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555 [책 감상/책 추천] 최훈, <왜 얼굴에 혹할까> [책 감상/책 추천] 최훈, 지각 심리학자인 저자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면서 흔히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을 뇌 과학과 심리학을 이용해 설명한다. 저자가 글을 잘 쓰는지, 아니면 편집자 솜씨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글이 아주 깔끔하니 읽기 쉽고 편하다. 각 꼭지를 시작할 때 나오는 짧은 상황 제시 글도 유머러스하고, 꼭지 마무리는 적당히 시사점을 남기면서도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 딱 대중을 위해 잘 만들어진 인문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얼굴 몰아주기’는 심리학적으로 볼 때 효과적이지 않다. 저자는 이 점을 ‘동화 효과’를 들어 설명한다. 동화 효과는 대비 효과와 정반대로 2개의 자극이 있을 때 그 차이를 축소해석하고 유사성을 확대해석하는 편향이라고 할 수 있다. 동화 .. 2022. 10. 19. [책 감상/책 추천] 권김현영, <여자들의 사회> 올해 8월 말에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 제작 발표회에서 CP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와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다(출처). “여자 댄서들과 남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이 다르다. 여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는 질투,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 댄서들은 의리와 자존심이 자주 보였다.” 이게 2022년에 공적인 자리에서 할 말인지. 여자들이 같은 여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으면서 그저 단순히 ‘여자들은 이럴 거야’ 하고 공상(소위 ‘뇌피셜’)으로 프레임을 짜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자존심하고 의리 좋아하네. 그놈의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헛소리는 하도 써먹어서 닳아 없어지지 않았나? 이치는 여자들을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에게 필요한 게 바로 이 .. 2022. 10. 17. [책 감상/책 추천] 황효진,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책 감상/책 추천] 황효진, 기자 출신으로 독립 출판,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까지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어 온 저자가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 기획은 어떻게 하는지부터 시작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용한 팁을 제공하니 이제 막 독립 출판,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을 시작해 보려는 이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듯하다. 책은 이러한 목적에 충실히 부합하므로 내가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생각은 없다. 내가 직접 그런 콘텐츠 제작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뭐가 좋은 팁이고 아닌지, 어떻게 하는 게 더 나은지 말을 얹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니까. 나는 저자가 이 책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자신이 아는 한 가장 좋은 조언을 해 주었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 조언들에 대해 .. 2022. 9. 28. [책 감상/책 추천] 김현정,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김현정, 이렇게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책은 또 오랜만이다. 1980년에서 1990년대 중반의 기간에서 태어난 '밀레니얼'들을 저자는 이 책에서 'Y세대'라고 부르는데, 그들 세대의 문화를 분석하려고 시도한다. 따라서 나도 이 글에서는 밀레니얼과 Y세대라는 용어를 혼용해서 쓸 예정이다. 책 소개는 이쯤 하고 바로 장단점으로 들어가겠다. 단점이 상당히 크므로 단점부터 시작하겠다. 밀레니얼들 분석에 별로 큰 연관이 없는 자기 개인사(그것도 자기 자랑에 가까운, 아무도 안 궁금한 개인사)를 늘어놓는 거야 대충 휙휙 넘기면 된다 치는데, 흐린 눈 하고 넘어가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건지 모르겠는, 의심스러운 구절이 크게 두어 군데 있다는 것. 일단 첫 번째. 베이비.. 2022. 9. 26. [책 감상/책 추천] 유경현, 유수진, <별 다섯 개 부탁드려요!> [책 감상/책 추천] 유경현, 유수진, KBS 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여기 호주에도 '배민'처럼 음식 배달 앱들이 여럿 있는데, 이걸 자주 이용하는 나로서는 참 씁쓸해지는 책이었다. 플랫폼이라는 게 정말 누구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내가 어릴 적, 최소한 대학 시절 이전에는 배달 대행 업체가 이렇게 일반적이지 않았고 그냥 음식점에서 전화를 해서 주문해 음식을 받고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형태였다. 음식은 음식점에서 자체 고용한 배달 기사가 배달했고, 손님들은 따로 배달료를 내지 않았다. 배달비는 음식값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배달 대행 업체와 '배민' 같은 플랫폼이 나타났고 (뭐가 먼저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손님들.. 2022. 9. 23.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왜 읽을 수 없는가> [책 감상/책 추천] 지비원, 최근 '심심한 사과의 말씀' 논란이나 '사흘' 논란으로 인해 (이 논란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 요즘 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탄식과 비판이 많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기본적인 단어도 모르냐', '모르는 것 자체도 모르지만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고 뻔뻔하게 왜 어려운 말을 쓰냐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게 더 문제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 맞는 말이고 다 공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이해시키고 싶다면 어떡해야 할까? 상대방에게 문해력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이해시켜야 한다면? 이런 질문에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지비원의 라는 책을 추천받게 되었다(글 하단 링크 참조). 저자는 주로 일본어 인문교양서를 만드는 편집자 겸 번역가이다... 2022. 9. 21.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93 다음