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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677

[책 감상/책 추천] 엔도 슈사쿠, <이제 나부터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엔도 슈사쿠, 솔직히 나는 엔도 슈사쿠에 대해 내가 감명 깊게 본 영화 의 원작 을 쓴 작가라는 것 정도밖에 몰랐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오, 이런 것도 쓰는 사람인가?' 하고 흥미를 느껴서 빌려 보게 되었다. 가벼운 에세이인데, 내가 특히 위로를 받은 부분은 이 구절이다. 그러나 젊은 시기는 1 더하기 1이 정말로 2가 맞는지, 혹은 4나 5가 되진 않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방황하는 시절이다. 그러한 방황을 해 본 사람들만이 자기혐오에 빠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지간히 둔감하지 않는 한 누구든 자기혐오의 감정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 그런 때 '이렇게 하면 나아진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고난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식의 말.. 2019. 4. 5.
로빈 노우드,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로빈 노우드, 퀸(Queen)의 명곡 중에 "Too Much Love Will Kill You(너무 많은 사랑은 당신을 죽일 거예요)"라는 곡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古) 김광석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노래한 적 있다. 너무 많은 사랑, 또는 너무 아픈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좋은 것 아닌가? 아니면 혹자는 '적어도 어느 정도의 고통을 수반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 고통을 동반할 때 당신은 너무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친한 친구와 대화를 나눌 때, 대화 내용 대부분이 '그'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으로 채워진다면 당신은 너무 많이 사랑하고 있다. 당신이 말하는 모든 문.. 2019. 4. 3.
[책 감상/책 추천] 김지수,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 [책 감상/책 추천] 김지수, 최근에 개인적으로 마음앓이할 일이 있었는데, 한창 힘들어할 때 이 책을 읽고 정말 눈물바다를 이루었더랬다. 책 제목은 시인 김남조 선생의 어머니가 김남조 선생에게 해 주시던 말에서 따온 거라고 한다. 어린 시절 시인 김남조 선생은 잦은 병치레 때문에 병상에 자주 누워 있었다고 한다. 병과 싸우며 누워 있는 동안 생각에 잠겼고, 타고르의 시편을 읽으며 문학의 꿈을 키웠다. 폐결핵 진단을 받고 누워 있던 소녀에게 어머니는 늘 이렇게 위로해줬다고 한다. "얘야, 아픈 날이 많았어도 앞으로는 아프지 않을 날이 더 많을 거야." 이라는 인터뷰집에서 김남조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가슴이 가만히 내려앉았다. 어쩜, 김남조 시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시를 쓰는 재능을 어머니에게.. 2019. 4. 1.
[책 감상/책 추천] 요시타케 신스케, <있으려나 서점> [책 감상/책 추천] 요시타케 신스케, 인기가 많은 책인지, 나는 도서관에서 이걸 빌리는 데 1달이 넘게 걸렸다. 이 책을 알게 되자마자 바로 빌리려고 했는데 이미 대출 중에 예약도 꽉 차 있어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다시 떠올라 뒤늦게 예약을 (꼴지로) 할 수 있었다. 어쨌든 엄청 오래 걸려서 드디어 빌려 봤는데, 워낙에 얇은 책이고 또 삽화가 가득한 책이라 한 15분~20분 만에 끝내 버렸다. 약간 허무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이 책이 너무나 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손 이 책 제목의 은 "그 마을(정확히 어디인지는 묘사되지 않고 그냥 '그 마을'이라고만 언급된다) 변두리 한 귀퉁이에" 있는 가상의 서점이다. 이 서점은 '책과 관련된 책'을 파는 곳이다. 손님이 "혹시, ○.. 2019. 3. 29.
[책 감상/책 추천] 황규경,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 [책 감상/책 추천] 황규경, 제목은 이렇지만 우리가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쉽게 (사기를) 당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는 심리학적 서적은 아니다. 저자는 변호사로, 이런저런 사기를 당해 신세를 망친 고객들을 많이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사기 피해를 조금이나마 예방하려고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사기가 언급되는데, 대충 목록만 훑어도 금전 대여 사기, 보증 사기,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창업 컨설팅 사기, 다단계 사기, 사기 도박, 기획 부동사, 꽃뱀 사기, 혼인 사기, 입시 사기, 종교인 사기, 무속인 사기, 건상식품 사기, 인터넷 광고 사기, 빼돌려지는 아파트 관리비, 산삼 사기 등이 있다. 아이고 길다. 이렇게 다양한 사기를 살펴보면서 저자는 조심, 또 조심하라고 말한.. 2019. 3. 25.
[책 감상/책 추천] 제임스 W. 페니베이커, <단어의 사생활> [책 감상/책 추천]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책 제목이 이라 오래된(또는 최근에 생겨난) 단어들의 기원이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할 것 같지만 사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은 간단히 말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실망하셨는지?). 저자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옮기는 방식을 주의 깊게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성격, 감정, 타인과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사람들의 블로그 글이나 정치인의 연설, 그리고 연구 대상자들이 쓴 글을 분석하며 사람들의 언어 스타일을 연구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책은 언어학이 아니라 심리학 책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자인 나는 우연히 언어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앞으로 알게 되겠.. 2019.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