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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결산] 2025년 5월에 읽은 책들
2025년 5월에 읽은 책들은 총 13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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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가머스, <레슨 인 케미스트리> ⭐️⭐️⭐️ 애플TV에서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 원작 소설.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여성 서사 어디 감? 남편의 출생 비밀? 그런 건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이게 왜 튀어나오지? 실망스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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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윌리스, <디. 에이.> ⭐️⭐️⭐️ 우주사관학교를 꿈꾸는 학생들 속에서 나 홀로 우주사관학교엔 관심 없다며 지원서조차 넣지 않은 테오도라 바움가르텐. 그런데 그런 그녀가 우주사관학교에 합격한다. 어쩐 일일까? 종이책 기준 120쪽밖에 안 되는 짧은 단편소설인데 꽤 재미있고 마지막엔 나름대로 교훈이랄지, 메시지도 있다. 역시 단편소설도 대가가 쓰면 다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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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모건, <사서 일기> ⭐️⭐️⭐️⭐️ 이번 달에 읽은 책들 중 최고인 두 권 중 한 권. 앨리 모건이라는 필명을 쓰는 저자는 스코틀랜드에서 가난한 지역 두 곳에서 공공 도서관 사서로 일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느낀, 공공 도서관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인지, 동시에 기쁘고 보람찬 일인지를 토로하고 나누는 트윗으로 정말 ‘자고 일어나니’ 유명인이 되었다. 공공 도서관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지역 사회에 큰 공헌을 하는지, 공공 도서관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되새기는, 진짜 감동적이고 웃기고 귀엽고 다 해먹는 책. 강력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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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 이번 달에 익은 책들 중 최고인 두 권 중 다른 한 권. 이건 위의 책보다 조금 덜 공적이고 더 개인적이다. 작가이자 엄청난 독서광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책 이야기. 표현이 너무 웃기고 또 공감이 되는 주제가 많다.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싶은 마음, 친구들과 책 이야기하기, 친구에게 책을 선물하고 또 선물받기, 책 고르는 방법, 병력 독서 등등. 이것 역시 강력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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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바블로비치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 ⭐️⭐️⭐️ 민음사TV의 세문전 독서클럽 2회 주제가 이 <체호프 단편선>이라고 해서 읽었다(참고로 밀리의 서재에서 이용 가능하다). 일단 읽고서 대충 모든 작품의 줄거리와 사건은 파악했는데, 그래서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읽고 ‘아 재밌었다’(사실 엄청 재미있게 읽은 건 아니지만) 정도의 감상만 가지고 끝내도 괜찮은 것인가, 하는 걱정이 올라온다. 그래서 이 작품들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데? 뭔가 더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책이라면 ‘하하 재밌었다’ 하고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고 양심의 가책도 없겠지만, 어째서인지 체호프 정도 되는 작가라면 꼭 그 뒤에 숨겨진 의미와 주제를 발견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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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이 사토루, <윈드 브레이커 1-2> ⭐️⭐️⭐️ 요즘 그렇게 인기라는 소년 만화. 진돌의 영업 영상을 보고 리디 북스에서 ‘찍먹’해 봤다. 내용을 아주 간략히 소개하자면, 치안이 나쁜 마을에서 동네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후우린’ 고등학교 학생들을 ‘보우후린(’방풍림’과 동음이의어)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그들이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1권에서 이미 내 취향인 걸 알았지만 얘네는 과연 수업을 들을까 궁금해서 2권까지 봤는데 2권이 끝나도록 수업이 시작을 안 함…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싸움만 전문으로 하는 고등학교라니 미쳤냐고요… 아니, 동네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다른 동네 불량배들과 싸우는 건 좋은데 학생의 본업은 공부 아니야? 너무 꼰대 같은 소리인 건 알지만 나로서는… 이 ‘싸움’과 ‘멋짐’과 ‘우정’과 오타쿠들이 좋아할 각종 캐릭터들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2권에서 멈췄다. 잘한 선택 같다. 리디 이벤트로 24시간 무료 보기로 봤는데도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취향이 맞는 분은 재밌게 보시겠지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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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호세 아르까디오와 아우렐리아노의 홍수로 가득한 소설. 정말로 1백 년간 고독한 부엔디아 가문의 연대기이다. 자기네들은 고독하게 지지고 볶고 사는데 독자인 나는 지루하고 짜증이 난다는 게 아이러니. 나는 넘쳐나는 비슷한 이름들의 소용돌이에서 괴로워했다. 뭐가 어떻게 괴로웠는지는 위에 링크한 책 리뷰에서 자세히 썼으니 여기에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름이 다 비슷비슷해서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안 되니까 책 읽는 과정이 어려워졌고, 그래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특징인 마술적 사실주의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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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파출소를 구원하라> ⭐️⭐️⭐️ 내가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여럿 쓴(위에 링크한 책 리뷰에 그 책들의 링크도 넣어 놓았다) 원도 작가의 첫 장편소설. 완벽한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잘 읽었다. 약간 오글거리는 듯한 대사가 자주 나온다는 점과, 극 중에 야구를 좋아하는 등장인물이 한 명뿐인데 그에 깊은 감명을 받아 거의 모든 인물들이 야구 이야기를 한다는 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엔딩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경찰 출신이라 경찰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그린 게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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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시체> ⭐️⭐️⭐️ 내가 일전에 리뷰를 쓴 코니 윌리스의 <디. 에이.>와 마찬가지로, SF 전문 출판사 아작에서 낸 청소년 SF 소설 시리즈 중 한 권. 이건 레이 브래드버리의 짧은 단편이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이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시체인 윌리엄 랜트리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살아나면서 시작된다. 그는 2349년에 깨어났는데, 이 ‘미래’는 그가 살아 있었던 시절과 많이 달라졌다. 일단 죽은 사람을 땅에 묻지도 않고 소각로에서 태워 버리며,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에드거 앨런 포나 러브크래프트 같은 공포 소설 작가들의 책도 다 불태워 버렸다. 랜트리는 죽은 자들을 깨어나게 해서 ‘친구’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는데… 짧지만 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역시 레이 브래드버리. 밀리의 서재에도 있고 크레마, 교보샘, 만권당에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한번 읽어 볼 만한 단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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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 교도관인 저자의 에세이. 교도관으로서 매일 접하는 수용자들과 교도소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읽다 보면 과연 교화는 가능한 것인가, 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힘들고 고된 일을 하는 교도관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 역시 지울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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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베이커, <마흔 살, 그 많던 친구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저자는 ‘중년 남성에게 닥친 우정의 위기’를 주제로 글을 써 달라는 편집자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본다. 여기에서 이 글은 시작된다. 저자는 나름대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연락하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남자들만의 모임을 주최하기도 한다. 그 결과는 나름대로 성공적인데, 아무래도 꽤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하며, 어떤 이론적이거나 독자들도 적용해 볼 만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저자는 분명히 남자들이 여자들만큼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특히 ‘당신과 친구 하고 싶어요’ 같은 마음)은 ‘게이 같다’라는 소리를 들을까 무서워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게 다 여성 혐오이자 가부장제에 기반하는 것이니 ‘맨박스’를 벗어나자는 얘기까지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조금 더 포괄적으로 나아가서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했으면 좋았으련만. 어느 쪽으로든 이론적인 면은 크게 언급되지 않는다. 비록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라도 남자들이 자신의 동굴에서 벗어나 더 활발하게 교류하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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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홀더네스, 펜 홀더네스, <ADHD와 함께 유쾌하게 살아가기> ⭐️⭐️⭐️ 내 주변에 ADHD인이 여럿 있어서,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려나 하고 읽었는데… 음… 뭐랄까, 개인적으로 실용적이거나 엄청 통찰력이 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책 내를 아기자기하게 꾸민 건 참 마음에 들고, 이렇게까지 잘 꾸민 건 숀 코비의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이후 처음인 것 같다(요즘엔 이렇게 작은 삽화나 인용문 등을 넣어서 본문을 꾸미는 게 트렌드가 아닌가?). 하지만 그래도 본문 자체가 엄청 나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물론 ADHD라는 게 개인에 따라 증상이,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읽고서 이들을 다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더 개인적인 경험담보다는 이론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이 읽고 싶었다고 할까. 게다가 내가 보기엔 이런 개인적인 경험담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이 봐도 딱히 쓸데없다는 데에는 동의할 만한, 책 본문 늘이기 정도에나 기여하는 내용들도 별로였다. 예를 들어서 펜(저자 부부 중 남편)이 잃어버린 물건과 그것을 찾은 장소 잇기 놀이, ADHD가 있는 유명인에 대한 퀴즈, 내가 좋아하는 운동 곡 순위 5. 이런 걸 굳이 내가 읽어야 할까? 나는 교보 샘에서 읽었는데 크레마, 리디 셀렉트, 밀리의 서재, 만권당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구독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그걸 통해 읽는 게 훨씬 본전 생각이 덜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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