도움이 된다는 내용도 기억나긴 하는데, 전반적으로 내가 많은 걸 배우고 만족한 책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기대가 컸나? 사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그래도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이들(저자 포함)의 노력에는 경의를 표한다.

 

2023년 11월 읽은 책들 통계

 

참고로, 구입한 책이 6권인데 총 읽은 책이 10권인 건, 만화책을 읽었을 땐 (몇 권을 읽든) ‘총 읽은 책’에는 1권으로 계산하되, 실제로 구입한 책이 있다면 그 권수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약사의 혼잣말>을 6권까지 읽었기 때문에 이걸 그냥 1종, 1권으로 쳐서 ‘총 읽은 책’은 10권이 된 거고, 6권까지 이북으로 사서 봤으니까 구입한 책에는 그대로 6권으로 계산했다. ’직접 구입’ 항목에 22,800원 보이시죠? 😊

 

2023년 11월 읽은 책들 랭킹

 

 

‘최고’ 자리를 차지한 <아니 근데 그게 맞아?>와 <편집 만세>. 이 두 권은 취향이 아니더라도 일단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앉혔다. 그다음은 무난한 에세이들 두 권과 라이트노벨의 코미컬라이즈 한 권. 다른 책들은 딱히 더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지만 노파심에 조금 말을 붙이자면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는 최악이나 쓰레기라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저자의 글솜씨보다는 그림 솜씨, 연출 솜씨가 더 좋은 것 같다는 뜻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11월도 다 갔다. 마지막 한 달만을 남겨둔 상태! 유종의 미를 거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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