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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소심해도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by Jaime Chung 201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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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소심해도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평소에 소심하기로는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 나이기에, 도서관에서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흥미를 느껴 빌렸다.

읽어 보니 썩 나쁘지 않다.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충고들이 있는데, 예컨대 이런 거다.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긴장이 된다면,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도록 미리 준비해 놓으면 된다.

즉, 단조롭게 슬라이드만 읽는다는 말을 듣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발표할 수 있으면 충분히 합격이다.

프레젠테이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항상 연습을 철저히 반복한 뒤에 프레젠테이션에 임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잡스 역시 그저 통째로 외운 내용을 입으로 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긴장하지 않으려면 되도록 감정이 개입될 여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행동 리허설'이라고 한다.

위스콘신 대학교 리처드 맥폴(Richard McFall)은 소심하고 자기주장을 잘 못하는 마흔두 명의 사람을 모아서 행동 리허설 훈련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영화표를 사려고 줄을 섰을 때 새치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뭐라고 주의를 주면 좋을지 생각하게 한다. 자기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말을 종이에 적게 하고, 통째로 외워서 몇 번이고 소리 내어 말하도록 연습을 시킨다.

맥폴은 열여섯 사지 상황을 설정하여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자기주장을 할 수 있을지 연습할 수 있도록 리허설을 반복하게 했다. 그 결과 훈련을 하기 전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전체 참가자의 46.16퍼센트밖에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했지만, 행동 리허설 후에는 62.94퍼센트가 말하고 싶은 바를 확실히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아니면 이런 방법도 괜찮다.

소심한 사람은 생각이 많아서 그 생각의 가지가 끝간 데 없이 뻗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하지만 체력이 고갈됐다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에너지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자신이 소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소에 몸을 많이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하면 두려움 감정도 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에 관련한 일화가 소개되는데, 이게 상당히 웃기다.

내가 아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홀로 밤길을 걸어 집에 돌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나 코트를 펼치고 알몸을 내보였다. 보통이라면 너무 무서워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업무가 많아 기진맥진한 상태였던 그녀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힘들어 죽겠으니까 놀라게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알몸의 남자가 "죄송합니다." 하고 머리 숙여 사과하더니 사라졌다. 그녀는 나중에 생각해 보니 너무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간은 체력이 바닥나면 동요조차 하지 않는 법이다.

치한 새끼 눈치도 더럽게 없어서 ㅋㅋㅋㅋㅋ 건드릴 사람을 건드렸어야지! (물론 치한 따위가 건드려도 될 사람은 없으니 그냥 집에 처박혀 혼자 노는 게 낫지만)

 

그리고 진짜 유용한 팁.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면 굳이 전화하거나 직접적으로 상대와 면대면으로 대화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하자.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컴퓨터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는 사라 키슬러(Sara Kiesler)는 3인 1조로 그룹을 만들어서 각각 채팅, 메일, 대면 회의를 진행하게 했다. 그 결과 대면 회의를 했을 때는 어느 특정 구성원만 말을 했고, 나머지는 거의 발언을 하지 않고 듣는 역할에 머물렀다.

그런데 채팅이나 메일로는 피실험자 전원이 거의 동등하게 발언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말수가 적은 사람도 채팅이나 메일로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사람을 만나고 직접 대화하는 것이 힘든 사람은 굳이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극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서툰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현명한 방법이다.

맞는 말이다. 남을 직접 만나 사귀는 것이 쑥쓰럽고 어렵다면 페이스북이라든지 트위터라든지 등등의 SNS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소심한 성격의 사람도 조금 더 편하게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들어 있는 책이다. 

자신이 너무 소심해서 사회 생활이 어렵다 싶은 분들은 한번 거들떠 보시라.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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