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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또라이 제로 조직>

by Jaime Chung 201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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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또라이 제로 조직>

 

 

이 책은 얼마 전에 책 리뷰를 쓴,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를 쓴 로버트 서튼의 전작이다.

2019/07/05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서튼,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전작 <또라이 제로 조직>으로 '또라이 전문가' 칭호를 얻은 경영학과 교수 로버트 서튼의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또라이'들에게 더 이상 참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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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원래 이 책(<또라이 제로 조직>)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하버드 리즈니스 리뷰』의 선임 편집자가, 『하버드 리즈니스 리뷰』에서 매년 선정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제출할 만한 아이디어가 없느냐고 물었단다.

그래서 저자는 편집자에게 자신이 아는 최고의 비즈니스 사례는 '또라이 금지 규칙'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하버드 리즈니스 리뷰』는 너무 고상하고 유명하고 보수적이어서 '또라이(asshole)'라는 상소리를 실을 수 없었다.

그들은 '또라이'라는 단어를 '얼간이'나 '불량배'처럼 순화된 단어로 바꾸려고 했고, 저자는 그랬다간 의미 차이가 너무 난다며 이를 거절했다. '또라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면 아예 글을 쓰지 않겠다고.

놀랍게도 『하버드 리즈니스 리뷰』는 그렇다면 '또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도록 허락했고, 저자는 '또라이 금지 규칙'에 대한 글을 싣게 됐다.

이 글로 인해 이 책, 즉 <또라이 제로 조직>과 그 후속작,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왜 또라이들이 아주 오랫동안 처벌받지 않고 잘 버텨 왔던 걸까?

저자는 그 이유를, 미국 사회가 '이기는 게 다는 아니야. 단지 최고만이 존재할 뿐이야', '이등이란 첫 번째 패배자에 불과해' 같은 말들을 신조처럼 끌어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어느 임원 겸 벤처 투자자가 나에게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의약, 학계에는 암묵적인 기준이 하나 있다고 했다. '당신이 더 자주 옳을수록, 당신이 더 자주 이길수록, 당신은 더욱 큰 꼴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또라이 짓을 하는 것은 손해입니다. 비열한 태도와 욱하는 성질은 인격적 결함으로 간주되지요. 하지만 그놈이 평범한 인간보다 재능이 많고, 영리하고, 대체하기 어렵고, 비범한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그냥 눈감고 넘어갑니다." '비범한 자질'이란, 아무리 해를 끼치는 싸가지 없는 놈이라도 참고 견뎌야 하고, 그 뜻을 다 받아줘야 하고, 비위를 맞춰주어야 한다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다목적 구실이다. 우리의 사회적 기준이란 이런 게 아닐까? '당신이 정말로 큰 승리자라면, 정말로 엄청난 또라이 짓을 해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또라이들은 기업에 큰 피해를 준다. 하지만 '또라이 금지 규칙'을 실천하면 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남을 경멸하지 않고 존중하면 사업상의 분별력도 좋아진다. ― 물론 그것만 있다고 어려운 회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 조직이나 삶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면,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당신은 매일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거나 전화로 이야기하고, 이메일을 주고받고, 회의를 하는 등 온갖 인간적인 교류를 경험할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라이 금지 규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곳에서 일한다면, 당신의 순간순간과 하루하루는 훨씬 더 의미 있고, 평화롭고, 즐겁고, 재미있는 삶이 될 거라는 것이다.

 

내가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이 책은 아직, 조금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다 발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번역 자체가 썩 나쁘진 않은데, 주석이 뭔가 설명충의 느낌이 난다.

예컨대 책 제목은 그냥 번역본이 있을 경우 그 출간 제목으로 하면 되는데 굳이 <Mean Business> 이렇게 그대로 써 놓고 '(치사한 비즈니스)'라고 해석을 달거나, '<Weird Ideas That Work>(우리나라에서는 <역발상의 법칙(황금가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됨)' 이렇게 쓸 필요가 있나?

번역 자체가 구리다기보다는 편집 스타일이 아마추어스럽다. 이런 것에 예민한 나는 그래서 이 책이 후속작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보다 별로였다. 전반적인 내용도 후자가 좀 더 풍부하고 도움이 된다고 느꼈고.

 

요약하자면, 또라이가 조직에 주는 피해나 혹시 자신이 또라이가 아닌지 확인해 보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또라이 제로 조직>을, 이미 또라이를 만나서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를 읽는 게 좋다.

두 책을 모두 읽고 싶다면, 출간순으로 이 책 먼저, 그다음에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를 읽고, 둘 중 한 권만 읽고 싶다면 그냥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를 읽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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